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름대교 폭발사고 있은 지 몇 시간 만에..러시아, 우크라 민간지역 포격
최소 17명 사망..주택 70채 파괴
러시아 본토와 크름반도(크림반도)를 잇는 크름대교가 지난 8일(현지시간) 폭발사고로 붕괴한 지 수 시간 만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시 민간지에 포격을 가해 최소 17명이 사망했다.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크림대교 폭발이 일어난 지 몇 시간 후인 8일 밤과 9일 새벽 우크라이나 남동부의 자포리자시에는 미사일이 연속으로 떨어졌다. 자포리자시는 러시아가 지난달 합병을 발표한 우크라이나 내 4개 지역 점령지 중 하나인 자포리자 지역에 포함돼 있지만, 도시 자체는 우크라이나 통제하에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가 자포리자시를 포격해 최소 17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아나톨리 쿠르티우 자포리자시의회 비서관도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군의 미사일이 밤새 자포리자 일대를 타격했으며, 이로 인해 수십명이 다쳐 최소 40명이 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공격으로 개인 주택은 최소 20채, 아파트는 50채가 파괴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격은 크름대교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난 지 하루도 채 안 돼서 벌어졌다. 앞서 8일 오전 6시7분쯤 러시아 본토와 크름반도를 잇는 크름대교에선 대형 폭발사고가 발생해 다리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 크름대교는 러시아군이 크름반도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동·남부 점령지에 물자나 병력을 공급하는 데 쓰던 주요 보급로라 이번 폭발이 러시아엔 치명적인 타격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러시아는 크름대교 폭발사고의 배후를 우크라이나라고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다. AP통신은 최근 전세가 우크라이나군에 유리한 쪽으로 기울면서 러시아가 자포리자시를 여러 차례 공격해왔다고 전했다. 불과 이틀 전인 6일에도 러시아군이 자포리자시 주택가를 미사일로 타격한 뒤 최소 19명이 숨졌다.
한편 유럽 최대 원자력발전소인 자포리자 원전 인근에서도 포격이 잇따르면서 이날 발전소 내 원전 1기를 재가동하려는 계획이 중단됐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날 성명을 통해 전날 자포리자 원전 인근에 포탄이 떨어져 원전에 연결되는 750kV 전력선이 손상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가동을 멈춘 원전 6기 가운데 5호기를 재가동하려는 계획도 전력선이 복구될 때까지 중단됐다고 IAEA는 전했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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