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오늘 당 창건일.. 김정은 대미·대남 메시지 나오나

김서연 기자 2022. 10. 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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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도미사일 몰아쏘기' 속 한달 잠행.. 올해 최장기 기록
작년엔 국방전람회서 "우리 안 건드리면 긴장 유발 없어"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북한이 최근 보름여 동안 이틀에 한 번 꼴로 탄도미사일을 쏴 올리며 한반도의 긴장을 끌어올렸다.

이런 가운데 한 달째 '잠행'을 이어온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10일 당 창건 기념일을 맞아 대외 메시지를 발신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9일까지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6차례,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1차례 등 총 7차례에 걸쳐 미사일 시험발사를 감행했다. 같은 기간 중 실시된 한미 및 한미일 군사훈련 등에 대한 반발 성격이 커 보인다.

특히 북한이 이달 4일 쏜 '화성-12형' 추정 IRBM은 5년 만에 처음으로 일본 열도 상공을 지나 태평양에 떨어졌고, 6일엔 황해북도 상공에서 전투기 8대와 폭격기 4대 등 군용기를 동원한 '시위성' 편대비행을 진행하기도 했다. 북한은 이번 제77주년 당 창건 기념일을 하루 앞둔 9일엔 올해 처음으로 '심야 시간대' 도발을 벌였다.

북한은 최근 연이은 도발을 두고 '한미의 군사 행보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북한은 최근 국방성 대변인 문답과 국가항공총국 대변인 담화, 외무성 공보문 등을 통해 자신들의 미사일 발사 등 행동에 대한 '정당성'을 강변했다.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8일 보도된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을 통해 연이은 미사일 발사는 "미국과 남조선(남한)의 극히 도발적이고 위협적인 합동군사연습에 우리 군대(북한군)가 정당한 반응을 보인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국가항공총국 대변인도 같은 날 담화에서 "우리의 미사일 시험 발사는 반세기 이상 지속돼오는 미국의 직접적인 군사적 위협들로부터 나라 안전과 지역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정상적이고 계획적인 자위적 조치"라고 주장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초대형 방사포.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이에 앞서 북한 외무성은 6일 '공보문' 형태로 "우린 미국이 조선반도 수역에 항공모함 타격 집단을 다시 끌어들여 조선반도와 주변지역의 정세 안정에 엄중한 위협을 조성하고 있는 데 대해 주시하고 있다"며 "미국과 일부 추종 국가들이 조선반도(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한미 연합훈련들에 대한 우리 군대의 응당한 대응 행동 조치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부당하게 끌고간 데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북한 외무성의 당시 공보문은 북한의 4일 IRBM 발사에 따라 소집된 유엔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 항의하기 위한 것이었으나, 동시에 '우리 군대의 응당한 대응 행동 조치'란 표현으로 그동안의 미사일 발사 사실을 간접적으로 확인한 것이기도 했다.

북한은 올 초까지만 해도 미사일 등 무기체계 시험이나 사격훈련 사실을 관영매체를 통해 대내외에 공개해왔으나, 5월 이후엔 이 같은 보도가 아예 사라졌다.

이런 가운데 북한군 최고 통수권자인 김 총비서는 연이은 미사일 발사에도 불구하고 공개석상에 모습을 감춘 지 오래다.

김 총비서는 지난달 9일 정권수립(9·9절) 74주년 기념행사에 참가한 방역부문 공로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한 것을 끝으로 북한 매체 보도일 기준으로 이달 9일 현재까지 29일째 공개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는 올 들어 가장 긴 잠행 기간이다.

김 총비서는 지난 2014년 '건강 이상'을 이유로 40일 간 잠행했고, 2021년엔 29일, 2019년엔 27일(보도일 기준) 간 그의 동정이 공개되지 않았다.

이처럼 김 총비서의 잠행이 길어짐에 따라 일각에선 북한이 최근 한미 등의 연합훈련을 즉각적인 맞대응이 필요한 '준전시 상황'으로 보고 일련의 미사일 도발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미연합 해상훈련. (해군 제공) 2022.9.29/뉴스1

한미 양국 군은 대북 억제활동의 일환으로 지난달 26~29일 나흘 간 동해상에서 연합 해상훈련을 실시한 데 이어, 같은 달 30일엔 일본 해상자위대까지 참여하는 대잠수함 훈련을 실시했다.

또 북한의 이달 4일 IRBM 발사 뒤 한미 양측은 공군 전투기를 이용한 연합 공격편대군 비행과 연합 지대지미사일 대응사격을 실시했고, 6일엔 다시 동해상에서 한미일 3국 해상 전력이 참여하는 미사일 방어훈련을 했다. 이어 7~8일엔 한미 해군 간의 해상 기동훈련이 이어졌다. 이들 해상훈련엔 미 해군의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도 참가했다.

북한은 이 같은 한미 등의 훈련 때문에 '한반도 정세에 긴장이 조성되고 있다'며 그 책임을 우리나라와 미국 측에 전가하고 있다. 따라서 김 총비서가 이날 당 창건일을 맞아 대외 메시지를 내놓는다면 이와 유사한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김 총비서는 작년 당 창건일엔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에서 한 연설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우리 측의 군비 증강 등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면서 "남조선(남한)이 한사코 우릴 걸고들지만 않는다면, 우리의 주권행사까지 건드리지 않는다면 장담하건대 조선반도의 긴장이 유발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우리 주적은 전쟁 그 자체이지 남조선이나 미국, 특정한 어느 국가나 세력이 아니다"는 말도 했다.

그러나 김 총비서는 올 4월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열병식에서 공세적 '핵 독트린'을 천명했고, 지난달엔 '핵무력 법제화'를 선포했다. 이 사이 북한은 2017년 이후 중단했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재개했고, 제7차 핵실험 준비도 마친 상태다.

김 총비서가 이날 당 창건일 계기로 잠행을 끝내거나 대미·대남 메시지를 발신한다면 11일자 관영매체 보도를 통해 그 내용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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