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지현 "서강대 졸업+연기 도전 뿌듯, 서른 앞두고 부담감↓"[EN:인터뷰②]

황혜진 2022. 10. 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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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황혜진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남지현이 연기와 학업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성공한 것에 대해 뿌듯함을 드러냈다.

남지현은 10월 4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뉴스엔과 만나 9일 막 내린 tvN 토일드라마 '작은 아씨들'(극본 정서경/연출 김희원) 촬영 비화를 공개했다. 연기자, 그리고 자연인으로서 다사다난했던 10대, 20대도 되돌아보며 배우로서 마음가짐을 되새겼다.

남지현 주연의 '작은 아씨들'은 시청률 6.4%(조사 회사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출발해 10회 만에 두 자릿수에 육박하는 9.7%를 찍었다. 드라마 화제성(굿데이터코퍼레이션 발표 기준) 면에서도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넷플릭스 국내 드라마 1위를 넘어 전 세계 OTT 플랫폼 내 콘텐츠 인기 순위를 확인할 수 있는 플릭스패트롤 10월 3일 기준 인도네시아, 일본, 홍콩 등에서 1위를 차지하며 넷플릭스 TV 부문 세계 랭킹 5위를 거머쥐었다.

남지현은 이 같은 흥행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일등공신이다. 오 씨 집안 둘째 딸이자 OBN 방송국 소속 기자 오인경 역을 맡은 그는 이성적이고 사명감이 투철한 캐릭터를 맞춤옷처럼 소화하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주어진 캐릭터를 잘 구현해내는 데 그치지 않고 오인경 언니 오인주 역의 김고은, 오인경 동생 오인혜 역의 박지후, 소꿉친구 최도일 역의 위하준, 악한 대선 후보 박재상 역의 엄기준 등 동료 배우들과도 빼어난 합을 자랑했다.

남지현은 드라마가 국내를 넘어 해외 팬들의 사랑까지 받고 있는 현상에 대해 "사실 해외 넷플릭스 순위 같은 정보는 주변 분들이 알려 주셔서 아는 경우가 많다. 난 그런 걸 어떻게 검색하고 확인하는지 잘 몰라 주변에서 전해준다"며 웃었다.

이어 "일단 정말 감사하고 기쁘다. 모든 드라마 관계자 분들이 정성 가득 들여 찍긴 하지만 아쉽게도 항상 똑같이 좋은 결과가 되돌아오진 않는다. 우리 드라마도 정말 모두가 열심히 찍은 드라마다. 정성을 들인 만큼 돌려주시는 것 같아 너무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드라마 인기 실체는 숱한 시청자들이 캐릭터들의 일거수일투족에 과몰입하는 모습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남지현은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우리 드라마를 무서워하고 스릴러라고 생각하더라. 나 같은 경우 진화영(추자현 분)의 집에 한 번도 못 가봤다. 박재상(엄기준 분)과 원상아(엄지원 분)의 집도 딱 한 번밖에 못 가봤다. 사실 나 또한 진화영 언니가 매달려 있는 신을 보고 (대본을 보고) 알고 있었으면서도 소리를 질렀다"고 말했다.

"자매들도 그렇고 드라마 속 여러 인물들이 긍정적인 방향성을 갖고 나아간다고 생각했어서인지 드라마가 무섭다거다 무겁다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러다가 주변 분들이 '심장이 너무 쫄린다'고 이야기를 해 주셔서 '생각보다 스릴러로써 많이 즐겨 주고 계시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 부분은 좀 놀라웠어요. 재밌기도 했고요.(웃음)"

일부 시청자들은 오인경을 짝사랑하는 하종호(강훈 분)를 차기 흑막 후보로 꼽았다. 선량한 기업가 손자의 얼굴 너머에 이면이 있을 거라는 의심 어린 시선이었다. 남지현은 "하종호가 의심스럽다는 반응을 보이셨다면 너무 과몰입을 많이 한 거다"며 웃었다.

이어 "모두가 의심받을 수는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하종호는 내 선택지에 없었다. 사람들이 갑자기 종호를 의심하더라. 이게 무슨 일이지 싶었다. 역시 시청자 분들의 반응은 우리가 예상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오인경은 자신을 향한 하종호의 사랑을 인지하면서도 받아주지는 않는 인물이었다. 남지현은 "하종호와 내 관계가 평범한 로맨스 같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어렸을 때 소꿉친구였다가 성인이 돼 깊은 사랑을 하게 되는 서사들은 많지만 종호랑 인경이는 전체적으로 크게 보면 그런 서사에 들어갈 수 있을지라도 특수성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남지현은 "종호는 되게 한결같다. 관계의 핵심은 인경이가 갖고 있게 되더라. 인경이도 알지만 모른 척한다기보다 인정하고 싶지 않아 한 것 같다. 좋은 친구로 남고 싶어 했던 것 같다. 10회에서 종호가 인경에게 스물에 결혼해 같이 공부하러 가자고 제안하는 장면이 나왔는데 인경이 입장에서는 그게 되게 상처였을 거다. 종호는 태어나서부터 쭉 부유하게 살아온 친구고 난 고모할머니 댁에 가면서 사실 부유하지 않은데 부유하게 커버렸다는 차이가 있다. 서로 좋아하는 마음을 조건 등 때문에 애써 부인하고 있는 상태가 아니라 애초에 인경이에게는 종호가 나랑 연결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 자체가 없었던 거다. 대사 그대로 어렸을 때부터 너무 많은 일을 겪어 종호가 잘못 생각하는 거라고 생각한 것"이라고 오인경과 하종호의 관계성을 설명했다.

