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왜 미국 배신하고 감산 합의했을까
사우디아라비아는 왜 미국을 배신하고 대규모 감산에 합의했을까?
미국의 중동 최대 맹방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앞서 5일(이하 현지시간) 석유수출국기구(OPEC), 러시아 등 비 OPEC 감산 참여국들과 하루 200만배럴 감산에 합의했다. 당초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하루 100만배럴 감산보다 감산규모가 2배 확대됐다.
9·11테러 주범들이 주로 사우디 국민들이어서 사우디에 대한 미국내 여론이 좋지 않은데다, 빈 살만 왕세자는 미 정보당국으로부터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을 지시한 실질 배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바이든이 이같은 비판에 불구하고 사우디를 찾아 빈 살만을 만났지만 이번 대규모 감산을 막지는 못했다.
바이든과 민주당은 대규모 감산으로 유가가 더 오를 경우 다음달 8일 중간선거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지금도 여론조사에서 공화당과 막상막하인 가운데 대규모 감산으로 유가가 오르면 선거가 불리하게 돌아갈 수 있다.
그는 사우디가 세계 경제 성장의 과실을 공유해야 한다고 밝혔다.
압둘아지즈 장관은 대규모 감산을 선제조처라고 지칭했다.
그는 서방 각국 중앙은행이 대대적인 금리인상을 추진중이고, 이에따라 세계 경제가 침체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경기침체는 석유수요를 둔화시키고, 유가를 끌어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가 폭락을 막기 위한 선제조처라는 것이다.
워싱턴 싱크탱크 애틀랜틱협회의 엘런 월드 비상임 선임 연구위원도 이를 선제조처라고 판단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급격한 금리인상 지속이 갑작스러운 유가 붕괴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사우디의 선제 대응이라는 것이다.
월드는 사우디가 2008년 세계금융위기와 이에따른 세계 경기침체로 유가가 폭락하면서 심각한 곤경에 처한 적이 있다면서 당시와 같은 OPEC의 긴급대응이 불필요하도록 이번에 선제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올해 처음으로 재정흑자를 기록했다. 8년만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유가 상승세가 흑자재정 일등공신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사우디는 재정흑자 지속을 위해 유가가 배럴당 79달러 밑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직 유가가 그 수준으로 추락하지는 않았지만 유가 흐름은 사우디에 경종을 울렸을 수 있다.
불과 7개월전인 2월 국제유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배럴당 139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지난달 85달러 수준으로 추락했다.
석유판매대금에 국가 재정과 경제를 절대적으로 의지하는 사우디로서는 불안할 수밖에 없는 유가 흐름이다.
워싱턴의 아랍걸프국가연구소 선임 스칼러 로버트 모기얼니키는 사우디가 원하는 것은 그저 재정수지 균형이 아닌 흑자라면서 사우디는 배럴당 90달러에 육박하는 유가를 원한다고 지적했다.
사우디는 전세계에서 석유 생산 단가가 가장 낮은 나라다. 1배럴을 생산하는데 3달러 정도면 된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 7일 마감가인 배럴당 97.92달러를 기준으로 사우디는 석유 1배럴을 팔아 약 95달러를 번다는 뜻이다.
사우디는 탈석유 시대를 대비해 미래 산업에 투자하고 있고, 이를 위해 막대한 재정이 필요한 상태다.
미국의 요구에 눈 감는 대신 미래 먹을거리 확보를 위한 재원 마련 목적으로 대규모 감산에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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