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된 가상자산 업계..국감서 베일 벗을까

[머니S리포트- 국정감사 시즌 도래한 IT 업계]③이번에는 '코인' 국감..가상자산 거래소 수장 줄줄이 소환

[편집자주]정보기술(IT) 업계가 국회 국정감사 시즌을 맞아 분주하다. 플랫폼 업계부터 통신사와 가상자산 거래소에 이르기까지 여러 기업 관계자들이 국정감사에 호출됐다. 최근 업계가 침체국면에 접어 든 상황에서 사회적으로 이목이 몰리는 국정감사장은 부담이다.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골목상권 침해 등과 관련해 정치인들에게 핀잔만 듣는 것은 아닌지 고심이 깊다.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정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이석우 업비트 대표/사진=뉴스1

◆기사 게재 순서
① 국감 단골손님 된 플랫폼 업계 '울상'
② 관심은 많은데…IT 국감, 맹탕으로 끝나나
③ '뜨거운 감자' 된 가상자산 업계…국감서 베일 벗을까
지난 10월 4일부터 국회 국정감사가 시작된 가운데 국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의 수장들이 줄줄이 국감장에 소환됐다. 상반기 가상자산 시장을 뒤흔들었던 '루나·테라 사태', 한글과컴퓨터(한컴) 그룹의 가상자산 '아로와나 코인'이 이번 국감에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루나·테라 사태 때 수수료 논란 등을 빚은 이석우 두나무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정훈 빗썸 의장과 박진홍 한컴 코인 책임자는 아로와나 코인 시세조작 의혹으로 소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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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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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루나 시세가 표시된 빗썸 고객센터(서울 서초구) 전광판/사진=뉴스1

이번 국감에서는 가상자산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루나·테라 사태'가 집중적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지난 5월 테라USD와 달러의 1대 1 가격이 깨진 후 테라USD와 테라의 또 다른 거버넌스 토큰인 루나(LUNA)가 폭락했다. 두 코인은 하루에만 90% 떨어져 시장에 충격을 줬고 58조원이 증발하면서 심각한 투자자 피해가 속출했다.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이들 코인을 상장폐지했지만 논란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수수료 수입과 투자자 보호센터 관련 질의를 받을 예정이다. 두나무가 운영하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는 지난 5월 루나 코인 급락 당시 루나 입출금을 제한한 타 거래소와 달리 늑장 대응을 해 논란이 됐다. 당시 업비트는 루나 거래 수수료로 상당한 수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빗썸 실소유주로 알려진 이정훈 전 빗썸코리아 의장은 '아로와나 코인' 시세조작 의혹 관련 질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아로와나 코인은 국내에선 지난해 4월 20일 빗썸에서 상장됐으며 상장 직후 1000배 가까이 급등하며 1코인 가격이 5만38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당시 이를 두고 빗썸이 시세조작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 바 있다. 아로나와코인은 국내에선 빗썸에서만 유일하게 거래되고 있다. 이후 꾸준히 폭락해 상장 후 1년 5개월이 지난 현재 1코인 가격은 300원대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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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테라' 사태 이후 제기된 법제화 움직임…탄력 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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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사옥/사진제공=빗썸

루나·테라 사태 이후 가상자산 투자자 보호, 기본법 마련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5월 주요 국정 과제 중 하나로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마련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가상자산 소관부처이자 정무위 국정감사 대상인 금융위원회도 기본법 제정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이수환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은 "유럽연합(EU) 가상자산 규제 기본 법안(MiCA)도 잠정 합의에 도달했고 미국도 책임 있는 금융혁신 법안 등 스테이블 코인(가격이 고정된 암호화폐) 규제 법안이 마련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도 법제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국회에서 논의 중인 가상자산 관련 법 제정안에 지난 5월 불거진 루나·테라 사태 관련 사안을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9월22일 열린 '디지털자산법안의 주요 쟁점 및 입법 방향' 토론회에서 "가상자산은 익명성이 있고 비대면으로 거래가 이뤄지며 대규모로 거래된다"며 "가상자산 시세를 조작해도 누가 피해자인지 알기 어렵고 결국 투자자 손해를 입증하기가 너무 어렵다"고 말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국회에 계류, 논의 중인 가상자산법안에 가상자산 불공정거래 규제가 담겨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미공개 중요 정보이용 금지 ▲시세조종 금지 ▲부정거래 금지 ▲시장감시시스템 의무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상자산 부문에서 다양한 행위가 결합된 형태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기존 선례로 규율하기 어렵다며 포괄적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상자산 사업자들에게 시장감시시스템 구축 의무를 부여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루나·테라 사태로 스테이블코인 관련 내용도 법안에 담겨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상자산과 관련해 금융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예전에는 그렇게 크지 않았다"며 "루나·테라 사태로 거시적 위험이 드러났고 스테이블코인의 신뢰성이 하락하는 등 국제적 논의의 필요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이어 "해외에서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스테이블코인의) 지위를 주지 않고 있으며 '준비자산 요건을 어떻게 할 것인지' '특수한 공시사항이 필요한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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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정 기자 yuniy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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