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가 떠나는 날 안우진과 이정후, KBO 리그 최고 투·타자에 등극..kt, 남은 LG와 NC전서 연승해야 3위 올라[8일 경기 종합]
KBO 리그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대호(롯데 자이언츠)와 오재원(두산 베어스)이 그동안 정든 그라운드를 떠나는 날 의미있는 기록들이 쌓였다. 신세대 에이스 안우진(키움 히어로즈)가 평균자책점에서 '돌아온 에이스' 김광현(SSG 랜더스)를 넘어섰고 고 최동원(전 롯데)의 KBO 역대 두번째 한시즌 최다 탈삼진기록도 넘어섰다.
이런 가운데 두산은 82패, 한화는 96패로 구단 역대 최다패의 수모를 당하며 9위와 10위로 시즌을 모두 마쳤다.
안우진, KBO 레전드 김광현과 최동원 넘어서
안우진이 국내 최고 투수로 우뚝섰다.
안우진은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선발로 등판해 '돌아온 에이스' 김광현의 시즌 평균자책점을 넘어선데 이어 또 고 최동원(전 롯데)이 보유한 한시즌 탈삼진 기록을 넘어 역대 탈삼진 2위로 올라섰다.
키움의 정규시즌 3위 자리 싸움까지 걸려 있는 이날 안우진은 156㎞에 이르는 빠른 볼과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7이닝 동안 88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이로써 이날 전까지 김광현의 평균자책점(2.13)에 0.06차이로 2위에 올라 있던 안우진은 평균자책점을 2.11로 낮추었다. 또 이날 삼진 8개를 보태 시즌 224개 탈삼진으로 1984년 고 최동원(롯데)이 기록한 223개를 넘어 프로 5년만에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부문 2관왕에 올라 KBO 최고 투수에 등극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안우진은 다승에서도 15승으로 다승 2위에 오른 데 이어 올시즌 2번째 전구단 승리투수가 되는 영예를 안았다.
아쉬웠던 부문은 탈삼진 1개가 모자라 지난해 KBO 리그 역대 최다 탈삼진 신기록을 세운 아리엘 미란다(전 두산)에 미치지 못하 점이었다.
키움은 이날 안우진의 호투와 송성문이 선제 2점홈런을 포함해 3타점의 맹타를 앞세워 두산에 5-1로 승리, 일단 키움과의 3위 싸움에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그러나 이날 1994년 아버지 이종범(전 해태)의 시즌 최다안타(196개)에 도전했던 이정후는 5타수 무안타에 그치면서 아버지의 기록을 넘지는 못했지만 타율, 타점, 최다안타, 장타율과 출루율에서 타격 5관왕을 사실상 확정했다.
한편 두산은 올시즌 잠실 홈경기 최종전에서 팀의 캡틴으로 지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큰 공헌을 하는 등 2007년부터 16년을 두산의 원클럽맨으로 활약한 오재원의 은퇴식을가졌다.
'돌아온 홈런왕 박병호 쐐기 3점포' kt, 3위 싸움 아직 몰라
kt의 3위 싸움은 아직 진행형이다.
kt는 광주 원정경기에서 엄상백의 호투와 장성우의 선제 2점홈런, 박병호의 쐐기 3점홈런으로 KIA를 7-2로 눌렀다. 이로써 이날 안우진의 쾌투로 올시즌 마지막 경기를 승리한 키움에 여전히 승률에서 간발의 차로 앞서 3위 자리를 지켜냈다.
kt는 9일 잠실 LG전에 이어 10일 수원 NC전에서 연승을 하게 되면 키움을 제치고 3위를 확정, 준플레이오프전에 직행하게 되고 1승1패 이하를 하게 되면 4위가 돼 5위인 KIA와 오는 12일부터 와일드카드결정전을 벌어야 한다.
kt는 베테랑 거포 박병호의 한방이 결정적이었다. 지난달 10일 키움전에서 주루 플레이 도중 오른쪽 발목 인대가 손상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포스트시즌 합류 전망조차 쉽지 않았으나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 전날인 7일 1군에 등록돼 대타로 등장했었다.
