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만큼 뜨거운 F1 중하위권 경쟁.. 그 중심에 선 아시아 선수들

김영준 기자 2022. 10. 8.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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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열린 포뮬러1(F1) 싱가포르 그랑프리. /AP 연합뉴스

세계 최대 모터스포츠 대회 포뮬러1(F1)에선 1위 싸움 등 상위권 경쟁만큼 중하위권 팀들의 경쟁도 큰 볼거리다. 포인트 한점 한점, 순위 하나하나에 수십억원의 상금과 후원금이 오고가기 때문에 치열함만큼은 상위권 못지 않게 뜨겁다. 선수들도 팀에 보탬을 주고, 스스로도 상위권 팀으로 이적할 발판을 마련하거나 F1에서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매 레이스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올 시즌 F1의 중하위권 경쟁에 참가하고 있는 세 명의 아시아인 선수가 있다. 알파 타우리 팀의 츠노다 유키(22·일본)와 알파 로메오 팀의 저우관위(23·중국), 윌리엄스 팀의 알렉스 알본(26·태국)이 그 주인공이다.

알파 로메오가 10팀 중 6위, 알파 타우리는 9위, 윌리엄스는 10위다. 6위 알파 로메오도 5위 팀의 포인트 격차가 커 중하위권 경쟁을 하는 팀으로 분류된다.

중하위권 경쟁에 사활을 건 각자의 팀에서 세 선수는 모두 팀에서 요구하는 역할을 무난히 소화해내고 있다. 올 시즌이 막판에 접어든 가운데 이들의 활약에 따라 시즌 최종 순위가 달라질 수 있다. 이들이 F1 중하위권 경쟁의 키를 쥔 셈이다.

◇츠노다, 성격은 좋아졌지만 성적은 물음표

지난 7일 F1 일본 그랑프리 연습 세션을 앞둔 알파 타우리의 츠노다 유키. /로이터 뉴스1

츠노다는 올해로 F1 2년차다. 2016년 일본 자동차 기업 혼다가 운영하는 레이싱 스쿨을 졸업한 그는 같은 해 F4 일본 챔피언십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혼다의 후원을 받는 그는 혼다가 레드불 레이싱 팀과 후원 계약을 맺으며 레드불 주니어 팀에 입단했다. F3와 유러피안 포뮬러 챔피언십 등을 거쳐 2020년 F2에서 세 번의 그랑프리를 우승하며 최종 순위 3위에 올랐고, 지난해 레드불의 F1 세컨드 팀 격인 알파 타우리에 합류했다.

츠노다는 F1 데뷔전이었던 2021년 바레인 그랑프리에서 9위로 포인트를 차지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마지막 경기였던 아부다비 그랑프리에서는 4위에 오르며 시즌 전체 14위에 위치했다.

루키 시즌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쳤으나 지나치게 공격적인 주행으로 사고를 자주 일으켜 성적에 기복이 큰 점이 단점으로 꼽혔다. 팀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거나, 경기 중 팀 무전으로 과도하게 욕을 하고 화를 내는 모습도 츠노다가 비판을 받는 부분이었다. 레드불 팀은 이를 해결하고자 그에게 스포츠 심리 상담을 받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시즌 들어 츠노다는 작년에 비해서는 자신의 감정을 잘 조절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올 시즌이 중후반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작년보다 좋지 않은 17위에 위치하고 있다. 알파 타우리 팀이 츠노다와 재계약을 하지 않고 내년 새로운 드라이버를 찾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으나, 팀은 그에게 다시 기회를 줬고 내년에도 F1에서 활약하게 됐다.

◇최초의 중국인 드라이버 저우관위

알파 로메오의 저우관위가 7일 F1 일본 그랑프리 연습 세션이 끝난 뒤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 뉴스1

8세 때 카트 레이싱으로 경주에 입문한 저우관위는 13세 때 레이싱 유학을 위해 영국 셰필드로 이주했다. 유럽 카트 레이싱 대회에서 상위권을 휩쓸던 그는 2015년 F4 이탈리안 챔피언십에 데뷔하며 포뮬러 레이싱의 길로 접어들었다. 3년간 F3에서 활동한 뒤 2019년 F2로 승격한 저우관위는 그해 7위를 기록, 그해 데뷔한 루키 중 가장 높은 위치에 올랐다. 2020년 6위, 2021년 3위로 성적을 끌어올린 뒤 올해 F1의 꿈을 이뤘다. NBA(미 프로농구) 스타 고(故) 코비 브라이언트의 열렬한 팬인 그는 자신의 드라이버 넘버를 브라이언트의 등번호를 따라 24번으로 정했다.

