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룹·윤슬·비꽃..한글날, 곱디고운 우리말이 보이네 [아하! 우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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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랑이는 바람 따라 땅도, 하늘도 '시나브로' 가을빛에 물드는 10월, 그 안에 '한글날'이 있다.
576번째 한글날을 맞아 일상에서 쓰고 알리면 좋을 우리말을 정리해보니 '가람(강)'이나 '누리(세상)', '미리내(은하수)'와 같은 익히 알고 있는 말도 있지만, '윤슬'이나 '함초롬', '슈룹', '다솜'과 같은 일상에서 자주 쓰진 않지만 뜻도 예쁘고 소리도 고운 낱말들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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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조현아 기자] 살랑이는 바람 따라 땅도, 하늘도 ‘시나브로’ 가을빛에 물드는 10월, 그 안에 ‘한글날’이 있다. 9일은 아름다운 우리의 ‘한글’이 세상에 널리 선포된 것을 기념하는 한글날이다.
576번째 한글날을 맞아 일상에서 쓰고 알리면 좋을 우리말을 정리해보니 ‘가람(강)’이나 ‘누리(세상)’, ‘미리내(은하수)’와 같은 익히 알고 있는 말도 있지만, ‘윤슬’이나 ‘함초롬’, ‘슈룹’, ‘다솜’과 같은 일상에서 자주 쓰진 않지만 뜻도 예쁘고 소리도 고운 낱말들이 눈에 띈다.
윤슬은 ‘햇빛이나 달빛을 받아 반짝이는 잔물결’을 뜻하고, 함초롬은 ‘젖거나 서려 있는 모습이 가지런하고 차분한 모양’, 슈룹은 ‘우산’, 다솜은 ‘애틋한 사랑’을 나타낸다.
특히 해와 달, 별, 구름, 비 등 하늘과 관련된 표현 중에는 고운 말들이 많다. ▷돋을볕(아침에 해가 솟아오를 때의 햇볕) ▷동살(새벽에 동이 틀 때 비치는 햇살) ▷지새는달(먼동이 튼 뒤에 서쪽하늘에 보이는 달) ▷꽃구름(여러 가지 빛을 띤 구름) ▷꼬리별(혜성) ▷닻별(카시오페아 자리) ▷바람꽃(큰 바람이 일어나려고 할 때 먼 산에 구름같이 끼는 뽀얀 기운) 등이 있다.
‘비’를 일컫는 우리말에는 ▷잠비(여름에 일을 쉬고 낮잠을 잘 수 있게 하는 비) ▷비꽃(비가 내리기 시작할 때 뚝뚝 떨어지는 비) ▷산돌림(산기슭으로 내리는 소나기 또는 여기저기 옮겨 다니면서 한 줄기씩 내리는 소나기) ▷먼지잼(겨우 먼지나 날리지 않을 정도로 적게 오는 비) ▷여우비(볕이 나 있는 날 잠깐 오다가 그치는 비) ▷억수(물을 퍼붓듯이 세차게 내리는 비) 등이 있다. 특히 ‘억수’는 “억수처럼 비가 오네”처럼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쓰고 있는 낱말이기도 하다.
‘때’와 관련해서는 ▷어둑새벽(날이 밝기 전 어둑어둑한 새벽) ▷까치놀(석양을 받은 먼바다의 수평선에서 번득거리는 노을) 등 고운 표현이 있다.
‘잠’을 표현한 우리말에는 ▷나비잠(갓난아이가 두 팔을 머리 위로 벌리고 편히 자는 잠) ▷그루잠(깨었다가 다시 든 잠) ▷노루잠(깊이 자지 못하고 자꾸 놀라 깨는 잠) ▷잠투세(아이가 잠을 자려고 할 때나 잠이 깨었을 때 떼를 쓰며 우는 잠투정) 등도 있다.
또 ▷가랑가랑(액체가 많이 담겨 가장자리까지 찰 듯하다) ▷띠앗(형제자매 사이의 우애와 정) ▷아람(밤이나 상수리 따위가 충분히 익어 저절로 떨어질 정도가 된 상태 또는 그런 열매) ▷도담하다(야무지고 탐스럽다) ▷온새미로(가르거나 쪼개지 않고 자연 그대로 언제나 변함없이) ▷안다미로(담은 것이 그릇에 넘치도록 많이) ▷늘품(좋게 발전할 품질이나 품성) ▷오록하다(모자람이 없이 온전하다) ▷달보드레(달달하고 보드랍다) ▷미쁘다(믿음직하고 진실하다) 등도 우리의 마음을 섬세하게 담아낸 우리말이다.
이 밖에도 국어사전에 등재돼 있지 않고 있지만 ▷라온(즐거움) ▷슈룹(우산) ▷다솜(애틋한 사랑) 등도 고운 우리말이다.
특히 최근 tvN에서 훈민정음 해례본(1446) 용자례에 실려 있는 ‘우산’의 옛말인 ‘슈룹’을 제목으로 한 드라마를 방영할 예정이라고 밝혀, 지금은 사라진 우리 옛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도 반갑다.
올 한글날에는 말할 때 소리도 곱고 입모양까지도 예쁜 우리말을 찾아보고 새로 익혀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또한 ‘아하! 우리말’에서 바르게 익힌 우리 낱말들이 ‘윤슬’이 돼 ‘시나브로’ ‘미뻐져서’ 우리말지킴이들에게 ‘온새미로’ ‘라온’을 주기를 바라본다.
jo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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