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맛을 알아야 가전제품 개발하죠"..LG 식품·물과학연구소 가보니

김응열 2022. 10. 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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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스마트파크 R&D 심장..최적의 맛 찾는 기술 개발
바코드만 읽으면 식품별 최적 조리법, 광파오븐으로 전송
포장김치도 맞춤 보관 가능..CJ·대상·풀무원 등 9종 지원
수질분석 전문기관 물과학연구소, 올해만 6000건 분석
혁신 생활가전 생산 목표..국내 교수진과 공동연구도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이렇게 제품 바코드를 어플리케이션으로 읽으면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조리 방법을 안내해줍니다.”

경남 창원에 위치한 LG전자(066570) 스마트파크 R&D센터 5층에 들어선 식품과학연구소에서 박소영 푸드 사이언스 태스크(Food Science Task) 책임연구원 직원이 시중에서 판매하는 냉동만두 제품의 바코드를 LG 씽큐(ThinQ) 앱으로 읽었다. 그러자 스마트폰 화면에 최적의 조리 방법이 표시됐다.

LG전자 식품과학연구소 연구원이 디오스 오브제컬렉션 광파오븐의 인공지능쿡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LG전자)
박 책임연구원이 LG전자의 디오스 광파오븐으로 이 조리법을 전송하자 오븐이 이에 맞춰 작동하기 시작했다. 광파오븐으로 조리한 냉동만두는 LG전자의 전자레인지로 익힌 것보다 더 노릇하고 바삭했다. 박 책임연구원은 이 기능을 ‘인공지능 쿡’이라고 소개했다.

LG전자는 인공지능 쿡으로 조리할 수 있는 식품을 지난해 140여개에서 올해 220여개로 늘렸다. 제휴 식품사도 5곳에서 10곳으로 확대했다. 아울러 일부 빌트인 제품을 포함한 디오스 광파오븐 전 모델에 인공지능 쿡 기능을 적용했다. 올해 상반기 인공지능 쿡 누적 사용량은 지난해 하반기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인공지능 쿡 기능을 개발한 LG전자의 식품과학연구소는 최적의 식품 맛을 찾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는 곳이다. 지난 2018년 12월에 설립됐다. 식품의 본질을 이해하고 제품 성능을 더 끌어올리는 게 연구소의 목표다.

이 연구소는 자사의 디오스 김치냉장고 제품과 연동해 최적의 김치 맛을 찾고 보존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인공지능 쿡처럼 시중에서 판매되는 포장김치 상품의 바코드를 씽큐 앱으로 인식하고 제조일자를 입력하면 된다. 김치냉장고는 제품에 따라 최적의 유산균 배양환경을 조성한다. 현재 지원하는 제품은 CJ제일제당 비비고, 대상 종가집, 풀무원 등 포장김치 9종이다.

같은 층 건너편에는 물과학연구소가 있었다. 이곳은 전세계 수질을 전문적으로 분석해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연구한다. 한국인정기구(KOLAS) 인정을 받은 국가공인 수질시험기관이다.

이곳에는 미각·후각 등으로 물 맛과 품질을 평가하는 ‘워터소믈리에(Water Sommelier)’ 자격을 갖춘 직원을 비롯해, 물 관련 전문 기술을 보유한 LG전자 연구원들이 상주한다. 이들은 LG 퓨리케어 정수기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에게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제공하기 위해 물 속 유해성분을 제거하는 필터를 연구한다. 정수기 생산부터 사용 단계까지 제품의 상태를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한 핵심 기술도 개발한다.

수질분석실에는 수백여개의 물 관련 샘플이 빼곡했다. 국내외 LG 퓨리케어 정수기 사용 고객의 요청에 따라, 고객 제품에서 채취한 물을 분석하기 위한 용도다. 이 연구소는 분석 결과를 KOLAS 시험성적서로 발행하고 관련 솔루션도 찾아준다. 올해만 해도 지난달까지 발행된 KOLAS 시험성적서는 6000건이 넘는다.

LG전자 물과학연구소 연구원이 물성분 분석을 위한 전문장비 ICP-MS(이온결합플라즈마 질량분석기)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기기분석실에는 전문분석장비가 곳곳에 배치됐다. 이곳에서 연구원들은 중금속 성분을 분석하는 전문장비 ICP-MS(이온 결합플라즈마 질량분석기) 등을 활용해 수질을 0.001ppm(parts per million, 100만 분의1) 단위까지 분석한다. 이병기 워터 사이언스 태스크(Water Science Task) 책임연구원은 “이 수치는 전세계 60억 인구 중에 6명을 뽑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두 연구소는 혁신적인 생활가전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다방면의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 전문가들과 활발하게 협업하고 있다. 식품과학연구소는 서울대, 건국대 등의 국내 교수진과 농촌진흥청, 세계김치연구소, 한국식품연구원 등 정부기관 및 연구소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기술자문단과 함께 차세대 식품 기술의 연구개발을 진행한다.

물과학연구소도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의 국내 교수진으로 구성된 기술자문단과 공동으로 차세대 필터, 위생 솔루션, 정밀 수질 분석 등을 연구한다.

김응열 (keynew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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