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진처럼 "굿샷"..유쾌, 통쾌, 상쾌 스포츠 관람[김종석의 굿샷 라이프]
김종석 기자 2022. 10. 9. 07:45
야구, 골프 보면 노년층 우울증 감소
직접 운동에도 충분한 동기부여
MLB 연고 도시 이혼율 떨어져
야구 축구 골프 스포츠 계절 활짝
가을은 스포츠 계절로 불린다. 직접 뛰면서 땀을 흘리는 것뿐 아니라 스포츠 관람만으로도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특히 신체 활동이 줄어드는 노년층이 관전을 하면 더욱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최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남자 프로테니스(ATP)투어 유진투자증권 코리아오픈은 대회 기간 총 5만1783명의 관중이 찾아 성황을 이뤘다. 결승전에는 1만 명 가까운 팬이 좌석을 가득 메웠다. 국내에서 26년 만에 열린 ATP 투어 대회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평소 테니스 레슨을 받으며 즐기는 것으로 알려진 그룹 방탄소년단(BTS) 진도 경기장을 찾아 주위의 시선을 끌었다. 진은 지인들과 세계 남자단식 2위 카스페르 루드(노르웨이)와 니콜라스 재리(칠레)의 야간경기를 1시간 넘게 지켜봤다. BTS 잠정 중단 선언 당시 진은 “기계가 되어버린 느낌”이라고 털어 놓은 적이 있다.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들의 폭발적인 서브와 스트로크를 바로 눈앞에서 지켜보는 진의 표정은 밝기만 했다.
유진투자증권 코리아오픈 스폰서 유치의 숨은 주역으로 꼽히는 주형민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답답했던 사람들의 보상심리와 최근 높아진 테니스 인기가 합쳐지면서 흥행 대박으로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 하는 스포츠와 보는 스포츠의 이상적인 결합 같다. 1회성 행사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이벤트로 만들어야 할 과제를 떠안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일본 아사히신문은 ‘야구, 골프, 축구 등 스포츠를 본 노인은 우울증 위험이 줄어 든다’는 쓰쿠바대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65세 이상 조사 대상자 약 2만1000명 가운데 1년에 1~3회 경기장을 찾는 사람들은 스포츠를 전혀 보지 않은 사람들보다 우울 증세를 겪을 가능성이 70% 낮았다. 스포츠를 자주 볼수록 가족, 친구, 이웃과 더 많이 사귀는 경향이 많았다.
남윤신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장(스포츠생리학 박사)은 “근골격계나 대사 질환을 겪는 노년층은 스포츠 관람을 통해 운동을 하게 되는 원동력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남 원장은 또 “스포츠는 TV나 미디어 노출이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시청할 수 있도록 중계 편성을 늘려야 하며 골드타임에도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붐업이 일어나 긍정적인 효과를 증폭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코칭심리전문가인 정그린 그린코칭 솔루션 대표는 “경기 관람으로 몰입하게 되면 자신이 경기를 뛰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켜 뇌가 호르몬을 조절하게 된다. 도파민, 아드레날린 등이 분비돼 활력을 찾고 동기 부여에도 도움이 된다. 테스토스테론은 자신감과 긍정적 자세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 역시 정책 지원을 강조했다. “스포츠 관람이 대중적인 국민정서로 자리 잡는 것이 중요해요. 미국 같은 선진국처럼 어릴 때부터 운동과 같은 신체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해야 합니다. 국민들이 여가시간에 다양한 스포츠 활동에 좀 더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시설확장과 지원이 더해져야 하지 않을까요.”
TV로 스포츠를 시청하면 체중 관리와 같은 목표를 향한 시청자의 동기를 증폭시킬 수 있다. 화면에 비치는 스포츠 스타들의 인상적인 신체 형태, 화려한 플레이는 팬들이 우상화할 수 있는 훌륭한 롤 모델이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019년 영국 리즈대 연구에 따르면 축구 팬이 응원하는 팀 경기를 보면 빠른 걸음으로 90분 산책하는 것과 비슷한 정도의 신체 부하를 경험한다고 밝혔다. 축구 경기 전과 하프타임, 경기 종료 후 팬들을 대상으로 심박수를 측정한 결과 평균 17%가 증가했다. 연구를 주도한 리즈대 안드레아 어틀리 교수는 “축구팀 응원은 적당한 심혈관 운동이 된다. 축구를 관전하면 적당히 감정이 고조되는데 이는 몸에 좋은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영국 노팅엄 대학의 정신건강 전문가인 앨런 프링글 교수는 “남성은 감정을 억제하는 경향이 이다. 많은 문화권에서 남성이 울거나 웃거나 애정 표현하는 걸 부적절하거나 간주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스포츠는 팬들에게 건강한 감정적인 출구가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닫혀있던 경기장 문이 활짝 열려 스포츠 관람의 제약이 거의 사라지면서 팬들의 발걸음이 운동장을 향해 몰리고 있다. 한 해 농사를 결정짓는 시즌 막판을 맞은 국내 프로야구와 프로축구는 뜨거운 열기를 보이고 있다. 프로농구 시즌도 개막을 앞두고 있으며 프로배구는 김연경의 복귀라는 대형 호재를 맞았다. 11월 카타르 월드컵 축구도 다가오고 있다.
