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저수지서 '미니 SLBM' 수중발사 발표..군은 지상발사로 오판
미사일 발사 플랫폼 열차 이어 저수지로 확장
전례 없는 사례..군 사전탐지 갈수록 어려워져
북한이 미 항모강습단의 한반도 출동과 한·미·일 연합해상훈련에 반발해 실시한 군사 도발 가운데는 내륙 저수지에서 발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포함됐던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저수지에서 SLBM을 발사한 사례는 국제적으로도 전례가 없다. 남측의 미사일 요격체계인 ‘킬체인’을 회피하기 위해 북한이 미사일 발사 플랫폼을 새롭게 확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관영매체는 노동당 창건일인 이날 ‘전술핵운용부대 훈련’을 대대적으로 공개하면서 “지난달 25일 새벽 서북부 저수지 수중발사장에서 전술핵탄두 탑재를 모의한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저수지 수중 바지선에서 전술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SLBM 발사 훈련을 실시했다는 것이다.
북한은 ‘미니 SLBM’이 저수지로 보이는 곳에서 발사 후 솟구치는 사진도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했다. 북한이 SLBM을 해상이 아닌 내륙 저수지에서 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달 25일 북한이 평안북도 태천 일대에서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저수지가 아닌 지상의 차량형 이동식발사대(TEL)에서 쏜 것으로 추정했다. 군 당국의 정보판단이 틀렸던 것이다. 당시 군 당국은 저수지에서의 SLBM 발사 징후를 포착하는데 실패하고, 발사 이후 탄도미사일 궤적만을 보고 지상에서의 TEL 발사로 판단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미 정보당국이 발사 징후를 포착하고 정찰위성을 통해 사전 감시했다면 SLBM 발사를 확인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미니 SLBM의 경우 발사 장소가 저수지의 수중 바지선인데다 발사도 미사일을 수면 위로 밀어 올린 후 점화하는 콜드 론치 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북이 저수지에서의 발사를 공개한 미니 SLBM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의 잠대지용 개량형이다. KN-23은 활공 도약과 풀업 등 회피기동 능력이 있는 탄도미사일로 사거리가 500~650㎞ 정도다. 이는 미니 SLBM이 한국군의 미사일방어망을 피해 목표 지점을 타격할 위험성이 기존 탄종보다 한층 높다는 의미다. 앞서 북한은 지난 5월 7일 신포 앞바다에서 미니 SLBM 1발을 발사했고, 최고 고도 60여㎞에 약 600㎞를 비행했다.
미니 SLBM이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해 10월 21일 북한 노동당 창건 76주년 기념 국방발전전람회장에서였다. 북한이 공개한 전람회장 사진을 보면 형상이 KN-23과 유사한 미니 SLBM은 직경이 1m 미만으로 북극성-5형 SLBM(직경 1.8m)의 절반 수준이다. 격자형 그리드핀(보조날개) 4개가 달려 있는 것도 식별됐다.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미니 SLBM이 북한이 현재 건조 중인 3000t급 잠수함에 여러 발을 탑재하도록 고안된 것으로 분석했지만 오히려 수심이 깊은 내륙 저수지 발사용으로 개발했을 개연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북이 이처럼 탄도미사일 발사능력을 열차에 이어 내륙 저수지로까지 확장하게 됨에 따라 군의 사전 탐지는 더욱 어려워지게 됐다.
박성진 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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