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소비 촉진 운동' 농협중앙회 구내식당도 쌀 사용량 줄었네
‘쌀의 날’(8월 18일)에 쌀 증정 행사를 열고, ‘가래떡 데이’(11월 11일)에 떡 이모티콘을 배포하는 등 전 국민 대상으로 쌀 소비 촉진 운동을 벌이는 농협이 실은 쌀 소비에 인색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최근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2017~2021년) 농협중앙회 및 농협계열사 구내식당에서 쌀 소비량이 매년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하네요. 쌀 소비 촉진에 앞장서면서 정작 농협 직원의 쌀 소비는 줄어드니 ‘겉과 속이 다르다’는 것이 어 의원실의 주장입니다.
농협중앙회 구내식당의 2017년 쌀 소비량은 2만4160kg이었는데 작년 1만8100kg으로 25.1% 줄었습니다. 직원 수는 같은 기간 1075명에서 1115명으로 3.7% 증가했지만, 쌀 소비는 오히려 감소한 것이죠.
계열사인 NH농협은행도 직원 수가 2017년 1921명에서 작년 2336명으로 5년 새 21.6%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쌀 소비량은 1만9200kg에서 1만4400kg으로 되레 25% 줄었습니다. NH농협손해보험의 구내식당 쌀 소비량도 2017년 대비 약 40% 넘게 감소했다고 하네요.
어기구 의원은 “농민의 이익과 목소리를 대변해야 할 농협이 본분을 망각했다. 쌀 소비 촉진이라는 구호만 외칠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쌀 소비를 어떻게 늘릴지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쌀 소비가 줄어드는 것은 농협만의 일은 아닙니다. 우리 국민들의 쌀 소비 자체가 해마다 감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2017년 61.8kg에서 작년 56.9kg으로 7.9% 줄었습니다. 전 국민의 쌀 소비가 줄고 있는데, 농협 직원들이 구내식당에서 쌀밥을 덜 먹는다고 대놓고 비난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의원실의 지적은 겸허히 받아들여야겠지만, 농협 한 곳의 쌀 소비를 늘리기보다는 전 국민의 소비 트렌드를 바꿀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쌀 소비 촉진 아이디어를 내놓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국민의 쌀 소비 경향이 바뀌면, 다른 곳을 포함해 농협 구내식당의 쌀 소비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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