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로 그린 멸종위기 동물.."존재이유 없는 생물은 없다"

김정 기자 2022. 10. 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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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방큰돌고래, 따오기, 산양, 하늘다람쥐, 쿼카, 아메리카 들소. 자세히 들여다보니 한 땀 한 땀 한글로 그려진 신기한 동물 그림입니다.

한글날을 맞아 숨을 쉬고 살아 움직이는 모든 동물을 한글로 그리는 진관우 작가를 만났습니다.

진관우 작가의 작품이 소개되는 인스타그램 '숨탄것들' 계정에 들어가면 '한글을 아끼고 동물을 사랑하자'라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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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관우 작가 인터뷰
혹등고래. 배를 보이며 뛰어올라 등으로 떨어지는 고래의 행동을 브리칭이라고 한다. 혹등고래는 자기 몸만큼 뛰어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18세기부터 시작된 포경사업으로 개체 수가 급감해, 현재는 석유 개발과 남획 증가 등으로 멸종위기에 처했다. 진관우 작가 제공

남방큰돌고래, 따오기, 산양, 하늘다람쥐, 쿼카, 아메리카 들소…. 자세히 들여다보니 한 땀 한 땀 한글로 그려진 신기한 동물 그림입니다. 한글날을 맞아 숨을 쉬고 살아 움직이는 모든 동물을 한글로 그리는 진관우 작가를 만났습니다. 진 작가는 인터뷰 동안 “생태계에서 이유 없이 살아가는 생물은 없다”고 힘주어 강조했습니다..

한글로 동물을 그리는 이유

작업을 어떻게 하는지 묻자 진관우 작가가 스마트폰과 펜을 꺼냈습니다. 그리곤 중얼중얼 동물의 이름을 되뇌며 묵묵히 한글로 말레이맥을 그렸습니다. 그 모습은 무척 조용하면서도 힘 있게 느껴졌습니다. 이름을 부른다는 행위에 어떤 의미가 담긴 것처럼 보였습니다.

 

“한글로 동물을 그릴 때마다 이렇게 이름을 계속 중얼거리며 그리게 되더라고요. 이름을 부르면 동물들을 응원하는 기분이 들어요. 평소 바쁘게 살다 보면 동물을 생각하거나 떠올릴 기회가 없잖아요. 사람들이 제 그림을 보고 다양한 동물의 이름을 자꾸 불러주고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어떻게 한글 동물을 그리게 됐냐는 질문에 진 작가는 멋쩍게 웃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동물 그림을 그렸어요. 아주 우연한 계기로 한글 동물을 그리게 됐지요. 반달가슴곰 그림을 그리다가 귀 부분이 한글의 ‘ㅂ’을 닮은 거예요. 그렇게 한글 동물을 그려 SNS에 올렸는데 반응이 뜨겁더라고요. 지금까지 240여 개 작품을 그렸어요.”

 

숨탄것들, 무슨 뜻일까

진관우 작가의 작품이 소개되는 인스타그램 ‘숨탄것들’ 계정에 들어가면 ‘한글을 아끼고 동물을 사랑하자’라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이곳에는 멸종위기 동물뿐만 아니라 해충으로 여겨지는 모기, 꿈에 나온 동물 이야기 등 다양한 작품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숨탄것들’? 이게 무슨 뜻일까요.

“숨을 쉬고 살아 움직이는 동물을 가리켜 ‘숨탄것’이라고 부릅니다. 순우리말이지요. 여기에 ‘들’을 붙여 여러 생물을 뜻하는 단어를 만들었어요. 저는 생태계에서 이유 없이 살아가는 생물은 없다고 생각해요. 저마다 다른 역할과 존재 이유가 있죠. 모기 역시 유충인 장구벌레는 많은 물고기들의 먹이가 되고, 습지 생태계에서 분해자 역할도 합니다. 인간이 싫어한다고 해서 생태계에서 사라져야 할 존재로 쉽게 단정 지을 수 없습니다.”

제인구달 박사님을 영국에서 만난 사연은?'

진관우 작가는 제인구달 박사님과의 만남을 통해 생명다양성에 대해 알리는 작가의 꿈을 품게 됐다고 밝혔다. 진관우 작가 제공

진관우 작가는 생물학도입니다. 어렸을 적 잠시 화가를 꿈꿨지만, 그림을 특별히 배운 적도 없습니다. 초등학생 때는 동물을 좋아해서 장래희망이 수의사, 생태학자를 거쳐 동물행동학자로 이어졌다고 밝혔습니다. 

“제가 제인구달 박사님을 두 번 만났습니다. 생명다양성재단 활동을 하며 2017년 우리나라에 오신 제인구달 박사님께 잠시 인사드릴 기회가 있었어요. 그리고 딱 2년 후 생명다양성재단 우리나라 대표로 선발되어 영국에서 제인구달 박사님과 다시 만났습니다. 영국의 한 성에 초청을 받아 일주일간 26개국 대표들과 함께 생활하며 생명 다양성에 대해 논의하고, 프로젝트를 수행했지요.

이때의 경험이 지금의 저를 만들고, 앞으로 생명다양성에 대해 널리 알리는 작가이자 교육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게 만든 것 같습니다.”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에 가면 삼팔이, 춘삼이, 복순이가 아기 돌고래들과 함께 헤엄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수족관에 붙잡혀 돌고래 쇼를 하다가 대법원 판결에 의해 제주 바다로 돌아간 남방큰돌고래들입니다. 언젠가는 꼭 보러 갈 겁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대사 중. 진관우 작가 제공

▶진관우 작가의 작품이 더 보고싶다면 인스타그램 '숨탄것들' https://www.instagram.com/animals_in_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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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 기자 ddancel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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