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물가 21년만에 최대 상승.. "인플레이션 전부문 확산"

황지윤 기자 2022. 10. 9.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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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고물가 기조 이어질 듯

고공 행진하던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8~9월 두 달 연속 소폭 꺾였지만, 한번 오르면 쉽게 떨어지지 않는 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2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물가도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고물가 추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서비스 물가 지수는 106.53(2020=100)으로 1년 전보다 4.2% 올랐다. 상승률로는 2001년 10월(4.3%) 이후 2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2020년 0%대에 머무르다가, 지난해 중순 2%대로 오르더니 올해 7월 4%로 약 14년 만에 4%대를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서비스(집세·공공 서비스·개인 서비스)의 절반 이상 비율을 차지하는 ‘개인 서비스’ 물가가 6.4% 올라 1998년 4월(6.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개인 서비스 중 ‘외식’ 물가가 9% 상승해 1992년 7월(9%) 이후 3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햄버거(13.5%), 갈비탕·김밥(12.9%), 짜장면(12.2%), 해장국(12.1%) 등이 많이 올랐다.

서비스 항목 148개 중 124개(83.8%)가 1년 전보다 올랐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폐지와 일상 회복 영향으로 국내 단체 여행비(24.7%), 국제 항공료(18%), 여객선료(15.6%), 국내 항공료(11.5%) 등 여행 관련 품목이 많이 올랐다.

서비스 물가 오름세는 석유류와 농산물에서 시작된 물가 상승 압력이 전 부문으로 확산됐다는 뜻이다. 변동 폭이 큰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 물가 상승률은 4.5%로 2009년 3월(4.5%) 이후 가장 높다. 근원 물가 상승률은 지난 5월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4%대다. 최근 물가 상승이 단기적이고 계절적인 요인이 아니라는 뜻이다.

농산물, 석유류 가격이 뛰자 가공식품 가격이 오르고 그 여파로 외식비와 외식 제외 서비스 가격까지 줄줄이 오르는 연쇄 작용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 종합 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가 많은 가공식품 32개 중 22개 품목의 가격이 전월보다 올랐다. 한 달 새 고추장 가격은 11.7%, 콜라는 9.6% 올랐다. 참치 캔(5.9%), 마요네즈(5.1%), 라면(4.8%), 수프(4.6%), 어묵·즉석밥(3.1%) 등도 전월 대비 상승 폭이 컸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5%대 이상의 고물가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산유국들의 하루 200만배럴 감산 결정으로 유가가 다시 오를 수 있고, 고환율이 수입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가 정점을 지났다고 단언하기 어렵다”면서 “고환율로 물가 상승 압박이 크고, 서비스 물가 상승으로 국민이 체감하는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물가 상승률을 5.3%, 연간 물가 상승률을 5%로 전망했다.

9월 서비스 물가 상승속에 외식 물가 상승률이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9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음식점 앞에 음식 메뉴 가격이 게시돼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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