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수연 부산구치소장 "수용자 인권과 엄정한 교정 질서 조화 이룰 것"

노경민 기자 2022. 10. 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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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시설이 가진 혐오 이미지를 벗어내고 신뢰받는 부산구치소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난해 8월 여성으로는 첫 부산교도소장을 지낸 박수연 교도관(48)이 지난 9월26일 첫 여성 부산구치소장에 올랐다.

정신적 고충이 큰 수용자에 대한 상담도 강화해 엄정함 속에서도 따뜻함이 살아있는 교정기관이 될 수 있도록 하고, 구성원의 청렴이 지켜질 수 있도록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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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여성 부산교도소장에 이어 구치소장까지..코로나 방역에 고삐
"노후된 시설 개선 필요..혐오 이미지 벗고 신뢰받는 구치소 목표"
박수연 부산구치소장이 7일 오전 부산시 사상구 부산구치소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10.7/뉴스1 ⓒ News1 김영훈 기자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교정시설이 가진 혐오 이미지를 벗어내고 신뢰받는 부산구치소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난해 8월 여성으로는 첫 부산교도소장을 지낸 박수연 교도관(48)이 지난 9월26일 첫 여성 부산구치소장에 올랐다.

교정기관에서 찾기 어렵다는 여성 기관장을 내리 연속으로 맡은 박 신임 소장은 취임 첫날부터 수용자 교화 지도활동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2000년 교정직 행정고시(43회)로 임관한 그는 광주지방교정청 사회복귀과장, 서울지방교정청 직업훈련과장 등을 거치고 제주교도소장에 이어 지난해에는 최초로 여성 출신 서울남부교도소장을 지내는 등 숱한 이력을 쌓아왔다.

지난 7일 <뉴스1>과 만난 박 소장은 연신 수용자 인권·교화와 교정기관의 엄정한 기초질서 확립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소장은 임기 내 50년 이상 된 구치소의 노후된 수용 환경을 개선하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수년간 부지 이전 대상으로 거론되면서 지연된 구치소의 개·보수 작업을 더이상 늦출 수 없다는 판단이 돋보였다.

다음은 박 소장과의 일문일답.

―첫 여성 부산구치소장에 취임했다. 소감을 말해달라.

▶사실 처음에는 실감이 나지 않았다. 오히려 주변에서 첫 여성 소장에 큰 의미를 부여해줘 조금씩 첫 타이틀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수십년의 역사를 가진 부산의 두 교정시설에서 첫 여성 기관장으로 이름을 올린 것 자체가 영광이고, 앞으로도 많은 여성 소장들이 나오길 희망한다.

―직전에 부산교도소장을 맡았다. 구치소장 취임 후 업무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구치소는 구속된 사람을 형이 확정될 때까지 수용하는 기관이고, 교도소는 형이 확정된 수형자를 집행하는 기관이다. 그래서 교도소는 수형자를 대상으로 직업 훈련, 교화 활동을 주로 하지만, 구치소는 구속 피고인의 형사소송절차(법원·검찰 출석 등) 지원에 중점을 두고 있다. 아무래도 구치소는 수용자 입·출소 순환이 빠르고 외부 이동이 잦기 때문에 운영 방식이 다르다고 할 수 있겠다.

―올해 부산구치소도 코로나19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현재 방역 관리가 잘 되고 있는지.

▶전국적인 코로나19 오미크론 대유행 당시인 지난 2~3월 부산구치소에서도 집단감염이 발생해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다행히도 지난 3월말 이후로는 신규 확진자 없이 안정적으로 방역이 관리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구치소 특성상 교도소와 달리 수용자의 상시 입·출소가 많아 방역 관리가 쉽지 않다. 또 부산구치소의 경우 지어진 지 오래돼 독거실보다 혼거실이 많아 확진자 관리가 더욱 어려웠다. 앞으로 교정본부의 방역 지침에 따라 매일 입소하는 수용자에 대한 진단검사를 철저하게 실시하고,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에 대한 집중 관리도 강화할 예정이다.

―수용자 교화를 위해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은.

▶코로나19로 과밀 수용이 크게 이슈가 된 적이 있었다. 부산구치소는 건립된 지 50년 이상이 지나 리모델링이 꼭 필요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부지 이전 대상 기관으로 분류되기 시작하면서 개·보수를 제때 하지 못한 면이 있다. 지금부터라도 수용 환경 개선 작업을 적극 추진해나갈 예정이다.

박수연 부산구치소장이 7일 오전 부산시 사상구 부산구치소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10.7/뉴스1 ⓒ News1 김영훈 기자

―교화 노력에 따른 구체적 성과가 있는지.

▶아쉽게도 부산구치소에 한정된 수치는 없다. 다만 전국 교정시설을 기준으로 현재 재복역률은 약 22~25%인데,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2년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통계에서 심리 치료를 받은 성폭력 사범의 재복역률이 하락한 점은 매우 긍정적이고, 교정시설 조직 및 운영 방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부산구치소도 이러한 점을 고려해 성폭력 사범을 대상으로 기초 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외부 전문가가 필요하면 초빙하거나 기관 내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직원이 있으면 기관 직원이 직접 교육하고 있다.

―20여년간 근무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교정 생활 사례를 소개한다면.

▶입사 초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21년 전 제주교도소에서 서무과장으로 근무했다. 보통 서무과장 민원은 항의성 민원이 많은데, 당시 어떤 노부부가 직접 찾아와 아들을 잘 돌봐줘서 고맙다며 인사하더라. 이때 교도관 업무의 중요함과 무게를 느끼기 시작했다.

법무부 교정본부 심리치료과장으로 일했던 3년 전 국민참여진단 등을 통해 국민들에게 교정 시설 심리치료 업무의 중요성에 대해 홍보한 경험도 기억난다. 이때 처음으로 일선 기관에 심리치료과 5개를 설치한 성과를 달성해 보람을 느꼈다.

―취임 당시 직원들에게 '신뢰받는 구치소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구치소다움'과 '구성원의 청렴' 등 2가지의 노력이 필요하다. 구치소다움이란 질서와 인권이 조화를 이룬 교정시설로, 수용 생활의 기초 질서를 확립하고 수용자 간 폭행 등 각종 규율 위반·부조리에 대해선 엄정하게 대응하면서도 공정한 처우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정신적 고충이 큰 수용자에 대한 상담도 강화해 엄정함 속에서도 따뜻함이 살아있는 교정기관이 될 수 있도록 하고, 구성원의 청렴이 지켜질 수 있도록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 아울러 교정시설의 혐오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지역사회에서 자매결연이나 재능나눔 활동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신뢰받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하겠다.

―마지막으로 임기 내 부산구치소에 어떤 변화를 이끌어낼 것인지.

▶교도관이란 직업에 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재임 기간 직원들과 함께 호흡하며 더 나은 구치소를 만들기 위한 고민을 아끼지 않겠다.

blackstam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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