10월에는 특급 골프대회가 줄을 잇고 있다. 국내 최대 총상금 15억 원이 걸린 한국프로골프(K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은 6일부터 9일까지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열렸다. 같은 기간 경기 여주시 블루헤런골프클럽에서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이 펼쳐졌다.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는 ‘남달라’ 박성현이 모처럼 국내 무대에 올라 수천 명 갤러리를 몰고 다녔다.
골프 대회 관람은 재미와 걷기 운동의 두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영국 스코틀랜드 에딘버러대학 연구에 따르면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를 따라 18홀을 함께 돌다보면 4시간 동안 10km 내외를 걷게 된다. 신체 활동이 적은 중년층에게 골프 관람은 부상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뼈와 근육을 강화하는 건강 증진 신체 활동이다. 2016년 스코틀랜드에서 열린 유러피언투어 폴 로리 매치플레이 대회를 지켜본 갤러리의 83%가 하루 권장 걸음수를 충족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당시 연구에 참여한 339명은 평균 1만1589보를 걸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구단의 연고 도시 이혼율은 야구팀이 없는 도시보다 25% 낮다고 한다. 이 연구를 주도한 덴버대 하워드 마크먼 심리학과 교수는 “시대가 변해도 MLB 팀이 있는 도시에서 이혼율이 계속 감소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건전한 결혼 생활 유지에는 재미와 우애가 중요하다. 야구를 즐기고 대화하면 사랑을 지키는 방편이 된다”고 분석했다. 미국 위스콘신주 보건 당국에 따르면 MLB팀 브루어스가 있는 밀워키 카운티의 이혼율은 밀워키 주 전체나 미국 전체보다 낮았다.
스포츠는 부부 뿐 아니라 세대를 연결한다. 아버지와 딸, 엄마와 아들, 할아버지와 손자…. 서로 손을 잡고 경기장을 찾거나 스포츠 중계라도 함께 지켜보면 어떨지. 간단한 스낵을 곁들인다면 금상첨화.
직접 운동에도 충분한 동기부여
MLB 연고 도시 이혼율 떨어져
야구 축구 골프 스포츠 계절 활짝
가을은 스포츠 계절로 불린다. 직접 뛰면서 땀을 흘리는 것뿐 아니라 스포츠 관람만으로도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특히 신체 활동이 줄어드는 노년층이 관전을 하면 더욱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최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남자 프로테니스(ATP)투어 유진투자증권 코리아오픈은 대회 기간 총 5만1783명의 관중이 찾아 성황을 이뤘다. 결승전에는 1만 명 가까운 팬이 좌석을 가득 메웠다. 국내에서 26년 만에 열린 ATP 투어 대회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평소 테니스 레슨을 받으며 즐기는 것으로 알려진 그룹 방탄소년단(BTS) 진도 경기장을 찾아 주위의 시선을 끌었다. 진은 지인들과 세계 남자단식 2위 카스페르 루드(노르웨이)와 니콜라스 재리(칠레)의 야간경기를 1시간 넘게 지켜봤다. BTS 잠정 중단 선언 당시 진은 “기계가 되어버린 느낌”이라고 털어 놓은 적이 있다.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들의 폭발적인 서브와 스트로크를 바로 눈앞에서 지켜보는 진의 표정은 밝기만 했다.
유진투자증권 코리아오픈 스폰서 유치의 숨은 주역으로 꼽히는 주형민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답답했던 사람들의 보상심리와 최근 높아진 테니스 인기가 합쳐지면서 흥행 대박으로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 하는 스포츠와 보는 스포츠의 이상적인 결합 같다. 1회성 행사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이벤트로 만들어야 할 과제를 떠안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일본 아사히신문은 ‘야구, 골프, 축구 등 스포츠를 본 노인은 우울증 위험이 줄어 든다’는 쓰쿠바대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65세 이상 조사 대상자 약 2만1000명 가운데 1년에 1~3회 경기장을 찾는 사람들은 스포츠를 전혀 보지 않은 사람들보다 우울 증세를 겪을 가능성이 70% 낮았다. 스포츠를 자주 볼수록 가족, 친구, 이웃과 더 많이 사귀는 경향이 많았다.
