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독감에 메타뉴모까지..영유아 호흡기 바이러스 유행 급증

민서영 기자 2022. 10. 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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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무료 예방접종이 시작된 지난달 21일 광주 북구 미래아동병원에서 아기가 독감 주사를 맞고 있다. 연합뉴스

독감(인플루엔자) 의심 환자 수가 일주일 사이 45% 늘어났다. 1~6세 영유아 의사환자가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6~12개월 사이 영아 사이에서 주로 전파되는 메타뉴모 바이러스가 가장 크게 유행하고 있어 영유아의 감염예방을 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관리청이 지난 6일 공개한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소식지’를 보면, 올해 40주차(9월25~10월1일) 독감 의사(의심)환자 분율은 외래환자 1000명당 7.1명이다. 전주인 39주차(9월18~24일) 4.9명보다 44.9% 늘어났다. 최근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은 36주차 4.7명, 37주차 5.1명, 38주차 4.7명 등으로 한동안 이번 절기 유행 기준인 4.9명 전후 수준을 기록하다 40주차 들어 급증했다.

영유아 사이에서 의사환자 분율이 높았다. 1~6세 연령대의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은 12.1로 유행기준의 2.47배에 달했다. 전주(7.9명)보다 52.2% 많이 늘어났다. 다음으로는 19~49세가 9.1명으로 평균보다 높았으며, 0세(3.5명), 7~12세(5.2명), 13~18세(6명), 50~54세(3.9명), 65세 이상(3명)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방역당국은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이 이번 절기 유행 기준을 넘어서자 지난달 16일 3년 만에 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통상 국내에서 독감은 11월~4월에 유행하는데, 지난 2년간은 유행하지 않았다. 거리두기 등 강력한 방역이 코로나19뿐만 아니라 독감 등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 유행까지 막은 것이다. 올해는 방역이 완화되면서 일찍부터 독감 유행이 시작됐다.

영유아는 최근 2년간 독감 등 호흡기 바이러스가 유행하지 않아 면역이 없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와 독감이 함께 유행하는 ‘트윈데믹’을 넘어 독감 외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도 함께 유행하는 ‘멀티데믹’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40주차 바이러스성 급성호흡기 감염증 환자는 940명으로 전주(896명)보다 늘어났는데, 이 중 메타뉴모 바이러스가 296명(31.5%)으로 가장 많았다.

메타뉴모 바이러스는 6~12개월 사이 유아 사이에서 주로 전파되는 계절성 호흡기 바이러스다. 기침과 발열 등 감기와 유사한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다. 주로 코, 목 등 상기도 감염이 나타나지만 모세기관지나 폐렴 등 하기도 감염으로 이어지는 예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메타뉴모 바이러스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건도 신고되지 않았는데 올해는 영유아 사이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여러 호흡기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어 당장 독감백신 접종부터 서두르라고 조언한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지난 9월16일 3년 만에 독감 유행주의보가 발령됐고 면역이 감소하는 겨울철 코로나가 다시 유행할 수도 있다”며 “환기와 손 씻기 등 일상에서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백신 접종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가을·겨울철 재유행에 미리 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9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만7654명으로 일요일 발표 기준으로 재유행 초기인 7월3일(1만37명) 이후 14주만에 가장 적었다. 재원중 위중증 환자는 305명, 신규 사망자는 29명이다. 코로나19 유행이 감소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오는 11일부터 방역당국은 개량(2가)백신을 이용한 동절기 추가접종을 시작한다. 12일부터는 7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독감 접종이 시작된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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