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어린이집 참사, 홀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아이

김서영 기자 2022. 10. 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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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농부아람푸주 우타이사완에서 9일(현지시간) 타왓차이 수폴웡이 자신의 3세 딸 파비눗 수폴웡을 안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영유아 24명 등 총 38명이 숨진 태국 어린이집 참사에서 한 아이가 홀로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BBC 등에 따르면 3살 파비눗 수폴웡은 지난 6일 정오쯤 전직 경찰 파냐 캄랍(34)이 농부아람푸주 한 어린이집에 침입해 참극을 벌일 당시 교실에서 친구들과 낮잠을 자고 있었다. 가해자는 이 교실에서 임신 8개월인 교사와 직원들에게 먼저 총을 쏜 뒤 어린이들을 살해했다.

수폴웡은 무탈하게 살아남았다. 어떻게 공격을 피할 수 있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그가 당시 담요로 얼굴을 덮고 잠든 덕분에 목숨을 구한 것 같다고 부모들이 밝혔다. 수폴웡의 어머니 파놈파이 시통(35)은 “다른 (아이들의) 가족들에게 연민을 느낀다. 내 아이가 살아남아 기쁘지만 감사와 슬픔이 섞인 감정”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그는 “우리 애는 깊게 자는 편이 아니다. 어떤 영혼이 아이의 눈과 귀를 덮어줬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수폴웡의 또 다른 가족은 현지 인터뷰에서 그의 생존을 ‘기적’이라 표현했다.

이번에 숨진 어린이 대부분은 수폴웡이 잠들었던 교실에서 변을 당했다. 수폴웡은 이번 참사가 벌어진 어린이집에서 무사히 탈출한 유일한 아이다. 살인범이 떠난 후 누군가가 교실 한쪽에서 움직임을 발견했고, 그가 반 친구들의 시신을 보지 못하도록 머리를 이불로 덮고 데리고 나갔다.

그래서 수폴웡은 친구들이 왜 사라졌는지 이해하지 못하며, 비극에 대한 기억이 없는 상태라고 그의 부모들이 전했다. 어머니 파놈파이 시통은 “결국 친구들과 선생님이 모두 죽고 어린이집이 문을 닫았다고 말해줬다. 그는 그저 매일 어린이집에 가고 싶어한다. 너무 어려서 죽음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수폴웡의 삼촌은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안전한 장소가 어디인가’ 묻고 있다. 어느 기관이든 나서 안전을 강화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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