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제한 해제 두 달.. 보폭 넓히는 이재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는 15일부로 취업제한에서 풀린 지 두 달이 되는 가운데, 대외 접촉을 늘리며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어 재계 이목이 집중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엔지니어링 도스보카스 정유공장 건설 현장을 찾아 직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오는 12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열리는 삼성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 정기 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2기 준법위는 올해 2월 출범했는데 이 부회장은 지난 3월 이찬희 준법위원장과 만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12일 회의에서 그룹의 컨트롤타워 복원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 8월 15일 광복적 특면사면으로 복권한 뒤 국내외 삼성 사업장을 잇달아 방문하며 직원들과 소통을 늘리고 있다. 복권 후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반도체 R&D(연구개발)단지 기공식에서 가장 먼저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 삼성엔지니어링, 삼성SDS, 삼성생명 등을 찾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 송도 4공장 부분 가동 시작에 맞춰 이르면 이번주 중으로 사업장을 찾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기업과의 접촉도 이어졌다. 지난달에는 보름간 멕시코와 파나마, 영국 등지에서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과 해외 현장 경영을 펼쳤고, 최근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만나 영국 팹리스 ARM과의 협력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는 등 보폭을 넓히면서 이 부회장의 회장 취임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부회장은 2012년 12월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10년째 직함을 유지하고 있다.

오는 25일 고(故) 이건희 회장 2주기, 11월 1일 삼성전자 창립기념일, 11월 19일 삼성그룹 창업주이자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의 35주기 등에 맞춰 취임하거나 내년 3월 이사회와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등기 임원에 오르면서 회장 직함을 다는 방안이 언급된다.

다만 이 부회장의 재판이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사법 리스크를 고려하면 등기 임원에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 부회장은 현재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관련 재판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관련 재판에 출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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