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10분 뒤를 미리 예측해 대비"..창원 LG스마트파크 가보니

이현주 2022. 10. 1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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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로봇팔이 냉장고 문 조립…세계 최초
50대 물류로봇 분주…5G 연동 유일
'R&D센터 심장' 식품·물과학연구소도 눈길

[서울=뉴시스]창원 LG스마트파크 (사진 = LG전자) 2022.1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모니터 화면에는 10분 후를 예측한 상황이 뜹니다. 문제가 예상되거나 부품이 부족할 것 같다거나 하면 미리 관계자에 알람을 보내지요. 10분 뒤의 상황을 미리 알고 대비해 라인에 이상이 생기는 걸 미리 막을 수 있습니다."

지난 6일 방문한 창원 LG스마트파크 통합생산동은 냉장고, 정수기 등을 생산하는 스마트공장이다. 1층 로비에 들어서자 오른쪽에 대형 화면에 눈에 들어왔다. 화면에서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로 구현한 현재 가동 중인 생산라인과 부품 이동, 재고 상황, 설비 이상유무, 제품 생산 실적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LG스마트파크는 스마트공장의 핵심 기술인 '디지털 트윈'을 포함해 로봇, 디지털 정보화 기반의 유연 생산시스템 등을 활용해 1개의 생산라인에서 최대 58종의 모델을 생산한다.

디지털 트윈은 디지털 가상공간에 현실과 동일한 대상을 만들고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시뮬레이션함으로써 현실을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작업 공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상 상태에 미리 대비하며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생산라인에 들어서자 로봇팔이 20㎏이 넘는 커다란 냉장고 문을 가뿐히 들어 본체에 조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화염이 발생하는 용접, 손이 많이 가는 나사 체결도 로봇팔이 진행한다.

이수형 LG전자 선임은 "냉장고 문을 다는 것은 세밀한 작업이기 때문에 로봇이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냉장고 문을 다는 로봇은 우리가 세계 최초"라며 "무거운 냉장고 문을 사람이 하면 힘든 점이 많았는데 자동화가 사람에게 이롭게 작용한 사례다. 위험한 용접 등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창원 LG스마트파크 (사진 = LG전자) 2022.1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LG전자는 로봇팔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로봇의 눈 역할을 하는 3D 비전 알고리즘을 자체 개발함으로써 로봇이 정확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로봇이 어렵고 반복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동안 작업자는 생산라인이나 로봇 작동상황 등을 모니터링하고 컨트롤해 품질과 제품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할 수 있다. 그 결과 시간당 제품 생산대수는 20% 가까이 증가했다.

통합생산동 안에서는 사람이 부품을 들고 이동하는 모습을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다. 로봇이 지능형 무인창고에서 부품을 자동으로 분류하고 실시간으로 재고를 파악했다.

총 50대의 5G 전용망 기반 물류로봇(AGV·Automated Guided Vehicles)은 지상에서 최대 600㎏의 적재함을 자동 운반한다. 분주히 오가던 AGV들은 20여명의 기자들이 길을 막고 있자 음악을 내보내며 존재감을 과시하기도 했다. 물류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부품 박스를 올리면 고공 컨베이어로 천장에서 최대 30㎏의 박스가 분주하게 오갔다.

LG전자는 원활한 물류를 위해 LG유플러스와 협업해 LG스마트파크에 5G 전용 통신망을 구축했다. 5G 모듈을 장착한 물류로봇은 공장 내에서 끊김 없는 안정적인 통신을 통해 자재를 빠르고 정확하게 운반한다.

이 선임은 "기존에는 와이파이를 사용했는데 와이파이는 통신이 끊기는 우려가 있었다. 5G 도입 이후에는 끊김 현상이 제로"라며 "AGV들은 배터리 잔량이 30% 이하로 남으면 스스로 충전하러 가는 똑똑한 친구들"이라고 자랑했다.

[서울=뉴시스]창원 LG스마트파크 5G 전용망 기반 물류로봇. (사진 = LG전자) 2022.1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디지털 트윈 기술은 물류에서도 진가를 발휘했다. 30초마다 공장 안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10분 뒤 생산라인의 상황을 예측해 상황을 알려 대비토록 했다. 예를 들어 10분 뒤 라인 일부에서 자재가 부족해 정체가 될 예정이라면 미리 해결하도록 안내하는 식이다.

실시간으로 생산 과정을 시뮬레이션하기 때문에 한 개 라인에서 여러 종류의 제품을 생산하는 공정에 맞춰 부품과 자재를 적시에 공급한다.

LG스마트파크의 입체물류 자동화 시스템은 업무와 공간의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데 기여했다. 자재 공급시간은 기존 대비 25% 단축됐고 물류면적은 30% 정도 감소했다. 예기치 못한 설비 고장으로 작업이 중단되는 시간도 96% 감소했다.

LG스마트파크 통합생산동에서 하루에 수집하는 데이터량은 약 500GB다. LG전자는 공장 곳곳에 센서를 설치해 생산과정 전반에서 데이터를 수집한다. 기존 냉장고 생산라인의 일 평균 데이터 수집량인 50MB 대비 1만배 정도 많다.

LG전자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디지털전환으로 LG스마트파크에서 수집한 대용량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하면서 제품 불량, 설비 고장 등을 사전에 예방하고 있다.

