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카페] 목성의 위성 유로파, 과학과 예술을 잇다

2022. 10. 10.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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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학자들, 탐사선 촬영 사진의 해상도 높여
숨겨진 지형 드러내고, 예술적 영감 제공
목성의 위성 유로파의 표면. 왼쪽은 밤인 곳이고 오른쪽 밝은 곳은 낮이다. 시민과학자가 주노 탐사선이 근접 촬영한 원본의 해상도를 높여 표면의 상세한 모습까지 확인할 수 있다./NASA/Björn Jónsson 가공

목성의 위성 유로파가 골짜기와 충돌구로 가득 찬 표면을 드러냈다. 사진을 공개한 사람은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과학자가 아니라 일반 과학 애호가들이다. 시민과학자들이 천체사진에 예술적 영감을 가미해 과학과 대중 사이의 징검다리가 되고 있다.

나사는 지난 7일(현지 시각) 시민과학자들이 목성 탐사선인 주노(Juno)가 촬영한 유로파 사진을 수정한 결과물들을 공개했다. 맨 위 사진은 시민과학자인 뵤른 욘손이 만든 것이다. 그는 주노가 유로파를 근접 비행하면서 찍은 사진의 해상도를 높여 장엄하면서도 과학 연구 가치도 높은 새로운 모습을 창조했다.

목성 탐사선 주노, 2011년 발사됐으며 목성 궤도에는 2016년 진입했다./NASA

생명체 가능성 높은 유로파, 상세 지형 드러내

주노는 2011년 발사된 목성 무인 탐사선이다. 중력을 이용해 속도를 높이려고 2013년 다시 지구를 스친 후 2016년 목성 궤도에 도착했다. 사우스웨스트연구소의 주노 탐사 수석과학자인 스콧 볼튼 박사는 “주노가 2013년 지구를 근접 비행할 때부터 시민과학자들은 주노의 관측 자료를 가공해 숱한 귀중한 영상들을 만들었다”며 “이번 최신 영상은 표면을 자세히 들여다보게 해 얼음 아래위에 무엇이 숨어있는지, 유로파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알려줬다”고 말했다.

주노 탐사선은 지난달 29일 유로파 상공 1521㎞를 지나면서 내장 카메라인 주노캠(JunoCam)으로 아눈 레지오(Annwn Regio)라는 지역을 촬영했다. 뵤른 욘손은 주노캠이 제공한 사진에서 색 해상도를 높이고 명암 대비를 강조했다. 사진의 해상도는 픽셀당 1㎞이다.

사진을 보면 왼쪽 어두운 부분은 밤인 곳이고 오른쪽 밝은 쪽은 낮이다. 사진에는 표면이 숱한 구덩이와 계곡으로 울퉁불퉁한 모습으로 보인다. 밝고 어두운 산마루와 띠 모양들은 수천년 동안 유로파의 지각이 요동쳤음을 보여준다. 오른쪽 아래에 둥근 형태는 칼라니시 충돌구이다.

목성의 위성 유로파의 표면. 왼쪽은 주노 탐사선이 근접 촬영한 원본이고, 오른쪽은 시민과학자가 해상도를 높인 모습이다./NASA/Navaneeth Krishnan 가공

유로파는 토성의 위성 엔켈라두스와 함께 태양계에서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이 가장 큰 곳으로 꼽힌다. 과학자들은 유로파의 표면을 덮고 있는 10~30㎞ 두께 얼음층 아래에 최고 깊이 160㎞의 거대한 바다가 지구보다 두 배 많은 물을 간직하고 있다고 본다. 그 안에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2012년과 2016년 허블 우주망원경으로 유로파 남극 근처에서 높이 160~200㎞의 물기둥이 솟구치는 장면을 포착했다.

시민과학자들은 주노캠의 영상을 가공해 전에 보이지 않던 상세한 지형을 드러냈다. 시민 과학자 나바니스 크리슈난의 영상을 보면 왼쪽 원래 모습보다 처리 후인 오른쪽에 표면이 더 자세하게 드러난 것을 알 수 있다. 색과 음영 대비를 높인 후처리 사진에는 유로파 표면의 충돌구 모습이 잘 보인다.

과학과 예술의 만나는 가교 역할

주노캠 공동 수석 연구자인 행성과학연구소의 캔디 핸슨 박사는 “주노의 시민과학자들은 전 세계 협동 연구의 한 부분으로 새로운 관점과 통찰력을 제공한다”며 “시민과학자들은 사진 전체보다 상상력과 예술적 감정을 자극하는 부분에 집중하는데 우리는 늘 그들의 창의력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시민과학자들이 과학과 예술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다.

시민과학자들의 창의력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지만 우주에 대한 동경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새로운 사진을 만들어낸다. 시민과학자 페르난도 가르시아 나바로는 동료 시민과학자인 케빈 길의 사진을 내려받아 환상적인 연출을 통해 신비로운 색상을 가진 사진을 재창조했다. 그는 이 사진에 ‘유로파의 가을 빛깔’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목성의 위성 유로파. 주노 탐사선이 근접 촬영한 원본에 시민과학자가 새로운 색을 입혀 환상적인 모습을 연출했다./NASA/Fernando Garcia Navarro 가공

목성의 4대 위성 관측 예정

목성의 위성은 2018년까지 79개가 발견됐다. 2020년 기준 82개 위성을 가진 토성에 이어 태양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위성 숫자이다. 이 때문에 목성은 ‘작은 태양계’로도 불린다.

가장 큰 위성들은 4개의 갈릴레이 위성들이다. 1610년 이탈리아 과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목성 주변에서 발견한 이오와 유로파, 가니메데, 칼리스토이다. 목성 탐사선 이름인 주노는 제우스 신의 아내인 헤라의 로마식 이름이다. 목성과 4대 위성은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와 그 연인들의 이름을 땄다. 주노 탐사는 본처가 남편 주위를 맴도는 연적들을 찾아 나선 셈이다.

주노 탐사선은 2021년 가니메데를 탐사했으며 이번 유로파 탐사 후 2023년과 2024년에 이오를 근접 비행할 예정이다. 주노의 유로파 탐사 결과는 나사가 2024년 발사할 유로파 클리퍼(Europa Clipper) 탐사선에게 유용한 자료가 된다. 클리퍼는 유로파의 대기와 표면, 내부를 연구해 생명체가 살 수 있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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