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스라엘 UAM 스타트업 "하늘 나는 택시, 7년 내 상용화 목표"

야브네(이스라엘)=김우영 기자 2022. 10. 1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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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체 내부에 프로펠러.. "빌딩 숲에서도 비행 가능"
수소연료전지 탑재 예정.. "韓 기업과도 협업 원해"
작년 7월 이스라엘의 UAM 스타트업 어반에어로노틱스의 시티 호크가 시험 비행 하는 모습. /어반에어로노틱스 제공

지난해 7월 이스라엘에서는 ‘시티 호크(City Hawk)’라는 이름의 수직이착륙기(VTOL)가 13차례에 걸친 자체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이스라엘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스타트업 어반에어로노틱스(Urban Aeronautics)가 개발한 이 UAM은 다른 모델과 달리 로터(프로펠러)가 외부에 노출돼 있지 않은 게 특징이다. 로터를 기체 앞과 뒤에 넣은 모놀리틱(하나로 된 거대한 덩어리) 디자인을 적용했다. 외부 모양은 창문이 없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처럼 생겼는데, 실제 크기도 SUV와 비슷하다.

당시 시티 호크는 겉으로 드러난 날개 없이도 이륙부터 비행, 착륙까지 안정적으로 운항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두 달 뒤인 9월 어반에어로노틱스는 이스라엘, 미국, 브라질의 투자자로부터 총 1000만달러(140억8800만원)의 투자금을 모집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달 8일 이스라엘 중부 야브네(Yavne)의 본사에서 만난 오퍼 시프리스(Ofer Shifris)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다른 UAM 모델보다 크기가 작고 로터가 기체 내부에 숨겨져 있어 빌딩 숲 사이를 비행하는 데 최적화됐다”며 “2025년까지 개발을 완료하고 각종 비행 테스트와 감항 인증(항공기의 안전 비행 성능 인증)을 통해 2029년 상용화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시프리스 CTO와 일문일답.

오퍼 시프리스(Ofer Shifris) 어반에어로노틱스 CTO가 시티 호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이신태PD

-전 세계가 UAM 개발에 뛰어들었다. 어반에어로노틱스가 개발 중인 시티 호크의 차별점은.

“어반에어로노틱스라는 사명에서 알 수 있듯 우리는 도심(Urban·어반) 속을 자유롭게 비행하는 UAM을 만드는 것을 지향한다. 우리 UAM 모델의 가장 큰 강점은 로터가 외부에 노출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안정적인 비행이 가능한데, 관련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UAM은 빌딩 사이를 비행할 때 외부 장애물과 로터가 부딪치면 대형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기체 내부에 로터를 탑재해 로터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 비행체 주변에 접근하는 사람들도 로터 때문에 다칠 위험이 없어, 사람들이 밀집한 장소에도 착륙하는 게 가능하다. 수송용뿐 아니라 하늘을 나는 앰뷸런스로도 활용이 가능한 이유다.”

시티 호크의 크기는 탑승 인원이 같은 다른 UAM 대비 4분의 1 수준이다. /어반에어로노틱스 제공

-기체 내부에 로터를 집어넣으면, 그만큼 탑승객이 탈 수 있는 공간도 줄어들지 않나.

“실제 탑승 인원과 기체가 차지하는 공간을 따졌을 때 시티 호크가 훨씬 경제적이다. 시티 호크 1대에는 승객 4명(조종사 포함 시 5명)이 탑승할 수 있다. 하지만 크기는 탑승 인원이 같은 다른 모델의 4분의 1수준이다. 향후 건물 옥상에 UAM이 착륙하는 시대가 올 텐데, 다른 UAM 모델 1대가 이착륙할 때 우리는 4대가 이착륙할 수 있다. 공급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소비자가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아울러 다른 모델에 비해 소음도 3분의 1 수준에 불과해 도심 비행에 최적화돼 있다고 본다.”

-언제쯤 상용화될 것으로 보이나.

“2029년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프로토타입(시제품)을 기반으로 연구개발(R&D)을 지속해, 2025년까지 기체를 완성할 예정이다. 이후 2027년까지 시험 비행을 통해 감항 인증을 받고 2029년까지 상용화를 완료하는 게 목표다.”

이스라엘 UAM 스타트업 어반에어로노틱스의 사무실에 개발 중인 시티 호크가 놓여 있다. /김우영 기자

-2029년이면 상당히 장기 프로젝트로 느껴진다.

“2029년이 멀게 느껴질 수 있지만, UAM도 일반 항공기와 같이 굉장히 까다로운 운항 증명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 UAM이 뜨고 내릴 수 있는 인프라(착륙장)를 구축하고, 각 비행체들을 관제할 시스템도 마련해야 한다. 우리는 그동안 안전한 비행체를 만드는 게 목표다.”

-많은 UAM 모델들이 동력원으로 리튬이온전지를 탑재할 전망이다. 현재 개발 중인 시티 호크는 어떤가.

“우리는 리튬이온전지 대신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할 계획이다. 이는 우리 모델이 기체 내부에 로터를 장착한 대신, 로터의 크기가 작을 수밖에 없어서다. 작은 로터가 큰 힘을 내기 위해선 굉장히 빠른 속도로 회전해야 한다. 그런데 일반 리튬이온전지로는 충분한 에너지를 낼 수 없다. 그래서 더 많은 에너지를 낼 수 있는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해야 한다.

이미 전 세계 많은 완성차 기업들이 수소자동차를 상용화했다. UAM에도 얼마든지 수소연료전지를 적용할 수 있다. 또 수소연료전지는 친환경적이다. 배출되는 부산물은 물밖에 없다.”

오퍼 시프리스(Ofer Shifris) 어반에어로노틱스 CTO가 지난 9월 8일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신태PD

-UAM 상용화의 이점은 무엇인가.

“이미 도심은 각종 교통 체증과 공해, 소음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UAM은 새로운 교통수단이 될 수 있다. 물론 처음에는 UAM의 도입 비용도 비싸고, 이용료도 일반 대중교통에 비해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사업가나 고위 공무원 등이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점점 인프라가 갖춰지고 대량 생산을 통해 UAM의 단가가 낮아지면 시장은 자연스럽게 성장할 전망이다.”

-한국 진출도 계획하고 있나.

“물론이다. 한국에서도 정부와 기업들이 UAM 개발에 적극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수소연료전지 기술 등 한국 기업과 협업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고 생각한다. 우리와 협업할 한국 기업이 있다면 언제든 연락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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