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창욱과 말 연기 했었는데"..남태훈, '당소말' 최고의 아웃풋 [인터뷰 종합]

장우영 2022. 10. 9.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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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장우영 기자]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 속 강렬한 눈빛과 얼굴로 깊은 인상을 남긴 배우 남태훈, 하지만 그는 ‘웃상’에 ‘웃수저’였다. 촬영이 끝난 뒤 머리를 살짝 기른 상태에서 OSEN과 만난 남태훈은 청춘 소설에서 볼 법한 소년미 넘치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반전 매력으로 다가온 남태훈, 그의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소속사 글로리어스 엔터테인먼트 포스트에는 ‘그냥 봐도 연기 잘하게 생긴 사람 남태훈’이라는 게시물이 있다. 2022년 첫 포스트의 주인공이 된 남태훈에 대한 글로, ‘검은 태양’에서 전홍식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남태훈을 조명하는 내용이 담겼다. 탄탄한 연기 내공을 지니고 있는 남태훈의 다채로운 모습이 담겼고, ‘성지’를 예언했다. 그리고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을 통해 이 게시글은 많은 사람들이 성지순례처럼 다녀가는 곳이 됐다.

남태훈은 지난달 29일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극본 조령수, 연출 김용완)에서 장석준 역으로 열연하며 시청자들과 만났다.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은 삶의 끝에 내몰린 위태로운 청년이 호스피스 병원에서 사람들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는 힐링 드라마다. 지난달 29일 16회를 끝으로 막을 내린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은 최고 시청률 3.6%(1회, 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매주 수, 목 밤을 힐링으로 물들이고 따뜻한 여운을 안겼다.

남태훈은 극 중 장석준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윤겨레(지창욱)과 같은 보육원 출신으로 다혈질에 날카롭고 예민한 성격을 가진 인물. 독립영화와 연극 무대에 오르며 탄탄한 연기력을 쌓아온 남태훈은 강렬한 비주얼에 걸맞은 파격 변신과 장석준의 복잡한 감정선을 열연으로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높이고 시선을 집중시켰다.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에서의 장석준의 모습과 달리 머리를 길렀고, 몸에 그려진 타투도 없는 남태훈은 최근 OSEN과 가진 인터뷰에서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은 내 필모그래피 중에서 진짜 인생 캐릭터라고 생각되는 인생 작품이었고, 첫사랑 같은 작품일 것 같다. 모두가 열심히 해서 이야기를 잘 만들어냈고, 우리가 전하고자 하는 그 가치가 전해졌다고 생각한다. 그런 가치 있는 작품이 됐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처음으로 싫증 느껴보지 않은 연기”

독립 영화와 연극을 시작으로 드라마 ‘가면’, ‘유령을 잡아라’, ‘달리는 조사관’ 등에서 활약하며 얼굴을 비춘 남태훈은 ‘검은태양’에서 지령을 받고 내려온 특수부대 출신의 탈북자 전흥식 역으로 남궁민(한지혁 역)을 제거하기 위한 민첩한 몸놀림과 화려한 액션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단국대학교 연극영화과 출신인 그는 어떻게 연기를 시작하게 됐을까.

남태훈은 “고3 때 개그맨 서승만이 하는 극단에 들어가서 연기를 하게 됐다. 대학교 준비를 해야 할 때고 공부는 잘 못했어서 실기로 승부를 볼 수 있는 걸 찾다가 친구가 다니고 있다는 극단에 들어가서 연기를 처음 배우게 됐다. 입시 성적이 좋아서 연극 영화과에 진학하게 됐다”며 “학교에서 선배 한 분과 교수님께서 내가 놀고 있으면 잡아가다 작품 시키고, 작업시키고 연습시키고 했는데,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연기에 더 스며들게 됐다. 원래 싫증을 금방 느끼는 스타일인데 연기는 처음으로 싫증을 안 느낀 일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바로 배우로 데뷔해 얼굴을 알리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같은 대학교 같은 과 동기였던 지창욱이 현재 많은 사랑을 받는 대세 배우라는 점에서 남태훈은 꽤나 먼 시간을 돌아왔다.