오인경과 하종호는 종국에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남지현은 "사람은 꾸준함에 감동을 받곤 하는데 종호가 인경이한테 울림이 큰 말들을 많이 해줬다. 인경이가 부모님한테 듣고 싶었던 말, 존경하는 사람한테 듣고 싶었던 말을 종호가 다 해줬다. 태풍을 이기는 사람이라는 말부터 어떤 사람이 될지 궁금해 다른 환경에 데려가고 싶었다는 말까지. 그런 상황부터 마음이 많이 발전해가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그걸 종호가 해주니까 한편으로 슬펐던 것 같아요. 그때부터 동요가 시작이 된 거죠. 자신에게 평화만 달라며 종호가 인경이를 껴안은 순간부터 두 사람의 관계가 긍정적 방향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배우로서는 초반부터 두 사람의 설정에 대해 알고 있었어요. 고모할머니 댁 문 앞에서 만나는 첫 신부터 그 부분을 어느 정도 고려하고 연기했죠. 사실 인경이도 종호가 자신을 진심으로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해 계속 종호랑 같이 다닐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어요."

자매 역할의 김고은, 박지후와의 합은 흠잡을 데 없었다. 남지현은 "아쉬운 것 중 하나가 있다면 세 자매가 생각보다 붙어 있는 신이 없었다는 점이다. 처음에 생일파티를 한 신 이후 생각보다 한 공간에 있는 신이 없었다. 자매가 같이 더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계속 따로 있거나 번갈아 만나곤 했어요. 만났을 때 서로 겹치지 않는 부분에서는 어떻게 찍었는지 모르니까 '잘 찍었냐'고, '잘 지냈냐'고, '힘들지는 않았냐'고 물어보며 재밌게 찍었죠. 세 자매 단톡방(단체 카카오톡 채팅방)도 있어요. 근데 큰 이야기는 별로 안 해요. 되게 평범한 이야기도 하고, 인스타그램에 사진 올리기 전에 이거 올려도 괜찮냐고 물어봐요. 다들 '괜찮습니다'라고 답한 후에 올리고 그랬죠.(웃음)"

오인주 같은 친언니가 있다는 점도 오인경과 오인주의 관계성을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됐다. 남지현은 "언니는 '야. 재밌다' 이런 이야기만 했다. 얼마 전 인터뷰하며 든 생각인데 오인주가 어쩌면 우리 언니와 닮은 면이 있는 캐릭터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오인주가 익숙했나 싶었다"고 말했다.

"덕분에 인주와 인경의 관계성을 되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어요. 아무래도 제가 자매이고 친언니랑 사이가 좋거든요. 특별히 싸워본 적이 없어요. 인주와 인경은 티격태격 케미스트리이지만 그 안에 애정이 깔려 있는 사이거든요. 사이가 좋지만 둘이 되게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자매인데 서로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잘 이해할 수 있었어요."

결말에 대한 만족도는 최상이다. 남지현은 "개인적으로 결말이 너무 좋았다. 감독님, 작가님 미팅 때 작가님이 결말은 이미 갖고 계셨다. 사실 쓰다 보면 결말이 바뀌는 경우도 있고 해서 저 결말이 그대로 가면 너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결말이 그대로 나왔다. 난 너무너무 뿌듯하다. 처음과 끝맺음이 너무나 좋았다. 확실한 느낌이어서. 물론 남은 2회도 그렇게 순탄치만은 않지만 결국 세 자매가 다 자기가 원하는 것, 하고 싶은 걸 하는 엔딩으로 끝나 후련하게 잘 끝난 느낌"이라고 말했다.

과몰입해 준 시청자들을 향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남지현은 "정말 너무너무 감사드린다. 일단 그렇게 과몰입해 끝까지 오기까지 쉽지 않으셨을 것 같다. 워낙 겪는 사건들도 크고, 그 사이에서 인물들이 굉장히 고군분투하는 드라마라 그걸 같이 견뎌 여기까지 와 주신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 그런 마음으로 같이 와 주신 게 후회되지 않을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나중에 심심하면 정주행을 할 수 있는 드라마를 선물해드린 것 같아 너무 뿌듯하다. 나중에 코멘터리 같은 걸 하면 재밌을 것 같다. 진짜 새롭게 보게 되는 것들이 많을 것 같다"고 전했다.

