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 합참의장 "2017년 북한 핵실험 때보다 더 위험한 상황"
지난 2017년 북한이 핵실험을 했을 때보다 현재 한반도의 상황이 더 위험하다는 전직 미국 고위 군 당국자의 발언이 나왔다.
마이크 멀린 미 전 합참의장은 9일(현지시간) 미국 ABC방송 인터뷰에서 최근 북한의 잇따른 무력 도발로 안보 위협이 커진 상황과 관련해 “북한은 수십 년 동안 실질적인 문제였다”면서 “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현시점에서 경로를 바꾸리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그 어떤 길도 베이징을 거쳐야만 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 위원장을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멀린 전 합참의장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재직 시절인 2007년부터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인 2011년까지 합참의장을 지낸 인물이다.
그는 현시점에서 한반도 비핵화가 현실적으로 가능해 보이냐는 질문에는 “어렵다는 것을 알지만 이걸 불가능한 목표라고 인정하고 싶지는 않다”고 답했다. 이어 “모든 방법을 최대한 동원해서라도 한반도 비핵화의 가능성을 계속 열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멀린 전 합참의장은 지난 2017년 북한 핵실험 이후 다시 핵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역대 최다 수준의 미사일 발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으로 미루어보아 현재 (핵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커진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북한의 핵 개발은 꾸준히 진행 중이며 김 위원장이 핵 능력을 보유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김 위원장이 그 능력을 사용할지 아닐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는 5년 전보다 한층 더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협상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핵을 탑재한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한편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방위를 위해 한·미·일 3국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면서도 궁극적으론 북한과의 외교적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같은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우리는 검증 가능하고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를 보고 싶고 그런 입장을 북한에 전달했다”며 “하지만 김 위원장은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고 지금은 정반대로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개선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북 전략이 수십 년 동안 작동하지 않았냐는 지적에 커비 조정관은 “한반도 주변에서 정보 능력을 향상했고, 군사대비태세를 개선하기 위해 힘썼으며, 지난주엔 한국 및 일본과 함께 훈련하면서 3국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국가 안보 이익을 방어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할 것”이라 답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럴 이유가 없다. 그게 바로 핵심”이라며 “우리는 김 위원장과 다시 조건 없이 마주 앉아 앞으로 나아가는 외교적 길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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