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무부, '北 연료 조달' 개인 2명·단체 3곳 제재

지난 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북한에 연료를 조달하는 데 관여한 개인 2명과 단체 3곳을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 유엔 제재를 우회해 북한 석유 수출을 도와 북한의 무기 개발을 직접적으로 지원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미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7일(현지시간) △싱가포르 국적자 궉기성(Kwek Kee Seng) △대만 국적자 천시환(Chen Shih Huan) 등 개인 2명, 마셜제도 소재 기업 뉴이스턴시핑(New Eastern Shipping) 등 사업체 3곳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고 밝혔다. 제재 대상이 되면 미국에 있는 재산이나 금융자산에 대한 접근이 거부되고, 미국 기업 및 미국인과의 거래가 차단된다.

이들은 북한에 여러 차례 정제유를 운반하는 데 가담한 선박 '커리지스'(Courageous)호의 소유 혹은 운영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궉기성은 커리지스호가 북한으로 이동하는 동안 선박을 감독했으며, 천시환은 선원 급여 지급 등 경영에 도움을 줬다고 재무부는 설명했다. 뉴이스턴시핑은 커리지스호가 이같은 활동을 벌이는 기간 선박 등록 소유주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커리저스호는 지난해 7월 미국 당국에 압수됐다.

이번 제재 명단에 오른 싱가포르 소재 기업 2곳인 안파사르 트레이딩(Anfasar Trading)과 스완시스 포트 서비스(Swanseas Port Services Pte)는 궉기성이 직간접적으로 소유하거나 통제 또는 대리하는 곳이다. 궉기성은 지난해 4월 미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에 의해 대북 경제 제재 회피 및 자금 세탁 혐의로 형사 고발된 상태로 현재 수배 중이다.

재무부는 이번 제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안보리) 결의안(UNSCR) 이행을 위한 미국 정부의 의지라고 설명했다. 브라이언 넬슨 미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은 "일본 상공을 통과한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북한이) 안보리 결의를 계속 무시하고 있다는 것으로 보여준다"며 "미국은 다자간 제재를 계속 시행하고 이러한 활동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는 등 전 세계적인 북한의 제재 회피 노력을 추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달 25일부터 여섯 차례 지난 6일까지 여섯 차례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지난 4일 북한이 발사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은 5년 만에 일본 상공을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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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