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석달만에 '이준석 리스크' 벗은 與, 이젠 탓할 곳도 없다

이밝음 기자 2022. 10. 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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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가처분 기각으로 3개월 만에 당 지도체제 안정 찾아
정권 초반 집권여당 역할 못해..분열 수습하고 정책 주도를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2.10.6/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법원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낸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여당이 석 달 만에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상처만 남은 지난 3개월을 수습하고 하루빨리 집권 여당의 역할을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법원은 지난 6일 이 전 대표가 낸 정 위원장과 비상대책위원 6인에 대한 직무정지 및 당헌 개정 무효 가처분 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이에 따라 '정진석 비대위' 체제는 효력을 인정받고 당을 이끌 수 있게 됐다.

지난 7월8일 이 전 대표가 당 중앙윤리위원회에서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를 받은 뒤 91일 만에 지도체제가 안정을 찾은 셈이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연달아 이겨 정권교체에 성공했지만 곧바로 내홍에 휩싸였다.

집권 이후 여당에서 벌어진 사태는 '사상 초유'의 연속이었다. 정권 출범 두 달 만에 당 대표가 중징계를 받아 비대위 체제가 됐고, 당 대표가 당을 상대로 소송전까지 벌였다. 급기야 법원의 가처분 인용으로 당 지도부가 사라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사이 지지율은 반토막이 났고, 민생 경제와 안보도 위기에 처했다. 고금리·고환율·고물가 삼중고와 북한의 잇단 도발,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내외 위기 상황에서 여당이 제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당장 반토막난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도 분열된 당을 통합하고 정부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7~29일 조사해 같은 달 30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은 취임 이후 최저치인 24%까지 떨어졌다.(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또는 한국갤럽 홈페이지 참조) 지난 대선 때 윤 대통령 득표율이 48.56%였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지지율 회복을 위해서는 당정이 머리를 맞대야 하는데, 그러려면 분열된 당 분위기부터 수습해야 한다. 이 전 대표 징계부터 두 차례 비대위 출범을 거치면서 당내 곳곳에서는 다른 목소리들이 나왔다.

분열은 지난달 주호영 원내대표와 이용호 의원이 출마했던 원내대표 선거에서 '61대42'라는 투표 결과로도 드러났다. 당시 주 원내대표 출마가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이라는 이야기가 돌자 이에 대한 반발이 작용해 득표가 적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6일 윤리위가 이 전 대표에게 당원권 정지 1년 추가 징계를 의결한 것을 두고도 김웅 의원은 "민주당을 닮아가는 것도 모자라 그보다 더 심해진다"고 했고, 허은아 의원도 "국민의힘은 국민은 없고 '힘'만 있는 일방통행 정당이 됐다"고 비판했다.

더 이상의 분란을 막으려면 '정진석 비대위'가 다른 목소리까지 다독이고 함께 가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조직법 개편을 시작으로 각종 정책 추진도 속도를 내야 한다.

지난 7일 여당은 화상 의원총회를 열고 여성가족부 폐지와 국가보훈처 부(部) 승격, 재외동포청 신설 등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당론 성격으로 발의했다. 이미 정부 출범 6개월이 지난 상황이라 속도감 있게 법안을 통과시켜야 하지만 야당을 설득하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크다.

앞서 국민의힘은 당정협의회를 열고 스토킹 범죄와 심야 택시난 대책 마련 등 정책에 집중하려는 모습을 보였지만, 정치 이슈에 밀려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앞으로는 당정 간 소통을 강화해 민생 입법 등에 더욱 집중할 필요가 있다.

차기 전당대회 과정에서 또다시 당이 분열되지 않도록 막는 것도 숙제다. 내년 초 전당대회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차기 당권주자들도 서로를 공격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차기 당권은 2024년 총선과도 맞닿아 있는 만큼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 3개월은 '이준석 리스크 탓'이라고 말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탓할 곳도 없다. 지금이라도 '민생 챙기기'에 집중해 지난 3개월을 만회해야 한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brigh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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