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시대, 우리 바다는[기고/유희동]

유희동 기상청장 2022. 10. 10.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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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주도에서 자주 나타나는 남방큰돌고래가 동해안에서 발견돼 화제가 됐다.

동해안의 명물인 명태가 러시아 극동 해역으로 서식지를 옮기고, 온열대 어종인 참다랑어의 국내 어획량이 크게 늘어나는 등 해수 온도 상승으로 인해 어장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해수 온도와 해수면 고도 상승은 작게는 우리의 식탁을 변화시키지만 크게는 한 나라의 사활이 걸린 문제다.

해양 기후변화에 의한 해수면 온도 상승은 바다 위 대기를 불안정하게 변화시켜 파고를 상승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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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동 기상청장
최근 제주도에서 자주 나타나는 남방큰돌고래가 동해안에서 발견돼 화제가 됐다. 동해안의 명물인 명태가 러시아 극동 해역으로 서식지를 옮기고, 온열대 어종인 참다랑어의 국내 어획량이 크게 늘어나는 등 해수 온도 상승으로 인해 어장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해수 온도와 해수면 고도 상승은 작게는 우리의 식탁을 변화시키지만 크게는 한 나라의 사활이 걸린 문제다. 섬나라인 투발루는 기후변화로 인해 매년 해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인구 1000만 명 이상 메가시티의 75%가 해안가에 있다.

해양 기후변화에 의한 해수면 온도 상승은 바다 위 대기를 불안정하게 변화시켜 파고를 상승시킨다. 또 얼마 전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제11호 태풍 힌남노와 같은 초강력 태풍의 발생 확률을 높이기도 한다.

2021년 세계기상기구(WMO) 연례보고서는 기후변화에 따라 역대 최곳값을 기록한 기후변화 지표 4종을 ‘온실가스 농도, 해수 온도, 해수면 고도, 해양 산성도’ 등으로 발표했다. 이 중 온실가스 농도를 제외한 3종이 해양 요소에 해당된다.

해양의 기후변화는 우리의 대비가 무색할 정도로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됐다. 올해 초 기상청에서 발간한 ‘해양 기후 분석 보고서(1981∼2020년)’에 따르면 지난 40년간 전 지구 및 한반도 주변 해역의 해수 온도와 파고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기상청에서 1998년 해양 기상 관측 이래 여름철 해수면 온도 관측값을 분석한 결과 2021년과 2022년이 각각 역대 1, 2위를 차지하며 가장 높은 해수면 온도를 기록했다. 이러한 해양의 기후변화는 미래에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기에 적극적인 대응 노력이 필요하다.

이에 기상청에서는 선제적으로 전 지구 해양 기후변화 정보와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에 따른 해수면 온도, 해수면 고도, 해빙 면적과 표층 염분 변화에 대해 1850년부터 2100년까지의 월·연별 기후변화 전망을 제공하고 있다. 또 가까운 미래(2021∼2040년)부터 먼 미래(2081∼2100년)까지 한반도 주변 해역별 해양 기후변화 분석 전망을 발표했다. 고탄소 시나리오에서 먼 미래 한반도 주변 해역의 평균 해수면 온도가 4.5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전 지구 평균 해수면 온도 상승 전망값(3.7도)보다 0.8도 더 높은 것이다.

아울러 그동안 축적된 해양기상 관측 자료를 기반으로 해양의 기후 분석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2023년부터는 한반도 주변 해역의 고해상도 해양 기후변화 전망을 준비하고 있다.

해양은 대기보다 기후변화 현상이 적어 보이지만, 해양의 열용량은 대기의 약 4배에 달한다. 여기에 해양과 대기는 상호작용에 의해 에너지를 교환하고 있다. 그렇기에 해양에 대한 기후변화 위기 대응이 반드시 필요하다.

기상청은 기후위기의 시대, 해양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여기에 국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더해진다면, 우리는 기후위기로부터 삶과 터전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유희동 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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