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션에 나온 '꿀베니' 25병 5억에 낙찰 [명욱의 술 인문학]

2022. 10. 8.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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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서울 옥션 강남센터에서는 흥미로운 경매가 하나 진행됐다.

바로 프리미엄 싱글 몰트 위스키로 불리는 발베니의 경매였다.

DCS란 발베니의 대표 몰트 마스터인 데이비드 스튜어트 이름을 딴 제품으로 1962년 17세의 나이로 발베니 증류소에서 재고 담당자로 일을 시작, 위스키를 셰리 오크통에서 추가 숙성하는 기법을 완성했다.

싱글 몰트 위스키란 하나의 증류소에서 오직 몰트(맥아)로만 만드는 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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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서울 옥션 강남센터에서는 흥미로운 경매가 하나 진행됐다. 바로 프리미엄 싱글 몰트 위스키로 불리는 발베니의 경매였다. 발베니는 우리나라에서 ‘꿀베니’ 등으로 불리며 부드러운 터치감과 섬세한 실키감을 지닌 위스키로 사랑받는다. 그만큼 특별한 팬층을 가진 제품이기도 하다. 이번에 등장한 제품은 발베니 최상급의 DCS 컴펜디엄(Compendium) 풀세트 25병.
발베니 DCS 컴펜디엄(Compendium). 윌리엄그랜트앤선스 제공
DCS란 발베니의 대표 몰트 마스터인 데이비드 스튜어트 이름을 딴 제품으로 1962년 17세의 나이로 발베니 증류소에서 재고 담당자로 일을 시작, 위스키를 셰리 오크통에서 추가 숙성하는 기법을 완성했다. 이 때문에 위스키 추가 숙성의 효시로 인정받고 있는 인물이다. 2015년에는 스카치위스키 발전에 공헌한 것을 인정받아 영국 왕실 훈장(MBE)까지 받은 인물이다.

낙찰가격은 5억원. 국내에서 진행한 위스키 낙찰가로는 국내 최고가를 경신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위스키 수집 시장의 해외 상황은 어떨까. 영국 유명 부동산 컨설팅 기업인 나잇프랭크의 ‘부의 보고서 2022(Knight Frank The Wealth Report 2022)’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가장 많이 상승한 수집품은 위스키라고 설명한다. 상승률은 총 428%. 자동차 167%, 와인 137%에 비하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여기에 포브스가 인용한 레어 위스키 101(Rare Whiskey 101)에 따르면 위스키 경매 시장은 2016년 1850만달러에서 2021년 9900만달러로 성장했다. 단순히 가격이 오르는 것이 아닌 거래량 자체가 늘어나면서 환금성이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해외 위스키 수집 시장 모습이다.

이렇게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다 보니 전당포에서 아예 위스키를 담보로 대출을 진행하는 시장까지 생겼다. 위스키 자체가 중요한 유동성 자산이 된 상황이다. 여기에 위스키 진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위스키 감별사 업무까지 생기면서 전문가 영역이 커지고 있다.
명욱 주류문화 칼럼니스트
위스키 시장 역시 싱글몰트 위스키의 대두로 단순히 마시는 시장에서 작품 시장으로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싱글 몰트 위스키란 하나의 증류소에서 오직 몰트(맥아)로만 만드는 위스키. 기존에는 다양한 증류소에서 원액을 가져오고 몰트 외에 다양한 곡물을 사용했는데, 싱글 몰트 위스키는 대체재를 거부한 위스키가 된 것이다. 심플의 미학을 통해 다양성을 추구하다 보니 팬층 및 마니아층이 두꺼워졌고 위스키 시장의 질적 성장을 이끌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에서는 이러한 위스키 재테크 시장이 가능한가. 또는 당근마켓 등 중고마켓 등에서 판매가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국에서는 허용되지 않고 있다. 주류의 개인 간 거래는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유럽의 선진국과 다른 한국만의 독특한 상황이다.

여러 이유를 들 수 있겠지만, 가장 대표적이라고 한다면 주류에 대한 인식이다. 해외 선진국들과 달리 부정적인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과음과 폭음 등이 대표적이다. 결국 아직 한국에서 주류 재테크가 정식으로 허용되기 위해서는 보다 건전하고 밝은 주류 문화가 형성되어야 한다. 많이 마시는 음주 문화가 아닌 맛과 향을 느끼고 감상하는 소통의 매개체로 말이다.

● 명욱 주류문화 칼럼니스트는…
 
주류 인문학 및 트렌드 연구가. 숙명여대 미식문화최고위 과정, 세종사이버대학교 바리스타&소믈리에학과 겸임교수. 저서로는 ‘젊은 베르테르의 술품’과 ‘말술남녀’가 있다. 넷플릭스 백종원의 백스피릿에 공식자문역할을 맡았다.

명욱 주류문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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