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에도 10조 적자..한국전력, 관리종목 지정 사태 올까

고득관 2022. 10. 10.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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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상반기 14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한국전력이 3분기에도 7조원이 넘는 적자를 낼 전망이다. 한국전력의 대규모 손실이 지속될 경우 내년중 이익잉여금이 소진되면서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오피스텔에 설치된 전기계량기.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불과 6년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에 이어 코스피 시총 2위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던 한국전력이 어느새 관리종목 지정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에너지 가격의 상승에도 물가상승을 우려해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을 억누르면서 막대한 손실을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증권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한국전력의 영업이익 평균 전망치는 -7조3078억원이다.

한국전력은 지난 1분기에 7조7870억원, 2분기에 6조5160억원의 적자를 냈다. 3분기는 계절적 특성상 올해 4개 분기 중 적자 규모가 가장 적은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됐는데 2분기보다 오히려 적자가 커질 것이란 게 증권가의 예상이다. 지난 4일 신한금융투자는 3분기 한국전력의 적자폭이 10조540억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4분기 실적 전망도 암울하다. 4분기 증권가의 한국전력 영업손실 전망치는 7조9048억원이다.

이처럼 한국전력의 실적이 추락하게 된 것은 에너지 가격의 상승에도 전기요금 인상을 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가격이 정점을 찍고 다소 내려왔지만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원가 부담은 지속되고 있다. 최근 정부는 기존에 예정돼있던 기준연료비 인상분인 kWh당 4.9원에 더해 2.5원의 추가 인상을 결정했다. 하지만 원래 인상했어야 할 연료비조정단가는 50원을 넘기 때문에 이같은 인상폭으로는 한국전력의 실적 악화를 막을 수가 없다.

한국전력은 지난 2016년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 2위까지 올랐던 종목이다. 하지만 연간으로 30조원의 적자가 예상되는 현재는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전력이 그동안 쌓아둔 이익잉여금은 지난해 연말 45조원대에서 지난 6월 말 34조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증권가의 예상대로 올 하반기에 15조원의 적자가 나면 이익 잉여금은 20조원도 남지 않게 된다. 내년에 적자 규모가 올해 30조원 수준에서 20조원대로 낮아지더라도 자본잠식에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다. 한국거래소 규정상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 상태가 2년 연속 지속되거나 완전 자본잠식이 되면 증시에서 퇴출된다.

한국전력의 최근 6개월간 주가 추이 [자료 출처 = 구글 파이낸스]
증권가에서는 전기요금 현실화를 위한 정부의 스탠스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2020년말 정부는 전기요금 체계개편을 통해 전기요금 구성항목을 기준요금,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 등 4개로 구분하고 연료비 변동분을 분기별로 연료비조정요금에 반영하기로 했는데 변동폭을 5원으로 제한하다 보니 3분기까지 연간 인상한도인 5원을 모두 소진한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전기요금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한국전력에 대한 역발상 투자 가능성도 제기된다.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고 환율도 안정화되는 경기 침체 상황에서 한국전력의 영업실적이 개선되고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주목을 받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연말~연초 기준연료비가 0원/kWh 이상 추가 인상되고 환율이 1400원 이하로 안정화될 경우 조심스럽지만 내년 하반기 흑자전환을 기대할 수 있다"라며 "경기 하강 우려가 심화되는 가운데 한국전력의 안정적 비즈니스 모델에 주목할 필요가 있고 환율, 원자재 가격 하락 시 이익이 추가적으로 개선 가능한 구조라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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