열 살이었던 2004년 MBC 드라마 '사랑한다 말해줘'로 연기 활동을 시작한 남지현은 올해 데뷔 19년 차에 접어들었다. 그간 SBS '로비스트', MBC '에덴의 동쪽', MBC '선덕여왕', SBS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SBS '자이언트', SBS '무사 백동수', SBS '엔젤아이즈', KBS 2TV '가족끼리 왜 이래', MBC '쇼핑왕 루이', SBS '수상한 파트너', tvN '백일의 낭군님', MBC '365 : 운명을 거스르는 1년' 등에 출연하며 믿고 보는 배우로 성장했다. 작품을 마무리할 때마다 번번이 선구안이 좋은 연기자라는 칭찬도 따라붙었다. 다양한 장르들을 두루 섭렵하며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는 점도 괄목할 만한 지점이다.

남지현은 "배우 활동에 있어 어느 정도의 큰 그림, 밑그림 같은 흐린 그림은 갖고 있는 것 같다. 세부적으로 이 나이대에는 이렇게 하고, 다음에는 저렇게 한다는 아주 큰 계획은 없다. 전체적으로 보면서 이런 느낌을 내가 많이 했고, 지금은 이런 느낌이 좀 부족한 것 같고, 근데 지금의 날 생각해보면 그걸 해낼 수 있을 것 같고. 그런 생각들은 했다. 그 사이에 있는 주어들은 계속 바뀐다. 뚜렷하거나 세부적 계획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최근 장르물에 연달아 출연했지만 의도한 건 아니에요. '365 : 운명을 거스르는 1년' 때는 장르물을 한 번 해보자고 시작하긴 했죠. 그렇게 하다 보니까 통일성이 또 생긴 것 같아요. 로맨스를 안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의도한 건 아니에요. 지금의 제가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것, 잘할 수 있는 것 등을 생각하다 보니까 이렇게 온 것 같아요. 차기작이 로맨스물이 될지, 또 장르물이 될지는 아직 모르겠어요. 어떤 흐름으로 가야겠다고 계획하지는 않고 그때그때 제안해주는 작품이 어떤 작품이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아요."

배우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면서도 학업을 지속했다. 서강대학교 심리학과 14학번으로 입학해 2020년 2월 졸업한 것. 물론 연기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지만 그 나이대에만 할 수 있는 경험들도 놓치고 싶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학기 수업은 물론 오리엔테이션, MT 등 각종 행사에도 참여했다.

스물여덟인 남지현은 30대 입성까지 2년가량을 앞두고 있다. 남지현은 "20대 초반에는 어떻게 내가 이 길을 걸어 나가야 할까 생각했을 때 사람마다 기준점이 다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 한 발 한 발 가다가 나중에 뒤를 돌아봤을 때 '많이 왔네'라는 느낌이 들길 바랐다. 20대 때는 제법 멀리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스물과 스물아홉을 비교했을 때 그래도 나름대로 많았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그렇게 된 것 같다. 그 사이 학교 졸업도 했고 나름대로 연기적 도전도 많이 한 것 같다"고 자평했다.

남지현은 "드라마 장르를 되게 다양하게 했다는 말을 기자님들이나 주변 업계 분들에게 들을 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돌아보는 20대는 되게 만족하며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겠다는 느낌이다. 30대 인생은 서른이 돼봐야 알겠지만 작품 선택에 있어 부담감을 내려놓고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여전히 한 작품 한 작품 신중하게 결정하는 스타일이긴 해요. 돌이켜보면 결과에 따른 부담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가족끼리 왜 이래'에서 '쇼핑왕 루이'로 넘어올 때 처음으로 성인으로서 미니시리즈로 넘어온 것이다 보니까 긴장감이 있었어요. 그때는 잃을 게 없다는 마음으로 막 도전을 해왔고 다행히 좋은 결과들이 따라와 줘 다행이라고 안심을 했던 기억이 나요. 드라마가 좋은 드라마라고 판단하는 기준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요. 좀 더 결과라는 것을 열어놓고 작품을 선택하면 편하게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요."

남지현은 11월 26일 오후 4시 서울 성신여대 운정그린캠퍼스 대강당에서 '어서와요, 우리 집에!'라는 타이틀 아래 팬들과 직접 만난다. 4년 만에 개최하는, 데뷔 후 두 번째 단독 팬미팅이다.

남지현은 "팬 분들을 만날 생각에 신난다. 팬미팅은 거의 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전문가, 회사 분들과 회의를 통해 발전시키는 거다. 이번 팬미팅도 전체적 콘셉트나 주제가 다 내 아이디어다. 그런 걸 더 좋게 다듬어주시는 과정을 지금 열심히 하고 있다. 거기 안에 필요한 콘텐츠들도 곧 찍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생각보다 팬 분들을 대면으로 만날 기회가 생각보다 없다. 나만의 팬을 만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다. 무대인사를 하며 관객 분들, 대중 분들을 많이 만나는데 다양하게 모여 계신 분들이다. 팬미팅 같은 경우 날 좋아해 주는 분들만 온전히 모이는 공간이라 너무 신난다. 긴장도 되는데 신나서 뭘 더 재밌게 할 수 있을까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부담감 같은 건 없고 혼자 하니까 정신 차리고 똑바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 내서 여기까지 와 주셨는데 알차게 보내셨으면 좋겠어서 똑띠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매니지먼트 숲, tvN '작은 아씨들' 제공)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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