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최종현 회장의 울산대공원, 최태원 회장의 울산포럼

울산=김성은 기자 2022. 10. 10. 14: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울산대공원 전경/사진=SK이노베이션

지난 6일 오후 5시에 찾은 울산 남구 옥동의 울산대공원. 벤치에 앉아 담소 중인 시민, 조깅을 나온 주민, 어린 아이와 산책하는 가족 등 저마다 쉼을 즐기고 있었다. SK그룹이 계열사 성장의 터전이 돼 온 울산 지역에 이익 환원 취지로 기부채납한 이곳은 전국 최대 도심 공원이자 울산이 자랑하는 명소다.

SK는 1995년 울산시와 울산대공원 조성 약정을 착공, 1996년부터 2005년까지 10년간 총 1020억원을 투자해 시설을 건립했으며 2002년에 1차, 2006년에 2차 개장했다. "울산시민 성원으로 성장한 만큼 그 이윤을 시민들에게 되돌려 주라"는 최종현 SK 선대회장의 유지에 따라 외환위기에도 한 해 100억원에 달하는 투자는 중단되지 않고 이어졌다.

울산 시민들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지었던 울산대공원이 되려 SK에 큰 힘이 되기도 했다. 2004년 SK가 외국계 소버린으로부터 경영권 위협을 받았을 때 당시 울상상의를 비롯한 울산 시민들이 SK가 외환위기때도 약속을 성실한 수행한 점을 잊지 않고 백기사를 자처하고 나선 것이었다. 대공원이 모두 완공됐던 2006년, 최태원 회장은 "울산대공원은 울산시민과 SK의 믿음으로 맺어진 인연"이라며 그 상징성을 남달리 평가했다.

울산대공원은 2012년 기준 한 해 600만 명이 찾을 정도로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장소가 됐다. 110만여평 부지 내에서 각종 생태 체험을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계절 따라 열리는 각종 축제와 음악회가 사람들을 모은다. '울산시의 이미지 변화와 울산대공원의 역할에 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울산시가 과거 공해도시에서 생태도시로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변화한 데에는 울산대공원의 영향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공세권' '숲세권'이란 신조어가 나온데서 알수 듯 공원이나 숲이 인접해 자연 친화적이고 산책과 운동을 즐기며 생활할 수 있는 주거지역이 각광받는 것을 보면, 울산대공원이 사람들로 하여금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드는 데 기여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울산대공원 사례에서 확인한 기업과 지역사회의 협력·상생의 판은 이제 울산포럼으로 옮겨왔다. SK는 지난달 말 울산상의와 손잡고 'ESG 울산의 미래를 열다'는 주제로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첫 포럼을 열었다. 20여 년 전 SK가 공해도시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선 것처럼 이번에는 제조업의 친환경 전환, 지역 인구감소 문제 등을 해결에 보탬이 되기 위해 나선 것이다.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듯 대기업의 공장이 단순히 세워지는 것만으로 그 지역을 먹여살리는 시대는 점차 지나가고 있다. 당장의 고용 창출 효과는 여전히 무시할 수 없겠지만 4차 산업혁명기를 맞아 공장들은 앞으로 무인화, 스마트화될 것인데다 무엇보다 젊은 인구가 더이상 제조업 현장에서 일하고 싶어하지 않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어떻게 하면 직장, 주거, 여가 공간이 맞물리는 '직주락'의 생활공간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가 울산을 비롯한 지역사회 최대 고민이다.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석유화학, 조선, 자동차 등 전통적으로 탄소 다배출 산업의 공장들이 모두 몰린 울산의 고민은 더 깊다. SK 관계자는 "청년들이 매력을 느끼는 그린산업을 통해 도시를 어떻게 바꿀지가 매우 중요한 의제가 되고 있다"며 "이런 문제를 제대로 짚어 보고자 연 것이 울산포럼"이라고 설명했다.

울산대공원이 울산의 이미지를 한층 높인 것처럼 울산포럼이 울산이 재도약하는 발판이 될 수 있을까. 첫 술에 배부를리 없겠으나 포럼에서 SK 구성원, 지역 소상공인, 학계, 울산시 관계자, 일반 시민 등 500여 명이 온오프라인으로 모여 머리를 맞댄 것은 일단 의미가 있다. 최 회장은 "서로의 인식 차이를 줄여 에너지 전환 시대 새로운 울산을 만들기 위한 해법을 찾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며 "포럼이 다양한 형태로 상시화되고 지역 모든 이해관계자가 적극적으로 머리를 맞대는 장으로 정착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횡령 내가 했다" 큰아들 감싼 박수홍 父, 계좌 비밀번호도 몰라박수홍, 父 폭행 후 속병 고백…"약물 치료, 아내와 같이 욕한다"6살에 '엄마 젖' 먹는 딸, "심장에 문제 생겨"…오은영, 걱정한 이유김혜수 앞 무릎 꿇고 고개 숙인 감독…"내가 꿇린 거 아님"닉쿤 "태국 저택은 할머니 댁…난 평범한 아파트 산다" 해명
울산=김성은 기자 gttsw@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