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유승민, 당대표 출마 힘들 것" 당권 도전 견제구

짧은 당적 문제 삼은 김기현 향해 
"당선되면 공천 줘야 할 사람 많아"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안철수의 10년, 언론인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당대표 출마를 본격화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9일 당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과 김기현 의원을 향해 뼈 있는 말을 뱉었다. 유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힘들 것이라 본다"고 일축한 반면, 자신의 짧은 당적을 비판한 김 의원을 향해선 "뿌리가 깊을수록 공천 줘야 할 사람이 많다"고 맞받았다. 법원의 가처분신청 기각 결정으로 '이준석 리스크'가 해소된 여권에서 당권주자들 간 신경전이 본격 달아오르는 모양새다.

안 의원은 이날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에 출연해 "(유 전 의원은) 지난 번 경기지사 경선 때 50:50 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안 의원은 "당에서 신뢰를 얻지 못했다는 것을 본인도 알고 있다"며 "과연 (전당대회에) 출마를 해야 할 것인지, 조금 더 당원들의 신뢰를 얻는 데 힘을 쓸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 의원은 자신의 짧은 당적을 문제 삼은 김 의원을 겨냥해, 오히려 이 점이 장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어떤 분들은 제가 뿌리가 좀 약하지 않느냐고 말한다"며 "이 당에서 뿌리가 아주 깊은 분들은 당대표에 당선되면 공천을 줘야 할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라고 저격했다. 최근 김 의원이 자신을 향해 "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의 대표를 하셨던 분인데, 우리 당에선 아직 (당적에) 잉크도 채 안 말랐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 반박한 셈이다.

그러면서 안 의원은 '중도 확장성'과 '수도권 지역구'를 경쟁력으로 꼽으면서, 본인이 당 대표로서 적격이라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선거의 결과를 좌우하는 것은 중도"라며 "현역 정치인 중에 저만큼 (중도층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없다"고 단언했다. 또 "이번 선거는 수도권이 최전선이 될 것"이라며 "수도권에서 지휘관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 성남 분당갑을 지역구로 둔 안 의원이 유 전 의원(대구)과 김 의원(울산)보다 수도권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점을 짚은 것이다.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