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3% 째깍째깍..한은, 12일 빅스텝 가능성

이희조 2022. 10. 9.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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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약세·고물가에 금리인상 유력
"인상 필요하나 가계부채 폭증 우려"
대출이자 부담 커져 내집마련 포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한국은행이 오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빅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달러당 원화값 하락세가 계속되는데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로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할 경우 서민들의 부담이 가중된다는 우려도 크다. 기준금리 인상은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지는 만큼 '영끌'로 집을 사려던 이들이 이자 부담 때문에 내집 마련을 포기하는 사례가 쏟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하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2.5% 수준인데, 이를 연 3.0%까지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7~30일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전원이 금리가 오를 것이라고 봤다. 이 중 대부분인 89%는 0.5%포인트 인상을 예상했다.

빅스텝이 유력한 이유 중 하나는 원화 약세다. 달러당 원화값은 지난달 28일 장중 1444.2원까지 떨어지면서 1450원 선에 근접했다. 이는 장중 고가 기준으로 2009년 3월 16일(1488.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치였다.

원화값은 다른 통화 가치보다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달러당 원화값은 지난 7일까지 최근 3개월간 8.0% 급락했다. 31개 주요 통화 가운데 달러 대비 가치가 원화보다 더 떨어진 것은 아르헨티나 페소화(-15.2%)와 뉴질랜드달러(-9.2%)뿐이었다. 한은이 빅스텝을 밟으면 미국과의 금리 격차를 좁혀 국내 자본 유출을 억제해 원화값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고물가 상황도 빅스텝 가능성을 점치게 하는 요소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에 비해 5.6% 오르며 두 달 연속 5%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상승률이 6%대로 올라선 올 6·7월에 비하면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다. 한은은 5% 이상 고물가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고물가의 고착화를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게 한은의 입장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빅스텝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지난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기본적으로 5% 이상 고물가가 유지되는 한 무엇보다 물가 안정이 가장 중요한 목표임을 강조해왔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원화값·물가 관리를 위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은 필요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찮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출을 통해 집을 사기가 한층 어려워지고 가계부채가 폭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앞으로 미국이 금리를 계속 추가로 올리면서 한은도 기준금리를 수차례 더 높일 가능성이 크다"며 "기준금리 인상이 지속되면 대출로 집을 사려는 서민들의 부담이 커지고 가계부채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면 정부는 세금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 서민금융 확대나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전환되는 범위 확대 등 보완책을 미리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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