남태훈은 “생활적으로 힘든 건 없었다. 자취 할 때만 조금 힘들었지, 그 이후로는 집에서 생활해서 밥은 먹을 수 있는 환경이었다.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아르바이트도 되게 많이 했다. 연극영화과 나오고 배우가 꿈인데 아르바이트하면서 ‘내가 여기서 뭐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나는 내 인생이 더 중요하지 배우를 빨리 해야 된다는 스트레스 때문에 내 더 큰 인생을 망치지 말자고 생각했다”며 “그 이후로 긍정적인 생각을 더 하게 됐고, 크게 힘들다는 생각을 안 하려고 했다. 원래도 긍정적인 마인드였지만 좀 더 현실적으로 바뀌었다. 막연한 기대보다는 진짜 지금 할 수 있는 걸 하자는 마인드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무대 작업, 서핑 숍 아르바이트는 물론, 생동성 검사까지 아르바이트로 했다는 남태훈. 그는 “졸업 후에도 꾸준히 (연기를) 계속하려고 했는데 배우라는 직업이 누군가에게 선택을 받아야 하는 직업이니까, 조금씩 조금씩 내 걸음으로 계속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촬영 3일 전 삭발 감행”

자신만의 속도로, 천천히 계속해서 걸어 온 남태훈은 다수의 작품에서 다채로운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고,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에서 장석준 역으로 열연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그는 첫 등장부터 짧은 머리와 양팔에 문신을 새긴 채 교도소 앞에서 등장했고, 돈을 가지고 사라져버린 윤겨레를 찾아다니며 분노, 궁금증과 기대감을 높였다.

남태훈은 장석준을 연기하기 위해 굉장히 많은 노력을 쏟았다. 그는 “깡패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감독님도 걱정이 많으셨다. 원래 성격과도 반대되는 캐릭터라서 좀 많이 힘들었다. 그래서 감독님이 많이 웃지 못하게 하셨고, 긍정적이고 활동적인 원래 성격과 다르게 내 스스로 자제한 것도 있다”고 말했다.

남태훈은 “오디션을 봤을 때는 감독님이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덩치도 크고 날카로운 걸 원하신 것 같았다. 안 될 줄 알았는데 한번 더 보자고 하셨고, 진짜 장석준 역을 연기하고 싶어서 일주일 동안 먹고 운동해서 5kg을 찌웠다. 셀프로 팔에 타투 스티커도 붙이고 감독님을 만났는데 좋게 봐주셨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남태훈은 왜 장석준을 꼭 연기하고 싶었을까. 그는 “4화까지는 그렇게 다양한 면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9화까지 보니까 단순한 인물이 아니었다. 그래서 너무 하고 싶었다”며 “감독님께서 제가 너무 신인이라 조금 불안하기도 하지만 태도가 너무 좋고, 도전을 해보고 싶다고 하셨다. 나도 오디션을 보고 좋게 봐주셨구나 싶었고, 떨어져도 아쉬운 건 없다고 생각했는데 나를 장석준 역으로 캐스팅한다고 하셔서 너무 행복했다”고 말했다.

▲ “감독님과 말은 없었어도 증명해야 한다는 게 있었어요.”

오디션에 붙었으니, 이제 제대로 장석준 캐릭터에 파고 들어야 했다. 남태훈은 “깡패라는 직업의 이미지가 굉장히 강하게 다가와서 강해 보여야 하고 거칠게 보여야 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그래서 연기도 되게 세게 하려고 했는데 그러다보니까 연습할 때 모습이 어린 아이가 센 척 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촬영 3일 전에 삭발을 감행했다. 외형적으로 캐릭터에 접근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방식이 처음이었지만 그래도 잘 맞았던 것 같다. 이런 방식도 있다는 걸 이번 작품을 통해 배웠다”고 말했다.

