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끄는데만 24시간"..테슬라 침수차 때문에 난리난 美

허리케인 덮친 플로리다서 배터리 부식으로 화재 속출
"불 끄려면 3만L 물 필요..전기차 화재, 새로운 도전"

[서울경제]

미국 플로리다주가 허리케인 ‘이언’으로 엄청난 침수 피해를 겪은 가운데 테슬라 등 전기자동차에 불이 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해 주 정부 고위 관계자가 주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6일(현지시간) 지미 퍼트로니스 플로리다주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주 소방청장은 트위터를 통해 “(허리케인) ‘이언’으로 많은 전기차들이 운행 불능 상태가 됐다”며 “배터리 부식되면서 화재가 발생한다”고 경고했다.

플로리다주 CFO는 주 헌법에 따라 주민 직선으로 선출되는 4년 임기의 고위공직자로 주지사, 부지사, 주검찰총장(주법무장관 겸임)에 이어 주정부 서열 4위에 해당한다.

퍼트로니스 CFO는 “우리 소방관들이 적어도 이런 규모는 (많은 수의 전기차에 붙은 불을 꺼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적이 없었다”며 “이것은 새로운 도전”이라고 말했다.

트위터에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도로에서 소방관들이 테슬라에 붙은 불을 끄는 모습을 영상에 담아 올린 퍼트로니스는 “전기차에 난 불을 빠르고 안전하게 끄기 위해서는 특별한 훈련과 전기차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며 소방관들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가 올린 영상 속 소방당국 관계자로 추정되는 사람은 “여기 1500갤런(5700ℓ) 넘게 물을 부었는데 아직 불이 안 꺼졌다”며 “(전기차의 리튬이온 배터리에 불이 붙으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테슬라의 긴급 대응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세단 모델S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배터리에 직접 물을 뿌려 불을 끄는데 24시간 소요되고 1만1000~3만ℓ의 물이 필요하다.

‘이언’으로 인해 침수되거나 파괴된 전기차가 많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피해 규모 집계는 나오지 않았다.

한편 8월 28일 최고 시속 240㎞ 정도에 달하는 강풍을 동반한 허리케인 ‘이언’이 플로리다주를 강타하면서 주택과 건물이 파괴되고 침수되는 등 피해를 입었으며 100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일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허리케인 ‘이언’으로 큰 피해를 입은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를 찾아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추가 지원을 약속했다.

강사라 인턴기자 sar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