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가치 '추락'..최근 3개월, 폭락한 파운드보다 더 떨어져

3분기 원·달러 환율 10% 이상 올라..내달 미 연준 추가 금리 인상 전망
블룸버그 "달러 인덱스 고공행진..달러 외 통화, 연내 반등 어려울 것"

최근 3개월 사이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 하락폭이 세계 주요국 통화 중 세 번째로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지난 7일까지 최근 3개월 사이 8.0% 하락했다. 지난 3분기만 보면 원·달러 환율은 6월 말 종가가 1298.90원에서 9월 말에는 1430.12원까지 올라 상승폭이 10.1%에 달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하고 있는 31개 주요 통화 중 달러 대비 통화 가치가 원화보다 더 떨어진 것은 아르헨티나 페소화(-15.2%)와 뉴질랜드 달러(-9.2%)뿐이었다. 영국 정부의 대규모 감세 정책 발표 후 폭락했던 영국 파운드화는 같은 기간 7.56% 절하됐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기조를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달러화의 강세도 지속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국의 고금리를 좇아 달러 수요가 늘고, 경기 둔화 우려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도 심화하면서 달러화 가치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은 지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3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아 정책금리(기준금리)를 연 3.00~3.25%까지 올렸다. 연준은 9월 FOMC 이후 공개한 점도표를 통해 올해 말 기준금리를 4.4%, 내년 말 기준금리를 4.6%로 높여 제시했다.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현재 112대인 달러인덱스의 4분기 상단을 116.80으로 전망했다. 달러 인덱스는 유로화, 파운드화 등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평균적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다. 다국적 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도 달러인덱스가 4분기 116.50∼117.00대로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4분기에 달러화 가치가 주요 통화 대비 4% 정도 추가 상승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지정학적 긴장이 이어지고 세계적 경기후퇴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여전하다”면서 “달러 이외 통화가 연말 전까지 지속해서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