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해상풍력사업 주도 교수 인건비 횡령 의혹..경찰 조사나서

박용근 기자 2022. 10. 9.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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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해상풍력단지 조감도. 새만금개발청 제공
해당 교수 “운영 참여하지 않고, 현금카드나 통장 받은 적도 없다. 돈을 못 받자 공격하는 것”
전북경찰청은 고발장 받아 참고인 조사 중

전북지역 국립대의 A교수 일가가 대주주로 등재된 해상풍력 회사가 중국계 기업에게 새만금 방조제 내측 해상풍력사업권을 넘겼다는 의혹이 국회에서 제기된데 이어 경찰에 이 교수가 차명계좌를 만들어 인건비를 횡령했다는 고발장이 접수돼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9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A교수에 대한 고발장이 접수돼 참고인을 소환해 조사를 벌이는 중이다. 경찰은 A교수가 지난해 11월 국내 해상풍력 사업에 함께 참여한 전북 김제시의 한 회사 임직원에게 통장과 현금카드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한 뒤 현금을 빼 갔다는 고발인의 주장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회사는 국내 해상풍력 사업 연구용역에 참여한 업체다. 고발장에는 지난해 이 임직원의 계좌에서 6차례에 걸쳐 수백여만원의 돈이 입출금됐고, 올해도 5차례 입출금됐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교수 가족이 실소유주인 B사가 참여한 ‘서남권해상풍력발전단지개발(2.4GW)사업’ 용역에서도 조사원들에게 지급한 인건비가 횡령된 의혹이 있다는 고발 내용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용역은 전북도가 발주처로 사업비는 32억원 규모다.

고발 내용을 보면 이 용역에서 B사는 국립대 대학원생들을 용역 과제 조사원으로 등재하고 인건비를 당사자들의 계좌로 이체했다. 이 가운데 일부 조사원들이 B사로부터 입금받은 인건비 중 일부를 현금으로 인출해 같은 대학원생인 C씨에게 전달했다는 정황이 제기됐다. 경찰은 이 돈이 최종적으로 누구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해서도 수사 여부를 검토 중이다.

용역에 참여한 한 조사원은 경향신문에 “A교수의 연구실에서 근무하는 C씨로부터 ‘교수님과 얘기가 됐으니 돈을 인출해 가져오라’는 얘기를 듣고 지난해 6개월간 조사원으로 참여해 받은 1570여만원중 600만원을 제외한 970여만원을 C씨에게 현금으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 국립대 소속으로 국가공무원인 A교수가 4개의 직무 관련 회사를 만들어 가족들이 운영토록 하면서도 총장의 겸직 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것도 논란거리다. 해상풍력 전문가인 A교수는 이 회사들의 지분을 모두 갖고 있으나 대표는 친형, 동서, 친동생 등을 내세웠다.

국가공무원법은 공무원은 공무 외에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소속 기관장의 허가 없이 다른 직무를 겸할 수 없고, 다른 직무를 겸하려면 소속 기관장으로부터 사전 허가를 받도록 했다.

반면 대학 측은 임원 등재가 되어 있지 않아 겸직신고 대상으로 판단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 대학 관계자는 “당사자가 겸직신고를 하기 전에는 대학본부에서 구체적인 상황을 알 수는 없다”면서 “A교수의 경우를 살펴본 결과 대표이사 등 임원에 등재돼 있기 않기 때문에 주식 소유만으로는 겸직신고 대상으로 볼 수 없다는 판단을 했다”고 밝혔다.

A교수는 최근 국회와 고발장 등을 통해 제기된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A교수는 “회사 운영에 전혀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겸직신고 자체가 필요 없고, 차명계좌 의혹 역시 현금카드나 통장을 받은 적이 없다. 회사를 협박해 돈을 못 받자 공직에 있는 나를 공격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A교수는 이어 “세상이 어느 시대인데 교수가 제자들에게 돈얘기를 할 수 있겠느냐. 제자들을 조사원으로 계약한 사실은 전북도청과 업체간 협약에 의해 진행되는 일이어서 나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서 “산학공동연구를 위해 30억원을 들여 연구소를 건립하고 교육부에 기부채납했는데 제자들에게 돈을 받는다는게 이해가 되는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지난 4일 낸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새만금 방조제 내측 해상풍력 사업권을 가진 SPC(특수목적법인) 더지오디(주)가 최근 태국계 기업인 (유)조도풍력발전으로 사업권을 넘기며 총 5000만 달러(약 717억원) 규모의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유)조도풍력발전의 모회사는 (주)레나로, 레나의 대표는 중국 국영기업인 차이나에너지 그룹의 한국지사장이다. 박 의원은 “새만금 해상풍력 사업권 일부가 중국계 기업에 넘어갈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번 계약으로 더지오디(주)는 자본금 대비 7400배가 넘는 이익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더지오디(주)도 A교수와 가족들이 84%의 지분을 소유했고, 대표는 A교수의 동서 박모씨다.

박용근 기자 yk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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