이전에는 사람이 직접 제품 이상 여부를 확인하고 불량이 발생하면 어떤 설비에 문제가 있는지 어떻게 수리해야 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많은 시간이 소요됐는데 이를 개선한 것이다. 실제 제품의 불량 원인 분석시간이 기존 대비 약 50% 단축됐고 현장 불량률은 30% 정도 줄어들었다.

[서울=뉴시스]창원 LG스마트파크 고공컨베이어 (사진 = LG전자) 2022.1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식품·물 전문 연구…'식품·물과학연구소' 눈길

LG스마트파크 R&D센터에는 건강하고 맛있는 식품과 물을 전문적으로 연구개발하는 연구소가 있다. LG전자는 2018년 2월 정수기의 위생과 수질을 연구하는 '물과학연구소'를, 같은 해 12월에는 보관·발효·조리 등 식품 관련 핵심기술들을 연구하는 식품과학연구소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R&D센터 5층에 들어서면 왼쪽으로 식품과학연구소가 보인다. 이곳에서는 냉장고, 김치냉장고, 광파오븐, 전기레인지 등 LG전자의 다양한 주방가전을 활용해 식품을 가장 신선하게 유지할 수 있는 '보관기술'부터 김치를 더 맛있게 하는 유산균을 위한 '발효기술', 더 맛있고 건강하게 요리할 수 있는 '조리기술'까지 식품 관련 핵심기술들을 연구하고 있다.

식품과학연구소는 ▲요리 관련 콘텐츠를 개발하는 '요리개발실' ▲식품의 맛과 향 등을 평가하는 '감각과학실' ▲유산균 등을 연구하는 '미생물실험실' ▲식품 성분이나 탈취 등을 연구하는 '식품분석실' ▲최적의 식품 보관 방법, 김치 숙성 알고리즘, 제균 기술 등을 다루는 '식품&김치개발실'과 같은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식품, 김치, 요리 등 각 분야의 전문역량을 보유한 LG전자 연구원들이 상주하며 관련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이날 요리개발실에서는 LG 디오스 오브제컬렉션 광파오븐과 전자레인지로 동일한 간편식을 각각 조리했을 때 식감과 맛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스마트폰의 LG 씽큐(LG ThinQ) 앱으로 간편식에 있는 바코드를 찍기만 하면 광파오븐이 자동으로 최적의 조리법을 설정해주는 '인공지능쿡' 기능이 인상적이었다. 이렇게 조리된 만두는 전자레인지로 돌린 것보다 더 노릇하고 식감이 훨씬 바삭해 맛이 좋았다.

LG전자는 인공지능쿡으로 조리할 수 있는 식품을 지난해 140여개에서 올해 220여개로 늘리고, 제휴 식품사도 5곳에서 10곳으로 확대했다.

김치냉장고의 '인공지능 맞춤보관'도 돋보였다. 이 기능은 LG 씽큐 앱으로 포장김치 바코드를 찍고 제조일자를 입력하면 최적의 온도와 시간으로 맛있게 익혀준다. 현재 CJ제일제당 비비고, 대상 종가집, 풀무원 등 국내 대표 김치브랜드 포장김치 9종이 등록돼 있다.

[서울=뉴시스]창원 LG스마트파크 식품과학연구소에서 김치냉장고의 '인공지능 맞춤보관' 기능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 = LG전자) 2022.1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식품과학연구소 건너편에는 전세계 수질을 전문적으로 분석해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연구하는 '물과학연구소'가 있다. 이곳은 한국인정기구(KOLAS)로부터 인정받은 국가공인 수질시험기관이다.

'워터소믈리에' 자격을 갖춘 직원들을 비롯해 물 관련 전문 기술을 보유한 LG전자 연구원들이 상주한다. 워터소믈리에는 와인을 감별하는 소믈리에처럼 미각, 후각 등을 통해 물의 맛과 품질을 평가하는 전문가다.

수질분석실에 들어서자 수백여개의 물 관련 샘플이 빼곡하게 모여있었다. 이곳은 국내외 LG 퓨리케어 정수기 사용 고객이 물을 더욱 안심하고 마실 수 있도록 요청에 따라 고객 제품으로부터 출수된 물을 분석해 그 결과를 KOLAS 시험성적서로 발행하는 것은 물론이고 관련 솔루션도 찾아주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해만 해도 발행된 KOLAS 시험성적서는 6000건이 넘는다.

기기분석실에는 연구원들이 중금속 성분을 분석하는 전문장비 ICP-MS(이온결합플라즈마 질량분석기) 등을 활용해 수질을 0.001ppm(100만분의 1) 단위까지 분석한다. 이 수치는 전세계 60억 인구 중 6명을 뽑는 수준이다.

이병기 책임연구원은 "물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과 과학적 연구를 통해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깨끗하고 맛있는 물이 목표"라며 "지역마다 물 성분과 맛이 다른데 그에 맞춘 필터 등을 제공한다. 최근엔 정수기를 넘어 세탁기, 식기세척기 등에도 어떤 물이 최적일지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창원 LG스마트파크 물과학연구소에서 물성분 분석을 위한 전문장비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 LG전자) 2022.1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lovelypsych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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