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은 아이 키우는 것과 같아"..월가 전설의 투자원칙 10[김재현의 투자대가 읽기]

김재현 전문위원 2022. 10. 8.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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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대가들의 투자를 통해 올바른 투자방법을 탐색해 봅니다.

피터 린치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부회장/사진=유튜브 캡쳐

피터 린치는 워런 버핏만큼 설명이 필요없는 인물이다. 그는 1977년부터 1990년까지 13년 동안 피델리티의 마젤란 펀드를 운영하면서 연평균 29.2%의 수익률을 올렸다. 투자자가 늘면서 13년 동안 펀드 규모는 1800만 달러에서 140억 달러로 눈덩이처럼 불어났지만, 피터 린치는 1990년 불과 46살의 나이에 은퇴를 선언했다.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은 피터 린치의 대표작이지만, 그는 은퇴 이후에도 꾸준히 대중과 접촉하며 투자지혜를 아낌없이 나누었다. 피터 린치의 연설과 책에서 뽑은 10가지 투자 원칙을 살펴보자.

1. 누구도 금리 등 거시경제를 예측할 수 없다.
피터 린치는 일관되게 금리, 경제동향, 주식시장에 대한 예측을 무시하고 기업에서 일어나는 일에 집중하라고 강조했다.

거시경제는 멀쩡하다가도 불과 몇 달 만에 나빠질 수 있으며 이걸 예측하는 걸 불가능하다. 올해가 좋은 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과 미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등 투자자들이 예상치 못했던 일이 연이어 일어났다. 반면 개별 기업의 실적이나 경영 현황은 예측가능성이 훨씬 높다. 또한 펀더멘털이 강한 기업들은 비록 폭풍우가 몰아쳐서 잎이 휘날리고 열매가 떨어지더라도 결코 뿌리가 뽑히지는 않는다.

"만약 여러분이 매년 거시경제에 13분을 사용한다면 10분은 낭비하는 셈입니다." 거시경제 예측에 대한 피터 린치의 유명한 발언이다.

2. 증시하락은 1월 콜로라도의 눈보라처럼 일상적이다. 만약 준비된 상태라면 여러분은 다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급락은 눈보라를 피하기 위해 다른 투자자들이 던진 주식을 헐값에 매수할 수 있는 훌륭한 기회다.
주식시장에서 높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주가하락 리스크를 감내할 수 있는 법을 배워야 한다. 시장은 주기적으로 상승했다가 하락하기 때문에 급락 역시 피할 수 없다.

시장이 언제 하락할 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투자자는 항상 하락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대중들이 팔아치우기 때문에 전망이 좋고 펀더멘털이 건재한 기업의 주가가 급락한다면 할인된 가격에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3. 투자는 신나고 재밌지만, 공부하지 않으면 위험하다.
주식투자는 손 쉽게 돈 벌 수 있는 마술이 아니다. 많은 투자자들이 다른 투자자가 공들여 노력한 결과를 모방하고 싶어서 고수들의 투자를 따라한다. 투자가 그렇게 쉽다면 누구나 백만장자가 됐을 것이다. 알다시피 주식시장에는 성공보다 실패 이야기가 더 많다.

주식투자는 돈을 벌면 신나고 재밌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공부가 선행돼야 한다. 전망좋은 기업을 선택한 후 연구하고 계속 동향을 파악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4. 크레용으로 그려서 설명할 수 없는 아이디어에는 투자하지 마라.
많은 사람들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만, 기업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드물다. 린치는 만약 11살짜리 아이에게 2분만에 왜 이 주식을 보유해야 하는지 설명할 수 없다면, 그 주식을 보유하지 말라고 말했다.

투자는 한 기업의 오너가 되는 것과 같다. 주식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주식의 몸통인 기업을 이해하는 것이며 기업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투자하지 말아야 한다. 린치는 사업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던 던킨 도너츠, 마트인 스탑앤샵(Stop & Shop)에 투자해서 훌륭한 수익을 거뒀다고 밝혔다.

5. 주식을 보유하는 건 아이를 키우는 것과 같다. 여러분이 감당할 수 있는 이상으로 가지지 마라.
분산 투자는 보유 포트폴리오의 전반적인 리스크를 감소시키지만, 너무 많은 주식을 보유하게 되면 투자자가 기업의 동향을 계속 파악하기 어렵다. 피터 린치는 마젤란 펀드를 운영할 때 1400개가 넘는 종목에 투자했지만, 나중에 개인 투자자는 대개 8~12종목을 관찰하고 상황에 따라 사고 팔 시간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개인 투자자는 포트폴리오에 5개 이상 종목을 보유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성장주에 투자할 때도 린치는 5개 성장주를 사면 대개 세 종목은 예상대로 움직이지만, 한 종목은 예상치 못한 곤경에 빠져 투자자를 실망시키고 나머지 한 종목이 상상을 초월한 수익으로 투자자를 기쁘게 한다며 5개 종목 이상은 보유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6. 백미러를 통해서 미래를 볼 수 없다.
투자할 때 기업의 과거 실적을 평가하는 건 중요하다. 기업이 지금까지 어떻게 성장해왔는지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 실적 평가로는 충분치 않다.

백미러를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향후 기업이 어떤 실적을 올릴지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앞을 바라봐야 한다.

7. 내부자가 주식을 사고 있다면 좋은 신호다. 뉴잉글랜드 은행가만 아니라면 말이다.
기업 내부 사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내부자가 자사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면 대개 좋은 뉴스다. 외부인이 모르는 호재가 있거나 주식이 너무 저평가됐을 경우에 내부자가 주식을 매수하기 때문이다.

린치가 언급한 뉴잉글랜드 은행은 자사주가 많은 상태에서 불황을 겪고 있었지만, 턴어라운드를 위한 대책없이 계속 자사주를 매입하다가 결국 문을 닫은 사례다. 내부자의 자사주 매수가 실패한, 흔치않은 사례다.

8. 가장 많은 돌을 뒤집어본 사람이 이긴다.
린치는 만약 투자자가 10개 기업을 살펴본다면 가격이 잘못 매겨진 기업을 하나 발견할 수 있을 것이며 50개 기업을 본다면 5개의 기회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시장에는 항상 놀라운 기회들이 누군가에 의해 발견되기를 기다리고 있으며 가장 많은 기업을 살펴본 사람이 가장 유리하다.

9. 재무상태를 이해하지 못하는 기업에는 절대 투자하지 마라.
린치는 주식투자에서 가장 큰 손실은 부실한 재무구조를 가진 기업에서 발생한다며 재무제표를 이해하지 못하는 기업에는 투자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부분이다. 일확천금을 누리고 부실기업에 투자했다가 상장폐지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자금을 투자하기 전에 항상 재무제표를 확인해서 기업이 부채상환능력이 있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10. 모든 사람이 주식투자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지능을 갖추고 있지만, 그들 모두가 배짱을 가지고 있진 않다.
주식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머리가 아니라, 배짱(용기)이다. 공황상황에서 모든 걸 팔아 치울 만큼 배짱이 없다면 차라리 주식을 안 하는 게 낫다.

'월가의 전설' 피터 린치가 갈파한 10가지 투자 원칙은 피터 린치가 은퇴한 지 30여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용하다. 거시경제 대신 기업에 집중하고 상식에 따라 합리적으로 투자하는 일은 말하기는 쉽지만 실천은 어렵다. 주식시장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피터 린치의 10가지 투자 원칙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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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 전문위원 zorba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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