이날 5회까지 0-0으로 팽팽히 맞서다 6회초 장성우의 선제 2점홈런(시즌 17호)을 앞세워 3-0으로 앞선 8회초 1사 1.2루에서 대타로 나서 KIA 불펜 김유신의 8구째 체인지업을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3점홈런포를 쏘아 올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지난달 7일 한화전 이후 31일만에 터진 시즌 34호 홈런으로 2019년 이후 3년만에, 통산 6번째 홈런왕에 올랐다.
토종 에이스인 고영표와 소형준이 잇달아 패하면서 3위 자리 지키기에 비상에 걸렸던 kt는 이날 엄상백이 5⅓이닝 4피안타 3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KIA 타선을 묶어 시즌 11승(2패)째를 올리며 승률 1위에 오르는 기쁨도 더했다.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가 투타 겸업으로 롯데에 아름다운 마지막 승리를 안기고 정든 그라운드와 안녕을 고했다.
이대호는 사직 홈경기 LG전에 4번 타자 1루수로 나서 4타수 1안타 1타점으로 롯데의 올시즌 최종전 3-2 승리에 힘을 보탰다.
8회초에는 투수로 깜짝 등장했고 LG는 이에 화답해 올시즌 최고 마무리 투수인 고우석을 대타로 등장시켜 최고 타자인 이대호의 은퇴식을 예우했다.
이대호는 고우석에게 초구 126㎞ 직구를 스트라이크로 던졌고 1볼 2스트라이크에서 고우석을 내야 땅볼로 유도해 직접 공을 잡아 1루에 던져 아웃카운트 1개를 기록해 홀드를 기록한 뒤 다시 1루 수비를 맡아 경기를 끝까지 마쳤다. 그리고 9회초 2사 2루에서 유강남을 1루에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책임졌다.
2001년 프로에 데뷔해 이날까지 KBO 리그 통산 17시즌 동안 2199안타 374홈런 1425타점을 기록하고 야구 전 커리어를 마무리했다.
수아레즈 13전14기만에 홈 첫 승리로 유종의 미 거둬
삼성의 외인투수 앨버트 수아레즈가 홈경기 14번째 등판만에 첫 승리를 따내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삼성은 올시즌 최종전이자 대구 홈경기 마지막 경기에서 수아레즈의 호투와 오재일 구자욱의 홈런포로 SSG에 6-1로 완승했다. 이로써 삼성은 66승76패2무, 7위로 올시즌을 마무리했다. 이미 일찌감치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SSG는 88승 51패 4무로 정규시즌을 마치고 한국시리즈를 기다리게 됐다.
올시즌 처음으로 만원 관중을 이룬 이날 삼성은 수아레즈가 6⅓이닝 동안 2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로 홈경기 14번째 등판만에 귀중한 1승을 챙기며 시즌 6승째(8패)를 올렸다.
이 경기 전까지 수아레즈는 대구 홈경기 13번에 등판해 81⅔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은 1.98에 불과했지만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거나 불펜 방화로 그동안 한차례도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다.
타선에서는 오재일이 선제 2점홈런(시즌 21호),구자욱이 쐐기홈런(시즌 5호)을 날렸고 호세 피렐라와 이원석도 멀티히트로 수아레즈의 투구에 힘을 실어줬다.
SSG는 최정, 한유섬 등 주전들이 대부분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데다 선발 박종훈과 오원석이 잇달아 흔들리면서 정규리그 1위 확정 뒤 4연패에 빠져 아쉬움을 남겼다. 신인 전의산의 13호 홈런으로 영패를 면했다.
한편 NC는 한화와의 올시즌 창원 홈경기 최종전에서 5-5로 맞선 연장 12회말 손아섭이 1사 1루에서 중견수쪽 끝내기 3루타를 날려 6-5로 승리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이로써 NC는 10일 kt와의 수원 경기 1경기를 남겨 놓았고 한화는 46승96패2무(승률 0.324)로 3년 연속 최하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한화의 96패는 2020년 95패를 넘어 구단 역대 한 시즌 최다패로 KBO 리그 전체로 봐도 1999년 쌍방울, 2002년 롯데의 역대 팀 최다 97패에 1패 차이다.
손아섭은 이날 연장전에 날린 3루타로 박용택에 이어 KBO 통산 2번째 10년 연속 200루타를 달성해 꾸준함을 자랑했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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