저우관위 역시 츠노다처럼 F1 데뷔전에서 포인트를 따내는 데 성공했다. 시즌 첫 경기였던 바레인 그랑프리에서 예선에서 15위에 그치고도 본 레이스에서 10위를 기록했다. 하위권 탈출을 노리는 알파 로메오 팀 입장에선 귀중한 포인트였다. 이후 캐나다 그랑프리, 이탈리아 그랑프리에서도 포인트 획득에 성공해 현재 6포인트로 18위에 올라있다.

저우관위는 지난 7월 열린 영국 그랑프리에서 보기 드문 끔찍한 사고를 당한 것으로 F1 팬들에게 유명하다. 당시 레이스가 시작되자마자 첫 코너 진입 직전, 뒤에서 따라오던 차량에 후미를 추돌 당해 저우관위가 타고 있던 차량이 위아래가 뒤집힌 채로 6바퀴 이상을 회전하며 바리케이드까지 밀렸고, 바리케이드를 타고 넘어 관중석을 막고 있는 보호망에 충돌했다. 그는 즉각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특별히 큰 부상을 입지는 않았다. 드라이버의 머리가 외부 충격에 노출되지 않도록 막아주는 안전 장치인 ‘헤일로(halo)’가 그의 목숨을 구했다.

저우관위는 데뷔 시즌 특출난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지만, 팀에 헌신하는 성실한 모습과 겸손한 태도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성적이 좋지 않지만 하위권에 맴도는 팀의 차량 성능의 탓도 있다. 츠노다와 비교했을 땐 더 안정적인 주행으로 불필요한 사고를 최소화해 팀의 재정에도 도움을 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알파 로메오 팀도 재계약으로 그에게 믿음을 보였다.

◇꼴찌 팀 윌리엄스의 희망, 알본

지난달 29일 F1 싱가포르 그랑프리에 참가한 윌리엄스의 알렉스 알본. /로이터 뉴스1

알본은 영국인 아버지와 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자랐지만, 태국 국적도 가지고 있고 현재 태국 국기를 내걸고 F1에 참가하고 있다. 세 동양인 선수 중에선 알본이 가장 베테랑이다. F2와 포뮬러E(전기차 경주 대회) 등을 거쳐 2019년 토로 로소(알파 타우리의 전신) 팀에서 F1에 데뷔했다. 1954년 활약한 프린스 비라 이후 역대 두번째 태국인 F1 선수가 됐다.

중하위권 전력으로 분류된 토로 로소 팀에서 알본은 탁월한 추월 능력을 선보이며 꾸준히 중상위권 성적을 냈다. 결국 데뷔 시즌 도중 상위 팀 레드불의 호출을 받았다. 팀을 옮겨서도 꾸준한 성적을 낸 그는 최종 순위 8위에 올라 ‘올해의 루키’로 선정됐다. 알본은 2020년에도 비슷한 활약을 펼쳐 최종 7위에 올랐으나, F1 최상위권 차량 성능을 지닌 레드불 팀의 기대치는 더 높았다. 그는 2020 시즌이 끝나고 후보 선수로 밀려났다.

1년 공백기를 가진 알본은 올해 꼴찌 팀 윌리엄스의 드라이버로 F1에 복귀했다. 팀의 차량이 현재 F1에서 가장 성능이 좋지 않아 4포인트 밖에 따내지 못했지만, 윌리엄스 팀이 2020년 전체 시즌 0점에 머물렀던 점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성적이다. 팀 메이트 니콜라스 라티피도 올 시즌 한 점도 따내지 못하고 있다.

2년 계약을 맺은 알본은 올 시즌 활약에 따라 내년에는 상위 팀 레드불로 옮길 수도 있는 계약 조항이 있다고 한다. 알본이 꼴찌 팀 윌리엄스의 반등을 이끈 뒤 레드불로 복귀해 후보 선수로 밀려났던 것을 설욕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세 동양인 선수가 활약하는 F1은 현재 올 시즌 22개 라운드 중 18번째 라운드인 일본 그랑프리를 진행하고 있다. 츠노다 유키와 저우관위는 8일 열린 예선전에서 나란히 13위와 14위를 차지했다. 알렉스 알본은 16위에 올랐다. 본 레이스는 9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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