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핼러윈엔 ‘헌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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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말 파리 오페라 발레 내한 공연 때 지인 한 분을 만났다. 그런데 팔꿈치 안쪽에 큰 밴드를 붙이고 있어서 “건강검진 하셨어요? 아니면 주사?” 하고 물었더니 “헌혈을 했다”고 답했다. 평소 헌혈 자주 하시냐 했더니 3개월에 한 번 정도 한다고 했다. 꽤 오래 알던 분인데 ‘이런 멋진 분이셨다니’ 하고 속으로 감탄했다.
나는 대학생 때 개강일마다 헌혈했다. 한 학기를 시작하는 마음을 가다듬고자 택한 나만의 고유한 의식이었다. 대학 졸업 후에는 아쉽게도 하지 못했다. 자의 반 타의 반인데, 성의 부족으로 시간을 내지 못했거나 건강 등이 이유였다.
헌혈 전에는 사전 문진표를 꽤 꼼꼼히 작성해야 하고, 무엇보다 여러 조건이 맞아야 헌혈할 수 있다. 헌혈의 종류(전혈, 혈장, 혈소판 등)에 따라 나이 제한 범위도 다르고 체중, 혈압, 복용 약물, 수술 여부, 해외 체류 기간도 따진다. 지난번에 백신 접종 후 7일이 지나지 않아 헌혈을 못 했던 것처럼 최근에는 코로나 백신 접종 및 완치 후 경과일도 헌혈의 자격 조건으로 추가되었다.
코로나 상황으로 혈액 보유량이 감소하자 환자를 사전에 정해 피를 제공하는 지정 헌혈을 통해 혈소판 한 팩이 200만원에 거래되는 소설 ‘허삼관 매혈기’ 같은 이야기가 보도되기도 했다. 헌혈을 한번 하고 나면 ‘이미란님, 헌혈 가능일입니다’라는 독려 문자가 계속 오고, 추가된 사은품으로 유인하기도 한다.
매달 13일은 헌혈의 날이다. 피를 뜻하는 Blood의 첫 글자 B가 숫자 1과 3을 붙인 모양을 연상시켜 헌혈의 날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10월 31일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테마파크와 유통 업계를 중심으로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다. MZ 세대가 좀비 분장 등 오싹한 모습의 코스프레를 하며 즐기는 축제니 그 사이에 이렇게 헌혈 캠페인을 해보면 어떨까. ‘당신이 흘린 진짜 피, 소중한 생명을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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