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3연임..종신집권 '대관식' 되나

이종섭 기자 2022. 10. 10.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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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AP연합뉴스

[주간경향] 중국 공산당이 오는 10월 16일부터 제20차 전국인민대표대회(당대회)를 개최한다. 5년에 한 번 최고 지도부를 개편하는 중대한 정치행사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전 지도자들의 10년 집권 관례를 깨고 이번 당대회를 통해 장기집권의 길에 들어선다. 2012년 제18차 당대회에서 공산당 총서기로 선출된 뒤 2017년 연임한 시 주석은 이번 당대회에서 공산당 총서기에 재선임되면 최소 15년을 집권한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이 제20차 당대회에서 ‘인민 영수’라는 칭호를 부여받아 사실상 종신집권의 길을 열게 되리라는 예상도 나온다.

10년 단위로 국가 지도자를 교체하는 완전한 권력 재편은 이뤄지지 않지만, 이번 당대회를 기점으로 10년간 재임한 리커창(李克强) 현 총리의 후임자를 결정하는 등 시진핑 집권 3기를 함께할 주요 지도부에는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현재 중국 최고 지도부를 구성하는 7명의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가운데서는 리 총리 외에도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72·국회의장 격)과 한정(韓正) 부총리(68) 등 2명이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 공산당 내부의 ‘7상8하’(67세 유임·68세 퇴임) 관례에 따른 것으로 올해 67세인 리 총리까지 상무위원 자리에서 물러난다면 시 주석을 제외한 상무위원 6명 중 3명이 물갈이되는 셈이다. 나머지 중앙정치국 위원 18명 중에서도 올해 9명이 퇴임 대상이다.

5년 만의 당대회 10월 16일 개막

중국 공산당 당대회는 5년에 한 번 열린다. 5년 동안 당과 국가를 이끌 새로운 지도부 구성이 당대회의 가장 큰 역할이다. 차기 지도부는 사실상 막후에서 사전에 결정되지만, 형식적으로는 당대회에 참가하는 대의원(대표)들이 중앙위원을 선출하고, 이들이 최종적으로 지도부를 결정하는 절차를 거친다. 이를 위해 공산당은 내부적으로 수개월에 걸쳐 각 지역과 부문별 당대회 대표 선출 작업을 진행한다. 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지난 9월 26일 “당 중앙의 지도 아래 제20차 당대회 대표 선출이 순조롭게 완료됐다”며 이번 당대회에 참가할 2296명의 대표 명단을 공개했다. 이들은 당 기층 조직을 대표해 10월 16일 개막하는 제20차 당대회에서 차기 지도부 구성 과정 등에 참여한다.

당대회 첫날에는 당 총서기인 시 주석이 대표들 앞에서 정치보고를 한다. 지난 10년간의 집권 성과를 총결산하고 ‘전면적인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건설’과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기치로 한 향후 집권 구상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당대회 대표들은 1주일의 대회기간 동안 분야별 토론과 당장(黨章·당헌) 개정안 등 주요 안건을 심의하고 마지막 날 투표를 통해 20기 당 중앙위원회를 구성할 200여명의 중앙위원과 170명가량의 후보위원을 선출한다. 차기 지도부 구성을 위한 첫 번째 절차다. 이때 선출된 중앙위원들이 다음날 제20기 중앙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20기 1중 전회)를 열어 25명의 중앙정치국 위원을 선출하고 이 가운데 다시 7명을 최고 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최종 결정한다.

시진핑, ‘인민영수’ 칭호 받나

시 주석은 이번 당대회를 통해 공산당 총서기와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에 3연임할 것이 확실시된다. 내년 3월 열리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국가주석직 3연임까지 확정지으면 당·군·정을 장악한 명실상부한 최고 권력자로서 다시 5년의 임기를 갖게 된다. 시 주석은 이미 2018년 헌법에서 국가주석 연임 제한 규정을 없애 장기집권에 장애물이 되는 요소를 제거했다.

이번 당대회 관전 포인트는 시 주석의 3연임 자체가 아니라 그의 당 내외 위상이 얼마나 강화되느냐다. 시 주석이 당대회에서 ‘인민영수’라는 칭호를 부여받아 사실상 종신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길을 열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는 시 주석이 명실상부하게 ‘위대한 영수’로 불렸던 마오쩌둥(毛澤東)과 같은 반열에 오르고 장기적으로 공식 직책을 맡지 않더라도 평생 배후에서 실질적인 최고 권력을 행사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당대회에서 논의할 예정인 당장 개정안도 시 주석의 당내 입지와 위상 강화가 주목적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제19차 당대회에서 당장에 삽입한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이라는 용어를 압축해 ‘시진핑 사상’으로 바꾸려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진핑 사상을 당장에 들어 있는 ‘마오쩌둥 사상’과 같은 반열로 격상한다는 의미다. 알프레드 우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16자로 된 현재 버전을 5자로 줄이면 사람들이 기억하기 용이해질 뿐 아니라 시 주석을 마오쩌둥과 동등한 인물로 만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당장에는 ‘덩샤오핑(鄧小平) 이론’도 들어 있지만 ‘이론’은 당의 용어에서 ‘사상’만큼 심오하고 웅장하지는 않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7년 10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 개막식에서 참석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EPA연합뉴스

차기 지도부 구성에도 관심

시 주석의 3연임이 기정사실화 하는 만큼 관심은 집권 3기를 함께할 차기 지도부 구성에 모아진다. 10년 임기를 마치고 물러날 리커창 현 총리의 후임으로는 부총리 출신이 차기 총리를 맡았던 관례에 따라 후춘화(胡春華·59) 현 부총리와 시 주석 집권 1기 때 부총리를 지낸 왕양(汪洋·67)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이 유력한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두 사람 모두 리 총리와 같은 공산주의청년단 출신이지만 후 부총리는 상대적으로 더 계파색이 짙고 나이도 젊어 자칫 후계구도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이 시 주석에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4명의 부총리 중에서도 후 부총리를 제외한 3명이 모두 교체 대상이다.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첫 진입이 예상되는 1960년대생과 중앙위원 진출이 예상되는 1970년대생들의 약진도 눈여겨볼 만하다. 현재 정치국 상무위원은 모두 1950년대생이다. 현 정치국 위원 중 후 부총리와 천민얼(陳敏爾) 충칭시 당 서기(62), 딩쉐샹(丁薛祥) 당 중앙판공청 주임(60) 등 60년대생 3인방이 상무위원 승진을 놓고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외에도 황쿤밍(黃坤明) 중앙선전부 부장(66)과 리창(李强) 상하이 당 서기(66), 차이치(蔡奇) 베이징시 당 서기(67) 등 시 주석 측근 그룹이 상무위원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이들이 시진핑 집권 3기를 함께할 유력한 후보군이라면 70년대생들은 차기 주자군으로 분류된다. 현재 중앙위원회는 후보 위원 2명만이 70년대생인데 이번 당대회를 통해 10% 정도가 70년대생들로 꾸려지리란 예상이 나온다. 이들은 시 주석이 3연임을 넘어 향후 10년간 더 집권하는 상황을 가정하면 60년대생들을 건너뛰고 차세대 지도부를 장악할 가능성이 크다. 이들 가운데 1명이 시 주석의 후계자가 될 수도 있다.

이종섭 베이징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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