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에.. 2030 '서울 아파트 영끌' 3년만에 최저

최동수 기자 2022. 10. 10.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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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030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이 대거 몰렸던 서울 노원구의 중계그린 아파트.

2030 매수세는 지난해 8월 한국은행이 2년 9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인상하고 금융권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강화되면서 위축되기 시작했다.

실제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약 1만5000채 규모의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3개 단지는 올해 8월 전체 전월세 거래(226건) 대비 월세 비중이 62.8%(142건)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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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매입, 2030 비중 35%.. 이자 부담에 1년새 6.8%P나 후퇴
"매수 문의 끊겨 사실상 개점휴업".. 1기 신도시 매입비중 상대적 높아
서울 월세 수요, 공급보다 많아져.. 잠실 '엘리트' 단지 월세비중 63%
지난해 ‘2030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이 대거 몰렸던 서울 노원구의 중계그린 아파트. 총 3481채 규모인 이 단지의 올해(1∼8월) 매매거래는 총 22건에 불과하다. 지난해 같은 기간(90건)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9일 현재 단지에 쌓인 매물은 78채로 막바지 매수세가 몰렸던 지난해 7월 말(31채) 대비 2배 넘게 늘었다. 전용면적 59m²는 지난해 8월 7억8000만 원의 신고가 거래 이후 현재 호가가 7억 원으로 떨어졌다. 인근 공인중개업소는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2030세대의 매수 문의가 뚝 끊겼다”며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고 말했다.

금리 인상으로 대출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2030세대의 매수세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 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는 데다 경기 침체 우려도 커지면서 집값 하락세와 월세 선호 현상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 금리 인상에 급격히 식은 2030 매수세

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1∼8월) 20,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건수는 총 4150건으로 전체 거래 건수(1만1866건)의 35.0%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41.8%)보다 6.8%포인트 줄었는데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9년(30.4%) 이후 3년 만의 최저치다. 2030의 전국 아파트 매입 비중도 지난해 같은 기간 31.1%였지만 올해는 28.4%로 하락했다. 2030 매수세는 지난해 8월 한국은행이 2년 9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인상하고 금융권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강화되면서 위축되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 추가 금리 인상으로 집값 하락이 본격화되자 매수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다만 1기 신도시는 정비사업 추진 영향으로 거래절벽 속에서도 2030 매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올해 1∼8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분당신도시) 아파트의 2030 매입 비중은 38.8%로 지난해 같은 기간(33.1%) 대비 상승했다. 일산 신도시가 있는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와 서구도 각각 42.5%, 43.9%로 전년 대비 매입 비중이 늘었다.
○ 대출 부담으로 월세 수요 커져

금리 인상으로 임대차 시장에서는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졌다. 전세자금대출을 추가로 받는 대신 오른 보증금만큼 월세로 돌리는 식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월세 수급지수는 100.1로 올해 처음으로 100을 넘겼다. 월세 수급지수가 100을 넘으면 시장에 월세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의미다. 월세 수요가 늘어나면서 서울 아파트 월세 가격은 8월 0.12% 상승하며 2019년 7월 이후 38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실제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약 1만5000채 규모의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3개 단지는 올해 8월 전체 전월세 거래(226건) 대비 월세 비중이 62.8%(142건)에 달했다. 지난해 8월 51.7%에서 1년 새 10%포인트 넘게 늘어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매수심리가 위축되고 월세 로 갈아타는 세입자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2030세대가 내 집 마련을 보류하거나 연기하고 있다”며 “금리 인하 시그널이 나오기 전까지는 매수세가 쉽게 살아나지 않고, 월세 수요도 계속 커질 것”이라고 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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