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株 삼성전자·네이버·카카오 신저가 추락.. 개미는 '피눈물'
[편집자주]증시부진이 이어지면서 시장을 떠나는 개인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들어 약 2년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개인투자자들의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보여줬다. 개인투자자들 사랑을 받으며 '국민주'로 떠오른 삼성전자, 네이버의 주가도 속절없이 무너졌다. 연일 52주 신저가 행진을 지속하며 개인투자자들에게 충격을 안긴 것이다. 주식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증권시장 안정펀드'(증안펀드) 재가동 준비에 돌입했다. 증안펀드는 2020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가가 폭락하자 금융당국이 10조원이 넘는 규모로 조성했으나 주가가 반등해 실제 사용하진 않았다. 주가 하락 여파가 금융시장 전체를 뒤흔드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2년 6개월 만에 증안펀드 카드를 꺼내들지 주목된다.
▶기사 게재 순서
① 금리폭탄 증권사 신용이자 10% 돌파… '빚투'도 주춤
② 국민株 삼성전자·네이버·카카오 신저가 추락… 개미는 '피눈물'
③ 5조 긴급 투입에 '증안펀드'까지… 증시 방어 효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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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삼성전자 주가는 5만1800원까지 떨어져 52주 신저가를 경신한 뒤 5만3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주가가 장중 5만2000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20년 6월25일(장중 최저가 5만1600원) 이후 처음이다.
이후 이달 들어서는 5만원 대 중반까지 반등한 상태지만 지난달 21일부터 28일까지 엿새 연속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우는 등 최근 들어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첫 거래일(7만8600원)과 비교하면 34% 넘게 급락한 수준이며 9월 들어서는 10% 가까이 하락했다.
시가총액도 급격하게 쪼그라들었다. 지난달 말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316조9954억원으로 지난달 초(348조6353억원)와 비교해 한 달간 31조6398억원이 감소했다. 9만1000원에 거래됐던 지난해 1월11일 주가와 비교하면 시가총액은 227조원이나 줄어든 셈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고꾸라진 가장 큰 원인은 D램 가격이 연일 하락하면서 반도체 사업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반도체 업황 둔화 등이 겹치면서 실적 전망이 어두워진 가운데 연말로 갈수록 반도체 실적이 더욱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 컨센서스(추정치)는 78조9910억원,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2조855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6.8%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18.7% 감소한 수준이다.
국내 대표 성장주인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주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금리 인상 기조가 덮친 데 이어 실적 전망도 어두울 것으로 점쳐지고 있어서다.
네이버는 지난달 30일 1.53% 하락한 19만35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19만선이 위협받으며 가파르게 하락한 네이버 주가는 이달 초 16만원선까지 내려온 상태다. 카카오는 지난달 26일 장중 5만원대로 떨어진 이후 6만원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네이버 주가는 지난 한 달간 18% 넘게 하락했다. 8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27만원대에 거래됐던 네이버는 지난달 마지막 거래일이던 30일 19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후 이달 초 미국판 당근마켓으로 불리는 '포쉬마크' 인수 소식에 연일 급락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도 지난달 1일 7만1400원에서 30일 5만7100원으로 20.02%나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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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지난달 삼성전자를 2조213억원을 사들여 순매수 상위 종목 1위를 차지했다. 카카오와 네이버는 각각 1986억원, 1752억원을 사들여 순매수 상위 종목 6위와 7위에 올랐다.
문제는 이들 대장주의 주가 반등이 하반기에도 쉽지 않을 것이란 증권가 분석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공격적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계에서는 연말까지 대장주의 주가에 하방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수요 부진에 업황 둔화 속도가 가팔라질 경우 삼성전자 주가가 4만6300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들어 외국인의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주가는 강보합권으로 반등했으나 상승 추세를 완전히 회복하려면 내년 1분기는 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는 미국 금리 인상 추세 강화, 달러 강세,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평가가치(밸류에이션) 배수의 추가 하락으로 지속적인 약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전고점인 9만6800원 대비 46% 하락했다"며 "전 세계 유동성과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지수가 내년 1분기에 회복되면 내년 3분기부터 반도체 업황과 삼성전자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앞서 연준은 최근 3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했다. 오는 11월1~2일에 열리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를 다시 한번 0.75%포인트 인상하게 될 경우 4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게 되는 셈이다. 이후 12월 예정된 FOMC에서도 0.5%포인트의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 연말 미국의 기준금리가 4.25%~4.50% 범위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성장주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경우 최근과 같은 금리 인상기에는 추가적으로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통상 금리 인상기에는 미래 가치에 대한 할인율이 높아지면서 성장주 주가에는 악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준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소위 성장주로 분류되는 네이버 주가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며 "네이버의 의미 있는 주가 반등 징조는 아직 보이지 않지만 네이버를 포함한 글로벌 빅테크의 밸류에이션이 과거 어느 때보다도 낮아진 만큼 매출 성장률만 반등한다면 이익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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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서진 기자 seojin07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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