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소리]쥐박이, 닭근혜, 문재앙 그리고 굥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1. 한 고등학생이 그린 풍자화가 정치권의 논쟁 대상이 됐다. ‘윤석열차’라는 제목의 이 그림은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한 만화다. 이 그림이 세간의 이슈가 되면서 문화체육관광부는 금상을 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경고를 내렸다.
이 그림은 지난 3일 폐막한 제23회 부천국제만화축제 전시장에 전시된 작품이다. 윤 대통령의 얼굴을 한 기차를 김건희 여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기관실에서 조정하고 있다. 열차 칸에는 4명의 검사가 줄지어 칼을 들고 탑승해 있다.
이 작품은 부천국제만화축제가 지난 7~8월 진행한 제23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카툰 부문 금상(경기도지사상)을 받았다. 만화영상진흥원은 무작위로 추천한 심사위원들이 작품을 평가해 선정했다는 입장이다.
2. 2019년 7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김정식 터닝포인트코리아 대표를 모욕죄로 고소했다. 터닝포인트코리아는 시민단체로 김 대표는 국회의사당 분수대 인근에서 문 전 대통령을 비방하는 전단지를 배부해 모욕죄 혐의를 받았다.
2021년 4월 28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되면서 여론이 들끓었다. 반발 여론 속에 문 전 대통령은 5월4일 직접 고소 취하를 지시했다. 그러면서도 청와대는 ‘개별 사안에 따라 신중하게 판단하여 결정할 예정’이라고 유사한 사례에 대한 고소 가능성을 열어놨다.
3.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은 모욕죄까지 묻지는 않았다. 다만 재물손괴죄나 주거침입죄, 업무방해죄 등 다양한 죄목으로 우회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옥좼다.
박 전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 의혹에 민감했다. 이를 제기했던 산케이신문 지국장을 고발했고 정윤회 문건 논란으로 세계일보를 고소하기도 했다. 다만 이는 개인이 아닌 언론사를 상대로 한 소송전이었다.
4. “대통령을 욕하는 것은 민주사회에서 주권을 가진 시민의 당연한 권리입니다. 대통령을 욕함으로써 주권자가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면, 저는 기쁜 마음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시절인 2007년 12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에서 이 같이 발언했다. 실제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비판이나 조롱, 풍자에 대해 고소로 대응한 적이 없다.
금태섭 전 의원의 과거 SNS 한 줄을 새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쥐박이’라고 부르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닭근혜’라고 불러도 소송 걱정하지 않는 나라에 살고 싶다. 문 대통령을 ‘문재앙’으로 부르는 것도 마찬가지.’
김영환 (kyh103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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