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람 "감사원 文조사 반성, 우리도 윤 대통령 왕처럼 대해"

조현호 기자 2022. 10. 9.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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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싸서 문 전 대통령 무례 답변에 "조사하면 안되나, 왕이냐? 비판하면서도 논리꼬여"
윤 대통령은 독립성 언급하고, 참모는 감사원 사무총장에 문자 받아
"대통령이 시원시원하게 잘못 지적하고 감찰지시해야"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감사원의 서해공무원 피격사건 관련 문재인 전 대통령 서면질의 소동과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의 대통령실 수석 문자메시지 발각 사태를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부적절하다” “우리부터 윤석열 대통령을 왕처럼 대하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나와 주목된다.

국민의힘 혁신위원 겸 순천갑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천하람 변호사는 9일 오전 MBC 라디오 '정치인싸'에 출연해 이같이 비판했다.

감사원이 문 전 대통령측에 보낸 서면질의서에 문 전 대통령이 '무례하다'고 하자 권성동 김기현 의원 등이 '제왕 놀이 하느냐' '왕의 언어'라고 비판했다. 이를 두고 천하람 변호사는 “전직 대통령에게도 질의서 보내서 물어 볼 수 있다”며 “전직 대통령이 무슨 왕입니까. 필요하면 감사원에서 질의서 보낼 수 있다. 강제력이 있지도 않다. 그리고 거둬들였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도 천 변호사는 '유병호 사무총장이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에 '오늘 또 제대로 해명자료가 나갈 겁니다, 무식한 소리 말라는 취지입니다'라는 문자를 보낸 것과 관련해 “문자 보낸 것이 적절했느냐, 적절하지 않다. 문자를 왜 보내느냐. 감사원 독립 기구인데”라며 “이 두 번째 문제에서 우리 논리가 흔들리니까 감사원이 서면질의서를 보낼 수 있는데도 이 명분이 흔들렸다”고 비판했다.

천 변호사는 이 이슈가 보수 진영의 결집을 이뤄낼 수 있어도 중도층에 소구력이 없고, 문 전 대통령 반응에도 핫하지 않은 이유를 두고 “우리가 윤석열 대통령을 왕처럼 대하고 있어서”라고 규정했다. 천 변호사는 “윤 대통령 비판하면 징계를 한다고 하지 않나, 대통령한테 충성한다고 이××를 이 사람들이라고 하지 않나, 우리 스스로 대통령을 임금님처럼 만들면서 '전직 대통령은 임금님이 아닙니다', '물어볼 수도 있죠' 이러니까 이게 별로 앞뒤가 안 맞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천 변호사는 이어 “지금 감사원장을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하고 갔고, 독립성이 잘 유지될 수 있는 좋은 환경인데도, 사무총장이 수석이랑 좀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했다고 지적했다.

천 변호사는 윤 대통령의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6일 용산 대통령 집무실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에서 '유병호 사무총장과 이관섭 수석과 오고 간 문자 때문에 대통령이 말씀하신 감사원의 독립성 언급과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야당의 주장이 있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기자 질의에 “무슨 문자가 나왔다는 것은 정확히 파악해보겠습니다만 기사를 얼핏 보기엔 그것도 하나의 정부의 구성이기 때문에 아마 보도에 드러난 언론 기사에 나온 업무와 관련해서 문의가 있지 않았나 싶은데, 감사원 업무에 관여하는 것은 법에도 안맞고 그런 무리를 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감사원의 직무상 독립성이라는 것은 철저한 감사를 위해 보장되는 장치기 때문에 거기에 굳이 그 정도 관여할 만큼의 시간적 여유도 없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 겸 당 혁신위원인 천하람 변호사가 9일 오전 MBC 라디오 정치인싸에 출연해 감사원의 문재인 전 대통령 조사에 대한 국민의힘의 대응을 비판하고 있다. 사진=MBC 영상 갈무리

이에 천하람 변호사는 “윤 대통령도 '살펴볼 겨를이 없다(시간적 여유도 없다)', 이럴 게 아니고 '이런 건 부적절하니까, 앞으로 대통령실에서 감사원하고 연락 못하도록 하겠다'고 시원시원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천 변호사는 “화를 내는 것도 좋다”며 “시스템 문제나 우리 진영 내의 문제도 화를 내 주는 것도 좋다. 시원시원하게. 윤석열 표 공정이라는 것은 우리 편에게 더 엄격해야만 성립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도 이날 같은 프로그램에 나와 “권력은 5년이지만 대한민국 시스템은 계속돼야 한다”며 “공정과 정의와 상식으로 집권한 윤석열 대통령이 바로잡았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김준우 변호사는 지난 7일자 동아일보 사설을 소개하면서 “내가 삐딱한가 생각할 때 동아일보 사설을 본다”고 말했다.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출근길 문답에서 감사원의 문재인 전 대통령 서면조사에 “감사원은 대통령실과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기관”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면서 “그런데 뒤에서는 대통령실 수석과 감사원의 2인자이자 실세로 평가되는 유 총장이 감사와 관련된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았다니 겉과 속이 다르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감사원의 독립성과 중립성이 의심받지 않아야 그나마 논란을 줄일 수 있는 상황인데, 대통령실과 감사원은 완전히 거꾸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변호사는 “동아일보가 보수에 대한 걱정과 우려 이런 게 많다”며 “(윤 대통령이) 귀담아 들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근택 변호사도 같은 프로그램에서 “감사원은 중립성과 독립성이 보장된 기관이고 언급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대통령이 말했는데, 참모들은 감사원과 연락하고 있다”면서 “그러면 조치를 해야 한다. '너 그만두든지' 경고(라도)해야 하는데, 그대로 놔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감사원이 독립성 있고, 중립성이 보장 돼 있다고 말하니 대통령 말은 다 거짓말이구나 생각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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