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가치 10년새 40% 하락, 외국인 근로자 “일본 안가”

“임금은 그대로… 메리트가 없다”
日, 건설·간호 인력 수급에 차질

일본 엔화 가치가 지난 10년간 40%나 하락(달러 대비)하면서 동남아 등 국가 출신의 해외 노동자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이 9일 보도했다. 일본의 임금은 늘지 않는 상황에서 엔화 가치가 급락하는 바람에 외국인 노동자들로선 자국 통화 기준으로 임금이 줄었기 때문이다.

엔·달러 환율이 24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지난 6일 닛케이와 NHK 등에 따르면 런던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약세를 이어가다가 장중 1달러 당 142엔대로 밀려나 1998년 이래 저가를 기록했다. 사진은 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정리하고 있는 모습. 2022.09.07./뉴시스

닛케이에 따르면 베트남 현지에서 건설기술자의 일본 진출을 돕는 비영리법인(NPO) MP연구회는 예년과 달리 올가을에는 일본 취업 희망자가 모집 정원에 미달할 전망이다. 지난 2019년만 해도 모집 정원 50명의 5배에 달하는 많은 베트남 젊은이들이 몰렸었다. 하지만 엔화 가치 하락과 함께 상황은 급변했다. 최근 2년간 엔화는 베트남 화폐(동)와 비교해 20% 이상 가치가 하락했다. 일본의 외국인 건설 기술자 임금은 월 20만엔(약 200만원) 안팎인데 베트남에서도 숙련 노동자는 월 2500여만동(약 150만원) 정도를 받기 때문에 일본까지 와야 할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베트남 하노이나 필리핀 마닐라 등의 비(非)제조업 분야 평균 임금은 아직 일본의 20~30% 정도에 머물지만 건설 기술자나 간호 인력 임금은 50~70%까지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외국인 노동자는 작년 172만명으로 전체 노동력 인구의 2.5%를 차지했다. 이는 10년 전의 2.5배 수준이다. 닛케이는 “일본이 경제 성장을 지속하려면 2040년까지 현재보다 약 500만명의 외국인 노동자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