남윤신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장(스포츠생리학 박사)은 “근골격계나 대사 질환을 겪는 노년층은 스포츠 관람을 통해 운동을 하게 되는 원동력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남 원장은 또 “스포츠는 TV나 미디어 노출이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시청할 수 있도록 중계 편성을 늘려야 하며 골드타임에도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붐업이 일어나 긍정적인 효과를 증폭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코칭심리전문가인 정그린 그린코칭 솔루션 대표는 “경기 관람으로 몰입하게 되면 자신이 경기를 뛰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켜 뇌가 호르몬을 조절하게 된다. 도파민, 아드레날린 등이 분비돼 활력을 찾고 동기 부여에도 도움이 된다. 테스토스테론은 자신감과 긍정적 자세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 역시 정책 지원을 강조했다. “스포츠 관람이 대중적인 국민정서로 자리 잡는 것이 중요해요. 미국 같은 선진국처럼 어릴 때부터 운동과 같은 신체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해야 합니다. 국민들이 여가시간에 다양한 스포츠 활동에 좀 더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시설확장과 지원이 더해져야 하지 않을까요.”
TV로 스포츠를 시청하면 체중 관리와 같은 목표를 향한 시청자의 동기를 증폭시킬 수 있다. 화면에 비치는 스포츠 스타들의 인상적인 신체 형태, 화려한 플레이는 팬들이 우상화할 수 있는 훌륭한 롤 모델이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019년 영국 리즈대 연구에 따르면 축구 팬이 응원하는 팀 경기를 보면 빠른 걸음으로 90분 산책하는 것과 비슷한 정도의 신체 부하를 경험한다고 밝혔다. 축구 경기 전과 하프타임, 경기 종료 후 팬들을 대상으로 심박수를 측정한 결과 평균 17%가 증가했다. 연구를 주도한 리즈대 안드레아 어틀리 교수는 “축구팀 응원은 적당한 심혈관 운동이 된다. 축구를 관전하면 적당히 감정이 고조되는데 이는 몸에 좋은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영국 노팅엄 대학의 정신건강 전문가인 앨런 프링글 교수는 “남성은 감정을 억제하는 경향이 이다. 많은 문화권에서 남성이 울거나 웃거나 애정 표현하는 걸 부적절하거나 간주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스포츠는 팬들에게 건강한 감정적인 출구가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닫혀있던 경기장 문이 활짝 열려 스포츠 관람의 제약이 거의 사라지면서 팬들의 발걸음이 운동장을 향해 몰리고 있다. 한 해 농사를 결정짓는 시즌 막판을 맞은 국내 프로야구와 프로축구는 뜨거운 열기를 보이고 있다. 프로농구 시즌도 개막을 앞두고 있으며 프로배구는 김연경의 복귀라는 대형 호재를 맞았다. 11월 카타르 월드컵 축구도 다가오고 있다.
10월에는 특급 골프대회가 줄을 잇고 있다. 국내 최대 총상금 15억 원이 걸린 한국프로골프(K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은 6일부터 9일까지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열렸다. 같은 기간 경기 여주시 블루헤런골프클럽에서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이 펼쳐졌다.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는 ‘남달라’ 박성현이 모처럼 국내 무대에 올라 수천 명 갤러리를 몰고 다녔다.
골프 대회 관람은 재미와 걷기 운동의 두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영국 스코틀랜드 에딘버러대학 연구에 따르면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를 따라 18홀을 함께 돌다보면 4시간 동안 10km 내외를 걷게 된다. 신체 활동이 적은 중년층에게 골프 관람은 부상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뼈와 근육을 강화하는 건강 증진 신체 활동이다. 2016년 스코틀랜드에서 열린 유러피언투어 폴 로리 매치플레이 대회를 지켜본 갤러리의 83%가 하루 권장 걸음수를 충족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당시 연구에 참여한 339명은 평균 1만1589보를 걸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구단의 연고 도시 이혼율은 야구팀이 없는 도시보다 25% 낮다고 한다. 이 연구를 주도한 덴버대 하워드 마크먼 심리학과 교수는 “시대가 변해도 MLB 팀이 있는 도시에서 이혼율이 계속 감소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건전한 결혼 생활 유지에는 재미와 우애가 중요하다. 야구를 즐기고 대화하면 사랑을 지키는 방편이 된다”고 분석했다. 미국 위스콘신주 보건 당국에 따르면 MLB팀 브루어스가 있는 밀워키 카운티의 이혼율은 밀워키 주 전체나 미국 전체보다 낮았다.
스포츠는 부부 뿐 아니라 세대를 연결한다. 아버지와 딸, 엄마와 아들, 할아버지와 손자…. 서로 손을 잡고 경기장을 찾거나 스포츠 중계라도 함께 지켜보면 어떨지. 간단한 스낵을 곁들인다면 금상첨화.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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