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th BIFF] "마, 이게 영화제다"..돌아온 관객→되살아난 열기

김지혜 2022. 10. 9.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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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연예뉴스 | 부산= 김지혜 기자] 3년 만에 정상 개최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성공적인 부활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일 개막한 제27회 영화제는 오늘(9일) 5일 차를 맞이하며 반환점을 돌았다. 지난 2년간 상영작 축소, 거리두기, 띄어앉기 등으로 코로나19에 대비했던 부산국제영화제가 올해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리고 정상 개최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들이 곳곳에서 나타났다.

류준열, 전여빈의 사회로 축제의 서막을 올린 영화제는 4일 간 순조롭게 진행됐다. 개막을 앞두고 예매 시스템 오류로 빈축을 샀지만, 개막 후에는 예매와 상영이 순조롭게 이뤄졌다.

코로나19 기간 대폭 축소됐던 야외 행사들이 부활하며 영화제를 찾은 관객을 물론 부산 시민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영화의 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린 오픈토크, 무대인사 등은 수천석의 객석을 채우며 성황리에 진행됐다. 극장과 야외무대에 들어찬 관객은 영화제의 열기를 되살렸다. 관객 참여형 영화제로서의 강점이 비로소 되살아난 모습이었다. 유료 관객 수 집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예년과 비교해 20~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화제 초반 최고의 스타는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인 양조위였다. 양조위는 1990년대 '중경삼림', '화양연화', '해피 투게더' 등 왕가위 감독과 함께 한 영화들로 40~60대 관객들의 전폭적인 사랑을 받은 홍콩 배우다. 지난해 개봉한 마블 영화 '샹치와 텐링즈의 전설'을 통해 10~20대 젊은 팬들도 대거 증가했다.

2013년 이후 약 9년 만에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양조위는 비약적으로 성장한 부산국제영화제와 향상된 프로그래밍, 무엇보다 한국 관객들의 열렬한 사랑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시상이 있었던 개막식, 이튿날 열린 공식 기자회견, 3일 차에 열린 관객과의 대화와 오픈 토크는 모두 매진됐다. 양조위가 발걸음을 옮기는 곳은 모두 인사인해를 이뤘다.

특히 6일 국내외 취재진이 모인 기자회견은 팬클럽 행사를 방불케 할 만큼 뜨거웠다. 기자들은 너나 할 것이 손을 들며 양조위를 향한 질문 세례를 쏟아냈다. 배우들의 스타이자, 기자들의 스타로 군림하며 아시아 최고 배우의 위상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거장의 화제작이나 신작을 소개하는 갈라 프리젠테이션 섹션 초청작은 올해 '스칼렛'와 '노바디즈 히어로' 단 두 편뿐이었다. 예년보다 편수가 적어 아쉬움을 자아내지만 두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피에트로 마르첼로와 알랭 기로디는 직접 내한에 언론과 관객에게 작품에 관한 상세한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다.

올해 새로 신설된 두 섹션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대중적 화제가 될 한국 주류 대중 및 상업 영화 신작을 소개하는 '스페셜 프리미어' 섹션과 故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의 정신과 뜻을 기리기 위해 한국과 아시아감독의 신작들 가운데 우사작을 엄선해 수상하는 '지석' 섹션이다.

프로그램 측면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온 스크린' 섹션의 확대였다. '온 스크린'은 영화의 패러다임 전환에 따른 다양성을 수용하고 대중성 강화를 위해 지난해 신설된 섹션이다.

지난해에는 넷플릭스 '지옥', '마이네임', HBO ASIA '포비든'까지 총 세 작품에 그쳤다면 올해는 티빙 '욘더'·'몸값', 넷플릭스 '글리치', 디즈니+ '커넥트', 웨이브 '약한영웅Class1' 등 각 OTT별 작품 9편을 상영한다. 이에 따라 시리즈의 주역들이 부산을 찾아 무대인사와 관객과의 대화 등 각종 홍보 행사를 이어갔다.

OTT 섹션의 확대는 영화제가 전통적 가치관에서 벗어나 시대의 흐름을 받아들이는 유연한 움직임을 보여준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관객들에게 볼거리, 즐길거리를 다양하게 제공하는 측면에서도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

영화제 기간은 전통적인 영화계 비수기다. 개봉 일정에 따른 홍보 이슈 없이 배우들이 영화제를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부산국제영화제가 해마다 국내 배우 게스트 섭외에 어려움을 겪는 것도 그 이유다. OTT 상영 섹션을 강하면서 그에 따른 배우 초청까지 자연스레 이뤄질 수 있어 영화제 측은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고 있다.

영화제와 함께 정상 개최된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ACFM)도 성황리에 치러지고 있다. 전세계 48개국에서 온 1,059개 업체가 참여한 올해 ACFM은 참가 등록 인원이 2천 명을 돌파해 역대 최고 규모를 기록했다.

한국 영화 산업을 움직이는 대형 투자배급사와 제작사들이 주최하던 '○○의 밤' 행사도 부활했다. 칸 수상작 '헤어질 결심'과 추석 흥행작 '공조2:인터내셔날'로 '외계+인'의 흥행 참패를 만회한 CJ엔터테인먼트와 '범죄도시2'로 창립이래 첫 천만 돌파작을 내고, 이정재 감독 데뷔작 '헌트'까지 성공으로 이끈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은 첫 주말 영화인들과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비공식 파티를 열었다.

또한 올 여름 최고 흥행작 자리에 오른 '한산'팀과 올 겨울 개봉을 앞둔 '영웅'팀, OTT사인 티빙과 웨이브 등도 '○○의 밤' 행렬에 동참했다.

반환점을 돈 영화제는 후반부에도 다양한 상영작과 프로그램, 행사로 관객을 유혹할 예정이다. 올해로 2회차를 맞은 '액터스 하우스'는 올해 한지민으로 시작으로 강동원, 이영애, 하정우를 차례로 초대해 그들의 대표작과 연기관에 대해 직접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또한 올해 갈라 프리젠테이션 '노바디즈 히어로' 초청과 뉴커런츠 심사위원으로 활약하는 프랑스 작가주의 감독 알랭 기로디의 '마스터 클래스'도 후반부에 열린다.

또한 올해 타계한 누벨바그를 대표하는 영화감독 장 뤽 고다르를 추모하는 행사도 열린다. 뉴 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세르주 투비아나 유니프랑스 회장이 '고다르와 누벨바그'라는 제목의 마스터 클래스를 열고 장 뤽 고다르의 영화세계를 조명하고 추모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4일까지 열흘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CGV 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등 7개 극장 30개 스크린에서 계속된다.

ebada@sbs.co.kr

<사진 =백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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