이어 남태훈은 “장석준의 감정이 되게 다채로운데, 행동의 이유나 그런 것들이 되게 명확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작가님이나 감독님과 이야기할 때 어떤 논쟁이 없었다. 좀 더 석준스러운 게 뭘까, 석준스러운 표현 방식이 뭘까라는 걸 고민했고, 감정선에 대한 혼란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렇게 장석준이 된 남태훈. 그를 캐스팅한 김용완 감독의 도전은 성공이었다. 남태훈은 “처음부터 조금 감독님이랑 서로 걱정이 많았다. 솔직히 저도 지금 하기에는 큰 역할을 받아서 기적이라고 생각을 했다. 처음 리딩할 때부터 감독님과는 말은 하지 않았어도 ‘우리가 증명해야 된다’라는 게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증명했다라는 뉘앙스로 이야기를 해주셨다”며 “또 감독님께서 ‘방법’이라는 드라마를 연출하시면서 김신록 배우님을 캐스팅하셨고, 김신록 배우님이 그 이후 주목을 받고 잘 된 것처럼 저도 그런 배우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남태훈은 “나는 증명을 잘 해냈다기보다는 아쉬운 게 보인다. 많은 배우들도 그렇겠지만 항상 아쉬운 부분들이 먼저 보이고, 자책하지 않으려 하지만 아쉬운 부분이 항상 먼저 보이는 것 같다”며 “연기도 항상 선택의 순간이기 마련인데, 이때 이렇게 했으면, 저때 저렇게 했으면이라고 생각하면서 보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는 것 같다”고 밝혔다.

▲ “말 연기하던 지창욱과 사람 연기, 감상에 빠졌죠.”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이 남태훈에게 의미 있는 건 지창욱이 있어서다. 같은 소속사 배우이기도 하지만, 남태훈과 지창욱은 단국대학교 연극영화과 동기다. 졸업 이후 다시 한 작품에서 만나 호흡을 맞췄다는 것만으로도 두 사람의 인연이 보통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남태훈은 “대학교 1학년 때 같이 공연을 했다. 어떤 작품에서 우리 둘 다 말 역할을 했었는데, 말 역할을 하던 우리가 15년을 돌아 다시 만나 연기를 한다면서 감상에 빠졌었다. 묘한 기분이 들기도 하면서 의지를 많이 했다. 내가 경험이 많이 없어서 지창욱이 많이 배려를 해줬고, 많이 배우면서 연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남태훈이 연기한 장석준에게는 윤겨레라는 인물과 호흡도 있지만 하준경(원지안)과 호흡도 있었다. 하준경을 향한 순애보를 보여주면서 단순히 장석준이 날카롭고 예민한 성격만 가진 아닌 인물이라는 걸 보여줄 수 있었다.

남태훈은 “원지안과 첫 장면을 찍은 뒤 걱정할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 호흡이 잘 맞았고, 갈수록 더 잘 맞았다”며 “원래 나는 작품 시작할 때 배우들과 친해지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원지안과는 오히려 그렇게 하지 않았다. 장석준과 하준경이 대립하다가 나중에 연결되기 때문이었다. 초반에는 장석준과 하준경의 관계를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그랬다면 나중에는 자연스럽게 친해지면서 그런 케미스트리가 데이트신에서 나온 게 아닌가 싶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남태훈은 “데이트 할 때 에피소드보다 뽀뽀신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는다. 진심이 아닌 키스로 하준경이 장석준을 덮치는 거였는데, 너무 세게 부딪혔다. 크게 다치지 않은 것 같았는데 촬영 잘 마치고 점심 먹으러 갔는데 갑자기 코피가 난 적이 있다. 코가 부딪혀서 그랬던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 “항상 초면인 배우가 되고 싶다.”

‘검은태양’에 이어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주목을 받게 된 남태훈. 연극, 드라마, 영화 등 매체는 물론 장르도 가리지 않으며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그는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을까.

남태훈은 “큰 걸 바라는 성격이 아니다. 조금씩 조금씩 성장했으면 좋겠다. 도전하고 발전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편하게 오래 연기하는 배우가 내 소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한 남태훈은 “항상 초면이었으면 좋겠다. 이 작품에선 이 모습, 저 작품에서는 저 모습으로 보이면서 ‘이 배우가 그 배우야?’라는 반응을 얻고 싶다. 그런 배우가 되는 게 목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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