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위기, 韓-중남미 손잡고 풀어봅시다"
최대 농산물 공급원인 중남미
미개발 농지 등 압도적 잠재력
단 온실가스 주범인 벌채 없이
친환경적으로 식량 증산해야
기술 가진 韓에 적극 역할 기대
최근 서울에서 열린 '2022 한·중남미 비즈니스 서밋'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베닝뇨 로페스 베니테스 IDB 부총재(사진)는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글로벌 경기 침체를 촉발한 복합위기 속에서 식량안보와 기후위기 문제 해결을 핵심 과제로 지목했다.
베니테스 부총재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식량안보 위기가 대두되는 지금 중남미는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식품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파라과이 재무장관 출신으로 2020년 말부터 미국 워싱턴DC IDB 본부에서 일하고 있다.
중남미는 전 세계 수출의 약 15%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식품·농산물 공급원이다. 미개척 농경지와 담수 자원을 갖춘 만큼 높은 잠재적 생산성을 지닌 지역 중 하나로 손꼽힌다. 이 같은 자원을 바탕으로 중남미는 국제 식품가격을 낮추는 등 식량시장을 안정시키는 동시에 한국은 물론 다른 나라 소비자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곳으로 평가받는다.
베니테스 부총재는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식량안보 위기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이미 온실가스 배출량의 18%를 차지하는 삼림 벌채를 늘리지 않고 있다"며 "식량 생산량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혁신과 더 높은 생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해당 분야에서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혁신 시스템을 보유한 한국이 새로운 디지털·미생물학 기술 등을 활용해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베니테스 부총재는 기후위기 해결 분야에서도 한국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그는 "많은 중남미 국가가 기온 상승과 홍수, 극한의 날씨 등 비슷한 기후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지난 수년간 재난·기후 분야에서 정책적 진전을 이뤄낸 한국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은 녹색개발을 위해 강력한 정책과 법적 기반을 마련한 나라 중 하나"라면서 "한국과 중남미 간 협력을 통해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모니터링·예측·평가 역량 등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한국에서 계속 비즈니스 서밋을 개최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기술, 혁신, 파트너십, 우정 등 모든 방면에서 한국은 매우 훌륭한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IDB의 투자운용기구이자 민간 지원 자회사인 IDB인베스트가 한국에서 담당할 역할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올해 기준 한국은 IDB인베스트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지난달 29일부터 이틀간 한국에서 진행된 한·중남미 비즈니스 서밋에는 220여 개 중남미 기업이 참여했다. 이번 일정 동안 한국 기업과 중남미 기업 간 비즈니스 미팅은 약 320건이 성사됐다.
[박민기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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