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 가난에 쫓겨 구석에 몰린 육성재의 희망은 소생할까? [김재동의 나무와 숲]

김재동 2022. 10. 8.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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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많은 이들이 그들을 위해 봉사하고 조아린다.

백 만 명 중, 혹은 천 만 명 중 운 좋은 몇 사람.

그러던 차에 만난 부모를 바꿔주는 기적의 금수저.

황현도 회장을 만나 인생을 담보로 1억을 빌려보려 하지만 "너와 네 부모를 담보로 얻을 수 있는 건 가난밖에 없어"란 비아냥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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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재동 객원기자] 수많은 이들이 그들을 위해 봉사하고 조아린다. 백 만 명 중, 혹은 천 만 명 중 운 좋은 몇 사람. 소위 말하는 재벌이다.

재벌을 일군 이들은 그렇다 치자. 끝은 안좋았지만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며 분초를 다퉈 일했던 이도 있었고 “해봤어?”란 질타를 날리며 엄청난 추진력으로 기업을 일군 이도 있다. 치밀하고 영리한 세상읽기로 ‘과대망상증 환자’란 선진국들의 비웃음 속에 반도체 진출을 선언한 이도 있다.

그들을 대물림한 그들의 2세가, 3세가 한 일은 무엇일까? 그들의 후손으로 태어났다는 기막힌 행운 외에 무엇이 있을까? 또 그 행운은 왜 하필 다른 이들도 아니고 그들에게 주어졌을까?무엇에 대한 보상으로?

MBC 금토드라마 ‘금수저’(윤은경·김은희 극본, 송현욱·이한준 연출)는 누군가에게 전혀 정의롭게 보이지 않은 이같은 행운을 ‘부모 바꾸기’란 판타지를 통해 가로채려는 주인공을 앞세우고 있다.

‘치료 중에 제일은 금융치료’란 말이 심심찮게 회자될만큼 자본 만능의 세태라선지 부모마저 포기의 대상으로 바꿀 수 있다는 패륜적 이야기지만 시청률 6% 수준을 유지할만큼 호응을 받고 있다.

이승천(육성재 분)은 대한민국 대표 흙수저다. 대본소 만화가 출신에 웹툰 작가를 희망하는 이철(최대철 분)과 곱창집에서 일하는 진선혜(한채아 분)의 아들이다. 온갖 알바란 알바를 다하며 돈을 벌어 인강을 듣고 공부를 통해 가난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싶어하는 고학생이다. 그러던 중 같은 처지의 흙수저 친구 진석(신주협 분)이 가족과 동반자살한 이야기를 듣고는 ‘돈’에 대한 열망이 더욱 불타오른다.

그러던 차에 만난 부모를 바꿔주는 기적의 금수저. 승천은 억지를 부려가며 같은 반 친구이자 대한민국 대표재벌 도신그룹의 후계자 황태용(이종원 분)의 집에서 금수저로 밥을 먹고는 황태용의 삶을 살게 된다. 그 덕분에 황태용은 본의아니게 이승천이 돼 살아갈 수밖에 없다.

황태용의 삶은 돈만 넘쳐난다. 끊임없이 자신의 가능성을 저울질하는 아버지 황현도(최원영 분) 회장과 피아니스트 출신 새엄마 서영신(손여은 분)에게 태용을 향한 정은 일말도 보이지 않는다. 정 없기는 태용이 된 승천도 마찬가지. 당초의 목적이었던 돈과 권력을 향유하며 친부모를 돕기 위해 골몰한다.

그러던 차 가족 모르게 철거용역을 하던 친아버지 이철이 추락사고를 당해 사경을 헤매고 그 모든 것이 부모를 바꾼 자신에게 내린 천벌이라는 생각에 다시 금수저를 이용해 본래의 이승천으로 돌아간다.

돌아가자마자 득달같이 들이닥친 가난의 현실. 이철이 추락하며 망가진 차 수리비 1억원이 가족 모두의 목줄을 조여온다. 황현도 회장을 만나 인생을 담보로 1억을 빌려보려 하지만 “너와 네 부모를 담보로 얻을 수 있는 건 가난밖에 없어”란 비아냥만 받는다.

그때 오여진(연우 분)이 내민 봉투. 그 1억 원의 목걸이를 차고 이번엔 가족 모두가 오여진의 집으로 들어가 종살이를 시작한다. 그리고 오여진 역시 금수저를 통해 인생을 바꾼 아이였다.

한편 허례와 가식의 언어, 끊임없는 계산과 과시만 난무하는 삶으로 돌아온 황태용은 그러나 무의식 속에 따뜻하게 감싸주던 진선혜의 손길과 과호흡을 진정시키며 들려준 이철의 차분한 지혜를 기억하며 한결 나아진 삶을 살아간다.

“부모든, 자신의 영혼이든, 귀한 그 무엇이라도 내놓을 수 있을 것 같은 우리의 욕망, 그 진한 욕망의 밑바닥에 무엇이 있을지 뒤적여 보겠다.”는 작의는 결국 돈만으로는 우리 삶을 채울 수 없다는 결론을 내놓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 때문에 그 욕망이 우리 안까지 비집고 들어온 것인지도 밝혀주었으면 좋겠다. 아울러 가난에 쫓겨 막다른 구석까지 몰린 이승천의 희망은 소생할 수 있을 지도.

육성재, 이종원 등 젊은 연기자들의 연기가 볼 만 하다.

/zait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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