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kg 냉장고문 척척 다는 로봇팔..LG스마트파크 이래서 다르다[르포]

창원(경남)=한지연 기자 2022. 10. 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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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스마트파크 통합생산동의 입체물류 자동화 시스템에 도입된 고공 컨베이어가 부품을 나르기 위해 박스를 들어올리고 있다./사진제공=LG전자

'생산라인의 10분 후 상황을 예측하는 시뮬레이션 영상, 양문형 냉장고 문을 단 한번에 부착하는 로봇. 큐알코드를 따라 저절로 움직이는 AGV(물류로봇).'

지난 6일 찾은 경남 창원의 LG전자의 국내 생활가전 거점 공장 'LG스마트파크'는 가전 공장이 노동집약적 산업의 대표 사례라는 인식을 단번에 깨트렸다. LG스마트파크 자동화율은 65%에 이른다.

LG스마트파크1의 통합생산동은 올해 3월 국내 가전업계 최초로 세계경제포럼(WEF)의 등대공장으로 선정됐다. 등대공장은 등대가 밤하늘 속 불을 비춰 길을 안내하는 것 처럼 첨단기술을 도입해 세계 제조업의 미래를 이끄는 공장을 뜻한다.

LG전자 직원들이 LG스마트파크의 지능형 공정시스템이 보여주는 버츄얼 팩토리를 확인하고 있다. 지능형 공정시스템은 냉장고 생산, 부품 이동, 재고 상황, 설비 이상유무 등 실제 공장 가동 상황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사진제공=LG전자


통합생산동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오른 편에 디지털트윈(Digital twin) 기술로 구현한 대형 화면이 펼쳐진다. 트윈(twin,쌍둥이)이라는 말 그대로 현재 가동 중인 생산라인과 부품 이동·재고 상황, 설비의 이상 유무, 제품 생산 실적 등을 화면에서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디지털트윈 기술은 스마트팩토리(지능형 자율공장)의 핵심 기술이다. 인공지능(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30초마다 공장 안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10분 후의 공장 내 상황을 미리 예측해준다. 예를 들어 특정 라인에서 일부 자재가 부족해 10분 후면 공정이 정체될 것이란 것을 미리 알려줘 문제가 생기기 전 자재를 적시에 공급하는 등 대비할 수 있도록 한다. 생산 라인 속 부품과 제품 등을 형상화한 초록색과 빨간색 네모 점들이 테트리스마냥 대형 화면을 떠다녔다.

생산라인이 위치한 공장 안으로 본격적으로 들어서자 한 라인에 각기 다른 냉장고 모델이 섞여 흘러가는 것이 눈길을 끌었다. 디지털트윈 기술로 혼류 생산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1개의 생산라인에서만 최대 58종 모델을 생산할 수 있다. 혼류 생산은 효율적으로 라인을 사용할 수 있게 한다.

LG스마트파크 통합생산동 생산라인에 설치된 로봇팔이 20킬로그램(kg)이 넘는 커다란 냉장고 문을 가뿐히 들어 본체에 조립하는 모습/사진제공=LG전자


생산라인 중간 중간엔 사람과 함께 로봇이 위치해 있었다. 두 개의 로봇팔이 20kg(킬로그램)이 넘는 양문형 냉장고의 문을 본체에 한번에 '척'하고 붙였다. 이렇게 무겁거나 화염이 발생하는 용접, 분진이 발생하는 포장 작업 등 위험한 작업은 사람이 아닌 로봇이 한다. LG전자 관계자는 "로봇이 어렵고 반복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동안 작업자는 생산라인이나 로봇 작동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제품 완성도를 높이는데에 집중한다"며 "스마트공장 구축 전과 근무 직원 수는 비슷하다. 사람을 위한 자동화"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이같은 지능형 공정시스템으로 시간당 제품 생산대수가 기존보다 20% 늘었다고 밝혔다. 과거엔 15~16당 냉장고 1대를 만들었다면 지금은 13초에 1대씩 만든다. 1시간이면 260여대다.

LG스마트파크 통합생산동 1층 지상에서 5G 전용망 기반 물류로봇(AGV, Automated Guided Vehicles)들이 바쁘게 돌아다니는 장면./사진제공=LG전자


생산을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입체물류 시스템 또한 스마트팩토리의 특장점이다. 공장 곳곳엔 무인운반기인 AGV가 노란 선을 따라 바삐 움직였다. 로봇이 무인창고에서 큐알코드를 바탕으로 부품을 분류하면, AGV가 바닥에 있는 큐알코드를 인식해 제 위치로 스스로 실어나른다. 사람이 길을 막으면 알람을 울려 비키도록 했다. 통합생산동엔 3가지 종류의 AGV 50대가 돌아다닌다. 사람이 부품을 들고 이동하는 모습은 좀처럼 보기 힘들다.

지상에 위치한 생산라인 외에도 공중 컨베이어벨트가 동기화 돼 돌아가는 입체물류 시스템을 갖췄다. 2층으로 된 생산라인이 끊임없이 움직였다. LG전자는 입체물류 자동화 시스템으로 업무와 공간의 효율이 획기적으로 높아졌다며 자재 공급시간이 기존 대비 25% 단축됐고, 물류 면적은 30% 감소했다고 밝혔다.

통합생산동에서만 하루에 수집하는 데이터량은 약 500GB(기가바이트)에 이른다. 기존 냉장고 생산라인의 일 평균 데이터 수집량인 50MB(메가바이트)대비 1만배 가량 많다. 대용량 데이터를 통한 실시간 분석으로 제품 불량과 설비 고장을 사전에 예방하면서 불량 원인 분석기간은 기존 대비 약 50%, 현장 불량률은 30% 줄었다.

LG전자 스마트파크1 통합생산동 전경/사진제공=LG전자


LG전자 창원공장은 1976년 준공됐다. 4차 산업시대 소품종 대량 생산에서 다품종 맞춤 생산체계로 변경, 생산혁신을 꾀하기 위해 스마트팩토리로 탈바꿈시켰다. 냉장고와 정수기를 만드는 통합생산동 외에도 나머지 3개 생산동을 2025년까지 모두 스마트팩토리로 변환한단 계획이다. 대표 백색가전 중 제조 공정이 가장 어렵고 까다로운 냉장고 라인을 가장 먼저 디지털 전환한만큼 오븐과 식기세척기 등 다른 제품 라인으로 확장도 수월할 것이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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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경남)=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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