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 정든 사직구장과 뜨거운 안녕 [뉴시스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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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2차 1라운드 4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뛰어 들었던 이대호가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1루수 겸 4번타자로 선발출전해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현역 생활을 마감했다.
그는 "이제 팬으로 돌아가 맥주와 치킨을 들고 가족과 함께 사직구장을 찾겠다. 내일부터 롯데팬 이대호가 되겠다. 여러분께서 조선의 4번타자로 불러주셨던 이대호는 이제 타석에서 관중석으로 이동하겠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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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2001년 2차 1라운드 4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뛰어 들었던 이대호가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1루수 겸 4번타자로 선발출전해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현역 생활을 마감했다.
이날 이대호를 보기 위해 많은 팬이 찾은 사직구장은 2만2990장의 표가 모두 팔려 만원 관중이 들어찼다.
경남고 시절 투수 경험이 있는 이대호는 8회초 마운드에 올라 대타로 출전한 LG 고우석을 투수 앞 땅볼로 처리해 은퇴 경기에서 생애 첫 홀드를 기록했다.
21년 전 유망주였던 이대호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우뚝 섰다. 당초 투수로 뽑혔지만 입단 후 타자로 전향해 자신의 잠재력을 드러냈다.
7일까지 통산 1970경기를 뛰며 타율 0.309, 2198안타 374홈런 1424타점 972득점의 성적을 냈다. 2010시즌에는 9경기 연속 홈런으로 세계 신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그해 도루를 제외한 타격 전 부문(타율·타점·홈런·득점·안타·출루율·장타율) 타이틀을 독식해 타격 7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2011시즌을 마친 뒤엔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해 오릭스 버펄로스,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활약했다. 소프트뱅크 소속이던 2015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일본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이대호의 도전엔 끝이 없었다. 그는 2016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스플릿 계약을 맺고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빅리그 진입을 보장 받지 못한 채로 출발했지만 실력으로 메이저리그에 올라 '빅보이'의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2017년 국내로 돌아온 이대호는 다시 롯데 품에 안겼다. 선수 생활의 마무리를 친정팀에서 하기로 마음 먹은 이대호는 우승이라는 마지막 꿈을 향해 달렸다. 다만 아쉽게도 롯데 우승이라는 염원을 이루진 못했다.
경기 후 열린 은퇴식에서 이대호는 KBO리그 레전드 선수들과 가족의 영상 편지를 본 후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이대호는 "오늘이 세살 때 돌아가신 아버지의 기일이다. 기일에 은퇴식을 갖는 것이 감회가 새롭고 많이 슬프다"며 "더그아웃에서 바라보는 사직구장 만큼 멋진 풍경은 없을 것이다. 타석에 들어서서 들리는 부산 팬들의 함성 만큼 멋진 것은 세상에 없을 것이다. 지금 저 이대호 만큼 행복한 사람은 세상에 아무도 없을 것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과거 동료였던 강민호, 손아섭, 롯데 캡틴 전준우 등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했고, 자신을 조선의 4번타자로 만들어준 역대 롯데 감독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이대호는 어린 시절 자신을 야구 선수로 길러준 할머니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하늘에 계신 할머니가 항상 걱정하셨던 대호가 이렇게 많은 팬들에게 사랑을 받으면서 은퇴를 하게 됐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이제 팬으로 돌아가 맥주와 치킨을 들고 가족과 함께 사직구장을 찾겠다. 내일부터 롯데팬 이대호가 되겠다. 여러분께서 조선의 4번타자로 불러주셨던 이대호는 이제 타석에서 관중석으로 이동하겠다"고 웃었다.
이대호의 등번호 '10번' 영구결번으로 지정됐다. 롯데 선수로는 최동원(11번)에 이어 두 번째다.
이대호는 마지막으로 사직구장을 한바퀴 돌면서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20hwa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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