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것의 시대가 왔다"…오디오·LP 등 대세는 '아날로그 감성' [이슈+]

김수영 2022. 10. 9.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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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것'의 시대가 왔다.

유진영 감독은 "아날로그, 라디오만이 줄 수 있는 감성이 있고 그걸 그리워하는 세대가 있다. 또 MZ세대는 효율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라디오는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매체"라며 오디오 플랫폼이 '세대 연결'이라는 특장점을 바탕으로 인기를 얻었다고 생각을 밝혔다.

영화 '친구', '극비수사' 등을 히트시킨 곽경택 감독은 네이버 바이브를 통해 오디오 무비 '극동'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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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콘텐츠·LP 등 '레트로 붐'
오디오북 외에 영화·드라마도 인기
가요계선 LP 발매·리마스터링 시도 잇따라

'옛것'의 시대가 왔다. 트렌드를 주도하는 MZ세대들이 레트로 감성에 빠져들고 있다.

지니뮤직, 밀리의서재는 지난 6일 오디오 드라마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를 공개했다.

배우 오연서·이주혁은 주연을 맡아 목소리만으로 연기에 도전했다. 이들은 "목소리만으로 감정을 표현한다는 점에서 고민이 있었다"면서도 오디오 드라마의 매력에 대해 "집중하고 상상하며 듣기 좋은 것 같다"고 밝혔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멘트와 음악에 귀를 기울이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듣는 콘텐츠'는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는 대표적인 소재다. 유진영 감독은 "아날로그, 라디오만이 줄 수 있는 감성이 있고 그걸 그리워하는 세대가 있다. 또 MZ세대는 효율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라디오는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매체"라며 오디오 플랫폼이 '세대 연결'이라는 특장점을 바탕으로 인기를 얻었다고 생각을 밝혔다.

실제로 오디오 플랫폼 시장은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오디오북 시장은 2021년 5조 원에서 2030년 30조 원까지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오디오북 외에 오디오 드라마, 무비까지 다채로운 형태의 콘텐츠들이 나오고 있다.

영화 '친구', '극비수사' 등을 히트시킨 곽경택 감독은 네이버 바이브를 통해 오디오 무비 '극동'을 선보이고 있다. 출연 배우도 김강우, 유재명, 곽동연으로 화려하다. 지난해 12월 오디오 무비 '층'을 선보였던 바이브는 오디오 탭이 신설된 후 바이브 앱 신규 설치율이 33% 증가했고, 바이브 앱 이용자 중 오디오 콘텐츠를 즐기는 이용자도 약 40%에 이른다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중음악계에도 레트로 붐이 일고 있다. '지지직' 소리를 내며 투박하게 음악을 흘려보내는 LP의 매력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일찌감치 LP 판매량이 증가 추이를 보였다. 2020년 34년 만에 처음으로 LP가 CD 매출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도 상승세가 이어지며 LP 음반이 4170만장 팔렸다. 이는 30년간 최대 LP 판매량으로 CD와 디지털 앨범 판매량을 모두 앞지른 수치였다.

국내에서도 LP의 인기가 높아지자 업계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콘텐츠미디어그룹 NEW의 음악사업 계열사 뮤직앤뉴는 한국음반산업협회와 LP 음반 제작·유통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변진섭, 백지영 등의 LP를 발매했다.

단순한 복고의 개념을 넘어 과거의 음악을 되살리는 리마스터링도 각광받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과거에 제작된 뮤직비디오의 화질을 업그레이드해 현재의 IP로 선보이고, 이를 2021년 버전으로 재해석하는 '리마스터링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 플라이 투 더 스카이, S.E.S., H.O.T.의 노래가 깔끔한 새 옷을 입고 Z세대에 닿았다.

최근에는 산울림이 새 생명을 얻었다. 산울림의 앨범 17장과 김창완의 솔로 앨범 3장이 순차적으로 LP와 디지털 음원으로 재발매하는 리마스터 프로젝트를 통해서다. 리더 김창완과 김창훈, 김창익 삼 형제로 구성됐던 록 밴드 산울림은 2008년 김창익이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며 활동을 중단했다. 하지만 이들의 음악은 2022년에도 변함없이 흘렀다.

김창완은 "세상에 스러지지 않는 게 있느냐. 난 후회 없이 살기 위해 누누이 이런 인생철학을 밝혀왔다. 이제 와서 옛것을 끄집어내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어서 사실 내키지 않는 작업이었다"면서도 "다만 산울림 음악은 우리 삼 형제만의 것이 아니고, 대중음악사에 기록이 될 거란 말에 프로젝트 진행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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