비수도권 반도체학과 43% '미달'.."대기업 계약학과 우선 배치"
[EBS 뉴스12]
정부가 반도체 인력 양성을 중점 정책으로 추진하면서 수도권 대학과 비수도권 대학의 격차가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비수도권 대학 반도체학과의 절반 가까이가 미달이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계약학과를 비수도권 대학에 우선 배치하는 게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금창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올해 7월 전북 원광대학교가 고시한 학칙 개정안입니다.
내년부터 반도체·디스플레이학부를 없애고, 올해 신입생 모집도 중단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지난 2004년 이 학과가 설치된 이후 18년 만입니다.
인터뷰: 박맹수 총장 / 원광대 (지난 7월 EBS 인터뷰)
"대기업 본사 95% 이상이 서울에 집중돼 있고, 그러니까 우수한 인재들이 다 빠져나가고, 그게 정원 미달로 연결돼서 그런 어려운 결단을 하게 됐고…."
교육부는 지난 7월, 반도체 관련 학과 정원을 최대 2천 명 늘려 반도체 인재를 15만 명 키우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비수도권 대학들은 이미 반도체 학과가 있는데도 신입생을 모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2022학년도 기준, 비수도권 대학 반도체학과는 16곳인데, 이 가운데 43%가 정원 미달이었습니다.
수도권 대학 반도체학과 9곳이 모두 신입생 충원에 성공한 것과 대조적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수도권과 비수도권 할 것 없이 반도체 관련학과 정원을 늘릴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 정부 정책을 재고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대기업과 연계한 계약학과를 비수도권 소재 대학에 우선 배치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옵니다.
인터뷰: 구본창 정책국장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학생들이 지원하고 또 입학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중요한데 가장 큰 메리트가 좋은 일자리 지원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그런 정책이 우선적으로 들어가야 된다…."
실제로 수도권 소재 반도체 계약학과 4곳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기업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대학만 지난해 경쟁률이 10대 1이 넘었습니다.
EBS 뉴스 금창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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