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결국은 사람을 위한 일"..로봇과 인간 협업場 LG전자 '등대공장'

서민지 2022. 10. 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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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의 미래' 담긴 LG스마트파크..로봇·사람 협업으로 생산량 20% 증가

[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가끔 공상과학(SF) 영화에서 로봇은 인간의 삶 속에 깊숙이 들어와 인간을 지배하는 두려운 존재로 그려진다. 이 때문인지 로봇 도입이 활발해지면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곤 한다.

하지만 실생활을 들여다보면 이같은 생각이 지난친 우려였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오히려 로봇,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이 적용됨으로써 업무의 효율성이 높아지는 경우를 흔하게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LG스마트파크 통합생산동 전경 [사진=LG전자]

지난 6일 방문한 경남 창원에 위치한 'LG스마트파크'도 로봇과 인간의 협업이 두드러진 곳이다. 오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LG스마트파크는 대지 면적 25만6천㎡의 스마트파크1과 42만㎡의 스마트파크2로 구성된다.

LG스마트파크는 지난 3월 국내 가전업계 최초로 세계경제포럼(WEF)의 '등대공장'으로 선정된 곳이기도 하다. 등대공장은 어두운 밤하늘에 등대가 빛을 밝혀 길을 안내하듯 IoT, AI, 빅데이터 등의 기술을 적극 도입해 제조업의 혁신을 이뤄낸 공장을 뜻한다.

이에 걸맞게 LG스마트파크는 입구부터 남다르게 느껴졌다. 스마트파크 통합생산동 1층 로비에 들어서니 대형 화면이 배치돼 공장의 가동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30초마다 공장 안의 데이터를 수집, 분석해 10분 뒤 생산라인의 상황을 예측할 수 있도록 했다. 예측된 데이터를 토대로 부품을 적시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불량이나 고장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이다.

LG전자 직원들이 LG스마트파크의 지능형 공정시스템이 보여주는 버츄얼 팩토리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이는 LG전자의 자체 개발한 '디지털 트윈' 기술을 통해 구현됐다. 디지털 트윈은 디지털 가상공간에 현실과 동일한 대상을 만들고, AI와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시뮬레이션함으로써 현실을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기술이다.

이날 살펴본 곳은 냉장고 생산 라인으로, 다품종 맞춤 생산 체계가 가능하다는 게 특징이다. 최대 58종의 모델을 생산하는 혼류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다.

생산 라인에 들어서니 곳곳에 여러 로봇이 배치돼 있었다. 로봇이 알아서 냉장고에 필요한 부품을 담아 운반하고 있었다. 무인운반로봇(AGV)이 적재함으로 부품을 운반하고, 무인 창고에서 로봇들이 부품을 담으면 고공 컨베이어가 각 공정에 필요한 부품을 운반하는 식이다.

LG스마트파크 통합생산동 1층 지상에서 5G 전용망 기반 물류로봇(AGV)들이 바쁘게 돌아다니는 모습 [사진=LG전자]

스마트파크를 투어하는 동안 AGV가 바쁘게 지나다녀 눈길을 끌었다. AGV는 바닥에 있는 초록 선과 QR코드를 인식해 운반하기 때문에 다른 길을 잘못 들어설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됐다. 앞에 사람이 서 있을 경우 잠시 기다려주는 똑똑한 모습도 보였다. 특히 최대 600kg을 적재할 수 있어 사람은 무겁게 부품을 나를 필요 없이 라인만 관리하면 됐다.

냉장고 문도 로봇 팔이 가뿐히 들어 몸체에 조립했다. 냉장고 문의 무게는 20kg 정도로 기존에 사람이 어렵게 작업하던 일이었는데, 로봇은 빠르고 정확하게 조립하고 있었다.

화염 발생하는 용접 역시 로봇이 하고 있었다. 로봇 팔은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 균일한 온도와 시간을 맞춰 용접했고, 관리자들은 실시간으로 용접 과정을 살펴보고 있었다.

LG스마트파크 통합생산동 생산라인에 설치된 로봇 팔이 20kg이 넘는 냉장고 문을 본체에 조립하는 모습 [사진=LG전자]

이처럼 사람이 하기 힘든 공정은 로봇이 해줌으로써 직원들은 고부가가치 작업에 집중할 수 있었다. 로봇으로 인해 기존 직원의 자리가 없어진 것이 아니라 협업을 통해 효율적인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LG전자 관계자는 "LG스마트파크에서 근무하는 직원 수는 스마트공장 구축 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주로 위험하고 까다로운 작업을 로봇이 맡고 작업자는 생산라인이나 로봇을 모니터링하고 관리하는 업무를 맡아 생산성과 품질을 향상시켰다"며 "결국 사람을 위한 자동화라고 봐야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LG전자가 창원 사업장의 생산성을 꾸준히 향상시키고 생활가전 사업에서 지속적인 성과를 창출하면서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의 일자리도 10~15% 늘었다"고 덧붙였다.

LG스마트파크 통합생산동의 입체물류 자동화 시스템에 도입된 고공 컨베이어가 부품을 나르기 위해 박스를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LG전자]

생산성 역시 대폭 향상됐다. LG전자에 따르면 스마트파크 조성으로 시간당 제품 생산 대수는 20%가량 증가했고, 자재 공급시간은 25% 단축됐다. 불량율은 30%가량 줄었다.

LG전자는 스마트파크가 최종 완공되는 2025년에는 냉장고 생산 라인 1개를 추가하고, 오븐, 식기세척기 라인도 확대 구축할 예정이다. 아울러 글로벌 생산 거점에도 단계적으로 지능형 자율공장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재 자동화율은 65% 수준으로, 완공되면 이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최종 목표는 수립 단계 중"이라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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